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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싱가포르의 과학 교육과정 비교 분석: 화학 영역을 중심으로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한국과 싱가포르의 교육과정 문서를 바탕으로 화학 교육과정을 비교 분석하였다. 양국의 화학 영역 성취기준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성취기준이 지식과 기능으로 구성된 것에 비해 싱가포르는 지식, 기능, 가치와 태도로 구성되어 있었다. 싱가포르 성취기준의 지식과 기능의 범위가 우리나라보다 폭넓게 나타났으며, 각 요소가 명시적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화학 학습 내용 측면에서, 양국은 공통적으로 초등 과정에서는 실생활과 관련된 물질을 정성적으로 이해하도록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중학교 과정에서는 물질을 입자적 관점으로 이해하도록 구성하고 있었다. 하지만 주기율표는 싱가포르에서만, 온도와 압력에 따른 기체의 부피 변화는 우리나라에서만 다루는 등 세부 내용 요소에는 차이가 있었다. 지식, 기능, 가치와 태도를 과학 교육과정 설계에 통합하여 시행하고 있는 싱가포르의 사례는 국제적인 흐름을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맞게 수용하고 재구성하는 데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Translated Abstract

This study compared and analyzed the chemistry curriculum of South Korea and Singapore. The analysis revealed that Korea’s achievement standards in the chemistry subject comprised knowledge and skills, whereas Singapore’s achievement standards comprised knowledge, skills, values, and attitudes. The scope of knowledge and skills of the Singaporean achievement standards—wherein each element was explicitly presented—were more extensive than that of Korea. The elementary school curriculum in both countries was structured to help students qualitatively understand materials in real life, whereas the middle school content was structured such that students could understand the topic of particles. Additionally, several differences were found in specific content elements; for example, the periodic tables were included only in the Singaporean content, whereas changes in the volume of gas according to temperature and pressure were included only in the Korean content. The Singaporean academic achievement standards, integrating knowledge, skills, values, and attitudes in science curriculum, can be used as a reference for adjusting and restructuring the Korean curricul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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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과학교육의 목적은 과학철학 사상과 과학교육 사조의 영향을 받아 설정되고, 변해왔으며 이에 따라 과학 교육 과정의 의미와 내용이 변화하였다. OECD에서는 1997년부터 진행된 DeSeCo(Definition and Selection of Key Competency) 프로젝트에서 ‘핵심 역량’ 개념을 제시함으로써 학교교육의 목적과 내용이 지식 중심의 전통적 교육관에서 변화하는 미래 사회의 요구를 반영한 역량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를 마련하였고, EU 회원국들을 중심으로 많은 나라들이 이를 교육과정에 적용하고자 노력해왔다.1 우리나라도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역량을 명시적으로 도입하였으며,2 최근 중국도 역량과 과학적 소양을 반영하여 과학 교육과정을 개정하였다.3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 교육이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OECD에서는 역량이 학교 교육에서 어떠한 방향으로 제시되어야 하는지 새롭게 탐색하는 ‘Education 2030’ 프로젝트를 대규모로 진행하고 있다. 2019년 발표된 ‘OECD Education 2030’ 학습 프레임워크는 미래 사회 교육의 지향점을 기존의 ‘성공’이 아닌 ‘웰빙’으로 삼고, ‘학생 주도성(student agency)’과 ‘협력적 주도성(co-agency)’을 강조하며 ‘웰빙’에 도달하기 위한 ‘학습 나침반 2030(learning compass 2030)’으로 학생들의 역량과 지식, 기능, 가치 및 태도를 제시하였다.4 세계 주요 국가들은 이러한 국제적 교육 동향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2022 개정 교육과정 추진 계획5에서 최근의 교육 기조인 ‘OECD Education 2030’을 반영하고자 하고 있으며,6 4차 산업혁명 시대 국가 경쟁력 강화와 과학소양 함양을 위한 과학교육 종합계획7을 수립하는 등 역량과 과학소양 함양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학 교육과정을 개정할 때마다 이전의 내용을 수정, 보완해왔으나, 내용 선정의 기준을 위한 체계적 연구가 부족하고, 과학 철학적 사조의 변화와 별개로 주제와 개념들이 삽입되거나 삭제되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지적되었으며,8 이를 개선하기 위해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과학 교육과정을 재구조화하였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에서도 학문적 지식은 여전히 중요하며, 화학 영역은 학년 및 학교급에 따라 개념이 추상화되고, 상징적 표상의 활용을 통해 복잡한 개념이 심화되는 특성이 있어 연계성이 중시되기 때문에9 교과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역량을 반영하는 것과 함께 화학 학습 내용의 양과 수준, 적합성과 구조화를 고려한 교육 내용 점검이 필요하다. ‘OECD Education 2030’에서 지식, 기능, 가치와 태도의 종류를 구체적으로 밝히고 있으나 이러한 내용이 교과 교육과정에 어떻게 통합적으로 반영되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이미 ‘OECD Education 2030’의 기조를 교육과정에 구현하고 있는 나라들의 교육 과정 설계를 살펴보는 것은 시의 적절할 것으로 판단된다. 역량은 문화적 체계이기에 교과 교육과정에서 담아내는 접근 방식은 나라마다 다르지만,10 과학 과목은 핵심적인 과학 개념을 포함하기에 국가간 교육과정 내용 요소가 유사하여 다른 나라와의 비교가 비교적 용이하다.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와 과학 학업 성취도 및 문화적 특성이 유사한 싱가포르11를 비교 국가로 선정하였다. 싱가포르는 대표적인 과학 학업 성취 상위국으로, 2010년부터 21세기 역량 계발을 위하여 교육 비전을 수립하고 교육과정 및 교육정책을 실행해왔다.12 싱가포르의 역량 중심 과학교육은 2012년에 중등,13 2013년 초등 교육과정14 개정에 이어, 2020년 중등 교육과정15을 새롭게 개정하는 등 국제적인 흐름을 민감하게 반영해왔으며, 교과 교육과정에서 지식, 기능 이외에 가치 및 태도를 강조함으로써 학생의 전인적 발달을 지향하고 있다. 역량 기반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인 PISA에서 꾸준히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고 있으며, 최근 교육과정 기반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인 TIMSS 2019의 과학 성취도에서 1위를 차지하고 이전 모든 주기의 TIMSS 성취도보다 높게 나타남에 따라16 역량중심 교육과정 운영의 성공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싱가포르는 교과 교육과정 국제 비교 연구 국가에 포함되어 과학 교육과정 개정 흐름, 구성 체계, 내용 구성 및 제시 방식 등에 관한 개괄적인 연구들이 시행되었으며,17,18 싱가포르 과학 교육과정이 주제를 중심으로 통합적인 특징을 나타냄에 따라 통합 주제인 에너지 개념과 관련하여 학교급별, 학문 영역별 성취기준 및 내용 요소 제시 방법에 대한 분석19,20 등 학습 내용 측면에서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화학 분야의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최근 화학 교육과정과 관련한 국제 비교 연구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입자 관련 내용의 도입 시기와 순서, 내용, 진술 특징을 우리나라, 미국, 영국, 일본, 핀란드의 국가 수준 교육과정과 비교한 연구21와, 물질의 입자적 표현 관점에서 우리나라, 미국, 일본, 싱가포르의 국가 수준 교육과정과 이를 바탕으로 제작된 초등학교 교과서를 분석한 연구22가 있었으며, 2015 개정 우리나라 고등학교 화학 교육과정과 역량 기반 교육과정을 시행하고 있는 뉴질랜드 교육과정을 비교 분석한 연구23가 있었으나 물질의 입자적 관점에만 국한되어 있거나 고등학교 교육과정 중심이었고, 화학 교과 교육과정 설계에 역량이 어떻게 반영되었는지에 대한 비교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역량을 구성하는 지식, 기능, 가치와 태도가 화학 교육과정 설계에 어떻게 통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싱가포르의 국가 수준 교육과정 사례를 통해 우리나라 향후 화학 교육과정 개정의 성취기준 구성에 있어서의 구체적인 방안 및 시사점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또한, 우리나라 2015 개정 과학 교육과정의 화학 영역 성취기준과 학습하는 화학 개념의 종류와 수준을 싱가포르 과학 교육과정과 비교하여, 화학 교육과정 개정의 내용 선정 기준을 위한 기초 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및 내용

1)분석 대상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의 화학 교육과정을 비교하기 위해 우리나라 의무 교육 기간에 해당하는 초·중등학교 과정과 이에 대응되는 싱가포르 과정의 현행 과학과 교육과정 문서에 제시된 화학 영역 성취기준을 분석하였다. 우리나라는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24의 ‘공통 교육과정’내 화학 영역 성취기준이 분석 대상이며, 초등학교 3~4학년군 통합 단원 ‘물의 여행’의 경우 화학 영역 단원은 아니지만 학습 요소로 물의 상태 변화를 포함하고 있어 본 연구의 분석에 포함하였다. 싱가포르의 현행 교육과정은 초등학교는 2013년 개정,14 중학교는 2020년 개정15 교육과정이며 가장 보편적인 Express Normal(Academic) Course를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본 연구에서 분석한 교육과정 문서, 학년 군별 화학 단원과 성취기준 수는 Table 1과 같으며, 우리나라는 총 14개 단원 54개의 성취기준, 싱가포르는 11개 단원 80개의 성취기준이 해당한다. 화학 영역은 아니지만 분석에 포함된 단원은 괄호로 표시하였다.

Table1.

Analysis document lists and the number of extracted achievement standards

Country Grade Documents Number of units Extracted achievement standards
Korea Elementary school 3~4 Ministry of Education (2015). Science curriculum. Korea: Ministry of Education. 4(1) 15(2)
Elementary school 5~6 4 14
Middle school 5 23
Singapore Elementary school 3~4 CPDD[Curriculum Planning and Development Division]. (2013). Science syllabus primary. Singapore: CPDD Ministry of Education. 2(1) 7(3)
Elementary school 5~6 1 14
Middle school CPDD[Curriculum Planning and Development Division]. (2020). Science syllabuses lower secondary Express course Normal (Academic) course. Singapore: CPDD Ministry of Education. 6(1) 54(2)

2)분석 방법

과학 교육과정 문서에 제시된 각 교육과정의 성격, 목표, 내용 체계(syllabus framework), 성취기준 등을 바탕으로 양국의 과학과 성취기준 구성 상의 특징을 알아보고 화학 영역 성취기준 진술 상의 특징을 정리하였다.

우리나라 공통 교육과정 화학 영역에 제시된 성취기준과 단원 별 내용 요소를 기준으로 이에 해당하는 싱가포르 교육과정의 단원 및 성취기준, 학습 내용 요소를 추출하 여 양국의 화학 교육과정의 내용을 분석하였다. 우리나라 2015 과학과 공통 교육과정 내용 체계 표의 화학 관련 3개 영역(‘물질의 구조’, ‘물질의 성질’, ‘물질의 변화’) 6개의 핵심 개념(‘물질의 구성 입자’,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 ‘물질의 상태’, ‘물질의 상태 변화’, ‘화학 반응’, ‘에너지 출입’)을 중심으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화학 내용 요소를 비교하여 그림으로 제시하였다. 한 단원에서 두 가지 핵심 개념을 학습하는 경우 교육과정 문서 상의 내용 체계 표를 기준으로 핵심 개념에 해당하는 학습 요소만 포함시켰으며, 양국 교육과정에서 학습하는 내용 요소가 매칭되지 않는 경우 음영으로 표시하였다.

분석을 위해 화학 교육을 전공한 연구자 1인이 양국의 화학 성취기준, 교육과정 수준과 범위를 비교하고, 화학 교육 전문가 2인과 함께 3회에 걸친 논의를 통해 합의를 도출하여 정리하였다.

결과 및 논의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의 과학과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3학년부터 운영되며, 초등학교 3~4학년군, 초등학교 5~6학년군, 중학교 학년군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나라 2015 과학과 공통 교육과정에서 기존 교과 영역의 틀을 유지한 분절적 형태로 학년별로 고르게 ‘운동과 에너지’, ‘물질’, ‘생명’, ‘지구와 우주’ 영역을 학습하는 것과 달리 싱가포르는 초등 과학 교육과정에서는 다양성(diversity), 순환(cycles), 계(systems), 에너지(energy), 상호작용(interaction)의 다섯 가지, 중등 과학 교육과정에서는 다양성(diversity), 모델(models), 계(systems), 상호작용(interaction)의 네 가지 주제를 중심으로 내용이 통합적으로 구성되어 있다.

1)우리나라와 싱가포르 화학과 성취기준의 특징

우리나라 2015 과학 교육과정에서는 성취기준을 학생들이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내용과 이를 통해 수업 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능력(기능)을 결합하여 수업 활동의 기준으로 나타내도록 하고 있다. 이와 비교하여 싱가포르 2013 초등 과학 교육과정 문서에서는 성취기준(learning outcomes)을 지식, 이해와 적용(knowledge, understanding and application), 기능과 과정(skills and processes), 윤리와 태도(ethics and attitudes) 세 가지로 나누어 제시하였으며, 2020 중등 과학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아이디어(core ideas), 실행(practices), 가치, 윤리와 태도(values, ethics and attitudes)로 제시하였다(Fig. 1). 이처럼 싱가포르는 교육과정에 윤리와 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자 노력해왔으며, 최근 개정된 싱가포르의 중등 과학 교육과정에서 가치를 교육과정 설계에 통합하려는 시도는 ‘OECD Education 2030’에서 제안하고 있는 학습 나침반의 방향과 일치한다.

Figure1.

An Example of the Academic Achievement Standards in the Singaporean Curriculum Documents.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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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지식. 우리나라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학생들이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지식을 단원 별 학습 내용 요소에 제시하고 있으며 학습해야 할 지식이 성취기준에 직접적으로 반영되어 있었다. 화학 영역에서 제시되는 학습 내용 요소들은 용해, 용액, 질량 보존 법칙과 같이 과학적 현상, 용어, 개념과 원리 등 학문적 지식에 해당하였다. 성취기준에서 과학 기술의 실생활 적용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었으나 학습 내용 요소로 포함되어 있지는 않았다.

싱가포르 교육과정 성취기준에서는 지식, 이해와 적용(초등)과 핵심 아이디어(중등)가 교과를 통해 배워야 할 지식에 해당하며, 교육과정 문서에서 학문적 지식 외에 ‘적용(application)’까지 지식의 범주로 포함하고 있었다.26 과학과 기술의 적용 분야는 실생활 관련 내용으로 학습한 과학 내용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 학생들이 실생활 이슈를 발견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찾도록 돕는 인식론적 지식 및 절차적 지식과 관련된다.4 역량 기반 평가인 PISA에서 싱가포르가 우리나라보다 인식론적 지식과 절차적 지식에서 유의미하게 높은 정답률을 보이는 것도27 이러한 접근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PISA 2015와 PISA 2018에서의 우리나라 학생들의 인식론적 지식 정답률 상승 문항과 과학과 교육과정 변화 내용을 분석한 선행 연구28 결과에서 보듯 지식 요소가 반영된 수업 활동을 통해 학생들의 인식론적 지식도 향상시킬 수 있다. 학교 과학교육에서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연구가 필요하겠지만, ‘OECD Education 2030’에서 앞으로의 사회에 대처하기에 전통적인 지식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지식에 학문적 지식, 간학문적 지식, 인식론적 지식, 절차적 지식의 서로 다른 4가지 유형의 지식을 제시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차기 교육과정 구성에 포함될 지식의 유형에 관한 논의 및 반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B. 기능. 우리나라 2015 교육과정에 새롭게 도입된 8가지 ‘기능’은 각 항목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학년 구분 없이 전체 내용을 통해 익히도록 내용 체계 표에 제시되었다. 학습 내용 요소가 성취기준에 직접적으로 반영된 것과 달리 화학 영역 성취기준 서술어에는 ‘관련지을 수 있다’, ‘분리할 수 있다’ 등 제시된 8가지 기능 보다 탐구에 해당하는 수행 용어들이 사용됨에 따라 성취기준과 탐구 활동이 중복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선행 연구29 결과와 유사한 것으로 교육과정에서 제시하는 기능이 화학 교과 성취 기준에 일관성 있게 적용될 수 있는 형태의 진술 방식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싱가포르는 ‘기능과 과정(초등)’ 및 ‘실행(중등)’에서 각 항목에 대하여 교육과정 문서 내용 체계(syllabus framework)에 구체적으로 설명되어 있고, 성취기준에 교육과정 문서에 제시된 항목의 동사를 사용하여 서술되어 있다. 2013 초등 교육과정의 ‘기능과 과정’은 가설 설정, 대안 찾기 외 11가지 기능과, 창의적 문제 해결, 의사 결정, 탐구의 3가지 과정적 능력을 익히도록 제시하고 있다. 개정된 2020 중등 교육과정에서는 ‘실행(practice)’ 이란 용어를 사용하며, 기존 교육과정에서 제시되던 기능의 범위를 넓혀 과학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방법 제시, 과학적 지식의 본성 이해, 과학-기술-사회-환경의 관련성의 세 가지 측면에서 제시하였다. 이는 ‘OECD Education 2030’에서 학생들이 갖고 있는 지식을 변화하는 환경에 적용시키기 위해 인지적·메타 인지적 기능, 사회적·정서적 기능, 신체적·실천적 기능을 갖출 필요가 있다고 보고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기능의 범위를 넓힌 것과 유사하다. 싱가포르 2020 중등 교육과정에 제시된 실행과 우리나라 2015 교육과정의 기능을 비교하면 Fig. 2와 같다. 싱가포르의 과학에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방법 제시에는 8가지 항목이 포함되는데, 우리나라 2015 교육과정의 8가지 기능과 대체로 유사하나 ‘수학적 사고와 컴퓨터 활용’ 대신 ‘정보에 입각한 결정을 내리고 책임감 있는 행동 취하기’로 구성되어 있었다. 과학적 지식의 본성 이해와 과학-기술-사회-환경의 관련성 측면은 우리나라 2015 과학 교육과정에서 학생들이 수업 후 할 수 있기를 기대하는 기능(능력)의 요소로 포함되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과학 교과 목표에서 과학과 기술 및 사회의 상호 관계 인식을 제시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수업 활동 근거인 성취기준에는 반영되지 않았고, 과학의 본성에 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 과학의 본성과 과학-기술-사회-환경 인식은 학생들에게 과학자들은 어떻게 사고하는지, 과학 지식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학 교과에서 배운 지식을 실생활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 등을 이해하게 하며 이는 인식론적 지식 및 절차적 지식과도 관련된다. 교육과정에서 다루어야 할 기능의 범위를 넓히는 것은 ‘OECD Education 2030’에서 제안하는 국제적인 흐름이며, 과학의 본성에 해당하는 교육 내용을 성취기준에 반영하는 것은 역량 기반 교육과정을 시행하고 있는 뉴질랜드23 에서도 나타난 바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 학생들의 역량 함양을 위해 기존의 탐구 및 사고 전략으로의 기능에서 보다 폭넓은 범위의 기능을 갖추게 하기 위한 차기 교육과정 구성에 과학의 본성을 포함하고 있는 외국 교육과정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Figure2.

Comparative analysis of skills presented in the Korean and Singaporean Curricul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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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 가치와 태도. 싱가포르의 과학 교육과정 성취기준에서 우리나라와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부분은 가치와 태도를 명시적으로 범주화하여 제시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단원 도입이나 교수·학습 방법 및 유의 사항에 호기심과 흥미 증진 또는 일상 생활과의 연계를 강조하고 있지만 지식, 기능 영역과 달리 가치와 태도 측면은 교과의 내용 체계 표에 범주화되지 않고 과학 교수 학습의 소재 또는 역량 함양을 위한 전략으로 제시되어 있다.

이와 달리 싱가포르는 성취기준의 요소로 ‘가치, 윤리와 태도’를 구성하여 주변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과학적 태도를 함양할 수 있도록 하고, 과학·기술·사회·환경, 사회과학 쟁점, 과학의 윤리와 관련하여 학생들이 학습해야 하는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싱가포르 교육부는 2012년 가치교육 프로그램(values in action)을 도입하여,11 2013 초등 과학교육과정에서는 ‘윤리와 태도’ 영역으로 호기심, 창의성 외 7가지 항목을 포함하였으며, 2020 중등 과학교육과정에서는 ‘가치, 윤리와 태도’로 명칭이 변경되어 ‘건전한 회의론(healthy scepricism)’이 추가되었다.

국제학업성취도 평가인 PISA와 TIMSS에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높은 과학 성취에 비해 과학에 대한 흥미, 자신감, 가치인식 등에서 낮은 성취를 보이는 반면, 싱가포르는 같은 아시아권 문화임에도 높은 정의적 성취를 보이고 있으며 이는 성공적인 역량교육의 결과로 평가받고 있다.31 인간의 삶에서 지식과 기능은 가치와 태도를 기반으로 발현되고 ‘OECD Education 2030’에서 보편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들을 중심으로 교육과정 설계에 포함시키기를 제안함에 따라 우리나라도 가치와 태도의 교육과정 반영 방향에 대한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2)우리나라와 싱가포르의 화학과 내용 요소 비교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핵심 개념을 중심으로 교과 교육과정을 재구조화 하였으며, 공통 교육과정에서 화학에 해당하는 핵심 개념은 6가지(‘물질의 구성 입자’,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 ‘물질의 상태’, ‘물질의 상태 변화’, ‘화학 반응’, ‘에너지 출입’)로 3개 영역(‘물질의 구조’, ‘물질의 성질’, ‘물질의 변화’)에 포함되어 있다.

A. 물질의 구조. 우리나라 공통 교육과정에서 물질의 구조 영역에 포함되는 핵심 개념은 ‘물질의 구성 입자’ 이다.

Aa.물질의 구성 입자: ‘물질의 구성 입자’에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에서 학습하는 내용 요소의 차이는 Fig. 3과 같다.

Figure3.

A comparison of the Korean and Singaporean content elements in the concept ‘Composition of 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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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학생들은 중학교 2학년 ‘물질의 구성’ 단원에서 원소와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입자를 구분하면서, 원자, 분자, 이온을 함께 다루고 있다. 원자의 구조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된 러더퍼드 모형 수준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물질의 성질’과 ‘물질의 변화’ 영역의 내용이 관찰 가능한 현상 위주로 초등학교부터 제시되는 것과 비교하여 입자 개념을 바탕으로 이해해야 하는 물질의 구조 영역은 중학교부터 학습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물질의 구조를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중학교 과정에서 처음 도입하였으며 ‘3. 화학적 구성에 따른 물질의 다양성 탐색’ 단원에서 원소와 주기율표, 화합물에 관한 내용을 다루는데 주기율과 화학 결합에 관한 내용은 우리나라 공통 교육과정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이후, ‘모델’ 영역에서 원자와 분자에 대해 학습하는데 원자의 구조를 전자와 원자핵 까지만 다루는 우리나라 공통 교육과정과 달리 양성자와 중성자까지 포함하고 있었으며, 이온은 다루지 않고 있다. 또한, 다음과 같이 원자에 대한 지식에서 비롯된 과학 기술이 야기하는 사회적, 윤리적 문제, 위험 및 비용을 다루며, 순수과학 분야인 물질의 구성 입자 관련 단원에도 가치, 윤리와 태도를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다.

Example: show an awareness that technologies resulting from the knowledge of atoms have created social and ethical issues, risks and costs (e.g., atomic bombs)

우리나라의 경우 원소의 주기적 성질과 화학 결합 내용은 고등학교 통합과학부터, 양성자와 중성자 용어와 원자의 현대적 모형은 선택교과 화학 1에서 다루고 있어 물질의 구조 영역에서 우리나라의 개념 도입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 화학은 원소와 화합물에 관한 학문으로 규정할 수 있으며,32 최근 암 치료에 양성자가속기가 활용되고, 미래 첨단산업을 위한 투자로 4세대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이 진행되는 등 학생들이 일상생활에서 물질의 구성 입자에 대한 지식과 관련된 과학 기술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있다. 따라서 교육과정 개정 시 교육 내용의 현대화 관점에서 물질의 구조 영역의 개념과 용어의 도입의 시기와 수준에 대하여 고려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B. 물질의 성질. 물질의 성질 영역에 포함되는 핵심 개념은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과 ‘물질의 상태’이며, 혼합물의 분리는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에 속한다.

Ba.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에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에서 학습하는 내용 요소의 차이는 Fig. 4와 같다.

Figure4.

A comparison of the Korean and Singaporean content elements in the concept ‘Physical and chemical properties of mat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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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화학 내용 첫 단원은 ‘물질의 성질’로 우리 주변의 물체를 비교, 관찰해보고 기능과 물질의 성질을 관련지어 생각해보며 물체와 물질, 물질의 성질, 물체의 기능, 물질의 변화를 학습한다. 이후 초등 교육과정에서는 ‘용해와 용액’, ‘산과 염기’, ‘여러가지 기체’ 단원을 통해 물질이 고유한 성질을 가지고 있음을 학습하는데, 과학적 이유나 원리, 용어 학습 보다는 일상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소재들로 물리적 성질의 현상 관찰 수준으로 다루고 있다. 중학교 교육과정의 ‘물질의 상태 변화’ 단원에서는 실험과 자료 해석 활동을 통해 녹는점, 어는점, 끓는점 같은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학습하고 ‘물질의 특성’ 단원에서는 초등 과정에서 확장하여 밀도, 용해도와 같은 물질 고유의 성질을 다루고 있었다. 물질의 고유한 성질을 이용한 혼합물의 분리에 관한 내용으로는 초등 교육과정에서 자기력, 거름, 증발 원리를 이용한 분리, 중등 교육과정에서 증류, 밀도 차, 재결정, 크로마토그래피의 기본 원리와 이를 이용한 혼합물의 분리를 학습하고 있다.

주제 중심 통합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싱가포르의 초등과정에서도 화학 첫 단원은 물질의 고유한 성질 관련 내용을 다루고 있으나, 물질의 변화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중학교 과정에서는 물리적 특성과 화학적 구성에 따른 물질의 다양성을 탐색하고 분리 기법을 사용하여 물질의 다양성을 탐색하는 단원을 구성하고 있었다. 공통 교육과정에서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과 관련하여 다루고 있는 단원은 4개 단원으로 7개 단원에 걸쳐 학습하는 우리나라 보다 단원 수는 적었지만 과학 개념 및 용어, 원리 외에 우리 일상 생활과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예, 환경 문제 등이 지식 영역의 성취기준에 명시적으로 제시되어 있었다. 또한, 화학적 구성에 따라 원소, 화합물, 혼합물의 분류에 대해 학습하고, 우리나라 공통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주기율표’를 제시하면서 ‘금속과 비금속’과 같은 물질의 화학적 성질을 학습하는 등 물리적 성질과 화학적 성질이 고르게 포함되어 있었다.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초등학교 5~6학년군의 ‘용해와 용액’ 단원은 중등 과정 ‘화학적 구성에 따른 물질의 다양성 탐색’ 단원에서 다루고 있으며, ‘산과 염기’는 중등 과정 ‘화학적 변화’에서 화학 반응의 예로 산과 염기, 중화 반응을 학습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용액의 고유한 성질과 분류 측면에서 산성과 염기성 용액을 섞었을 때의 변화를 알아보는 수준으로 다루고 있는 반면, 싱가포르는 물질의 고유한 성질이 아닌 화학 반응과 물질의 변화 측면에서 중화 반응을 학습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여러가지 기체’ 단원에서 학습하는 기체 발생 실험과 각 기체의 성질 내용은 싱가포르 교육과정에서는 다루고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과정에서 각각 물질의 고유한 성질과 혼합물 분리를 학습하고 있는 반면, 싱가포르에서는 혼합물의 분리를 중등 과정에서만 학습하고 있었으며, 성취기준에 밀도 차와 재결정을 이용한 혼합물의 분리는 제시되지 않았다. 양국 모두 학습한 혼합물 분리 방법의 사용 예를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도록 하고 있었으며, 싱가포르의 경우 분리 기술 적용 사례로 수처리를 들고 보존 필요성을 가치와 연결하여 제시하고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성취기준에서는 물질의 물리적 성질을 포괄적으로 비교하여 제시하고 있는 반면, 싱가포르는 학습해야 할 물리적 성질을 성취기준에 다음과 같이 구체적으로 나열하고 있었다.

한국 예시: 크기와 모양은 같지만 서로 다른 물질로 이루어진 물체들을 관찰하여 물질의 여러 가지 성질을 비교할 수 있다.

싱가포르 예시: Compare physical properties of materials based on: strength, flexibility, waterproof, transparency, ability to float/sink in water

우리나라 교과서에서도 긁어 보기, 구부려 보기, 물에 넣어 보기 활동을 통해 물질의 다양한 성질을 알아보도록 제시할 뿐 해당 단원에서 학습해야 하는 물리적 성질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지 않았고, 싱가포르 성취기준에 포함된 방수나 투명성은 다루고 있지 않았다. 현장 교사들을 대상으로 수행된 2015 교육과정 운영 실태 분석 연구33에서 초등 3~4학년군의 17개 과학과 내용 요소의 수준과 학습량의 적절성을 묻는 설문에서 교사들이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내용 요소로 ‘물질의 성질’ 단원이 ‘쉽다’와 ‘어렵다’, ‘적다’와 ‘많다’ 모두 1순위로 나타난 것은 가르쳐야 할 내용의 범위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을 때 교사들의 해석 상에 차이가 나타나기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반드시 학습해야 하는 내용 요소들을 성취기준에 구체적으로 포함시켜 제시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

Bb. 물질의 상태: 핵심 개념 ‘물질의 상태’에서는 양국 모두 초등학교 3~4학년군에서 우리 주변 물질의 세 가지 상태를 모양, 부피, 무게 관점에서 분류해보고, 중학교 과정에서는 이를 입자 모형으로 표현해보도록 하고 있었다(Fig. 5).

Figure5.

A comparison of the Korean and Singaporean content elements in the concept ‘States of matter’.

jkcs-65-370-f005.tif

우리나라의 경우 2015 과학과 교육과정 내용 체계에 제시된 8가지 기능에 ‘모형의 개발과 사용’을 포함시켜 강조하고 있으며, 싱가포르에서도 성취기준 ‘실행’ 영역에 ‘모형의 개발과 사용’이 포함되고 중등 과학 교육과정 주제에도 ‘모델’이 포함되어 있다. 양국 모두 확산 현상을 통해 ‘물질의 입자성’을 인식하고 모델로 표현하도록 하고 있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초등학교 6학년 ‘여러가지 기체’ 단원에서 온도와 압력에 따른 기체의 부피 변화를 관찰 및 정성적인 수준으로 이해하도록 제시하고, 중학교 1학년 ‘기체의 성질’ 단원에서는 이를 입자 모형으로 해석하고, 실험 또는 자료 해석을 통해 이해하도록 제시하였다. 싱가포르는 온도와 압력에 따른 기체의 부피 변화 내용이 초, 중등학교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물질의 입자성을 인식하고, 물질의 세 가지 상태와 상태 변화를 입자 모형으로 설명하는 수준으로 제시하고 모델을 제시하는데 다음과 같이 창의적이고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었다. 이는 학습 내용과 함께 그 학습을 통해 학습자가 갖추어야 할 태도와 가치를 제시함으로써 교사의 수업 구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mple: show an appreciation of scientific attitudes such as creativity and open-mindedness in creating models to explain the fundamental nature of things and the willingness to re-examine existing models e.g., attitudes required to derive the particulate nature of matter (Brownian Motion)

우리나라 초등학교 5~6학년군과 중학교군에서 나선형으로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기체의 부피 변화 내용은 싱가포르의 경우 수식을 포함하여 고등학교 H2 화학에서 학습한다.34 근접 학년에서 개념이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는 기체의 온도와 압력에 따른 부피 변화 개념의 도입 시기와 위계성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며, 그래프 해석 내용은 수학과 교육과정의 해당 내용 학습 시기와 함께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C. 물질의 변화. 물질의 변화 영역에 해당하는 핵심개념은 ‘물질의 상태 변화’, ‘화학 반응’과 ‘에너지 출입’ 이다.

Ca. 물질의 상태 변화: 핵심 개념 ‘물질의 상태 변화’에 해당하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의 단원명과 학습하는 내용 요소는 Fig. 6과 같다.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4학년 ‘물의 상태 변화’에서 일상 생활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증발, 끓음, 응결 등 물의 상태 변화와 관련된 조건이나 특징들을 학습하고, 같은 학기 통합 주제 ‘물의 여행’ 단원에서 물의 순환 과정과 물 부족 현상 관련 사회적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중학교의 ‘물질의 상태 변화’ 단원에서는 물의 상태 변화에 대해서 현상 관찰 위주로 이루어졌던 초등 과정의 상태 변화를 입자 배열로 나타내고, 여러가지 물질로 확장하여 승화까지 제시하였다. 또한, 온도계를 이용한 온도 측정과 녹는점, 끓는점 등의 과학 용어와 상태 변화에서의 열에너지 출입을 학습하도록 하고 있다.

Figure6.

A comparison of the Korean and Singaporean content elements in the concept ‘Changes of state of matter’.

jkcs-65-370-f006.tif

싱가포르의 경우 상태 변화와 관련한 내용은 초등학교 5~6학년 군에서 한번 학습하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이 ‘물의 상태 변화’, ‘물의 여행’, ‘물질의 상태 변화’ 단원에서 학습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다만, ‘물의 상태 변화’에 국한되어 승화 개념은 학습하지 않았으며, 수질 오염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물의 상태 변화와 녹는점, 끓는점과 관련된 내용은 이해한다(show an understanding)와 진술한다(state)의 두 단계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었으며, 상태 변화 시 에너지 출입은 초등학교 3~4학년 군의 ‘[에너지] 에너지 형태와 이용’ 단원에서 일상생활에서 열의 이동과 관련한 현상으로 물질의 상태 변화를 소개하고 있었고, 중등 과정에서는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모델을 사용하여 물질의 상태 변화를 설명해보도록 제시하고 있다.

Cb. 화학 반응과 Cc. 에너지 출입: ‘화학 반응’과 ‘에너지 출입’에서 우리나라와 싱가포르에서 학습하는 내용 요소의 차이는 Fig. 7과 같다. 핵심 개념 ‘화학 반응’과 ‘에너지 출입’에 관해 우리나라 초등 교육과정에서는 일상생활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화학 반응으로 연소와 소화를 다루고 있었으며, 중학교 3학년 ‘화학반응의 규칙과 에너지 변화’ 단원에서 물리 변화와 화학 변화의 차이를 알고, 화학 반응을 식으로 표현하고, 질량 보존 법칙, 일정 성분비 법칙, 기체 반응 법칙을 이해하고, 화학 반응에서 에너지 출입을 이해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2009 과학과 교육과정의 ‘여러 가지 화학 반응’ 단원이 2015 개정 과학과 공통 교육과정에서 제외됨에 따라, 2015 교육과정에서는 자료 해석을 통해 일정 성분비 법칙을 확인하는 탐구 활동으로 금속의 산화 반응이 제시되고, 흡열 반응의 예로 탄산 수소 나트륨 분해가 제시되지만 산화 반응이나 열분해 등은 성취기준 내용 요소로 제시되지 않았다.

Figure7.

A comparison of the Korean and Singaporean content elements in the concept ‘Chemical Change and Ener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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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교육과정에서는 화학 반응에서의 질량 보존 법칙과 여러가지 반응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고 일정성분비 법칙과 기체반응 법칙은 성취기준에 제시되지 않았다. 해당 단원에서 학습해야 하는 화학 반응의 유형을 성취기준에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었으며, 이 중 연소 반응은 우리나라 초등 과정에서 다루어 지지만, 열분해, 산화와 중화 반응은 우리나라 2015 개정 과학과 공통 교육과정 성취기준에 언급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2015 화학 내용 체계표에서 화학 반응에서의 ‘에너지 출입’을 ‘물질의 변화’ 영역의 핵심 개념으로 선정하고 화학 교육과정을 구성한 것과 비교하여 싱가포르에서는 중학교 ‘[상호작용] 10. 열 에너지 전달 및 효과’ 단원에서만 다루고 화학적 변화 단원에서는 다루지 않고 있었다.

양국 모두 성취기준에서 화학 반응을 식으로 표현하도록 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정량적인 화학 반응식으로, 싱가포르는 물질의 이름으로 표현하는 수준(word equations)으로만 제시하고 있어 차이를 보였다.

한국 예시: 간단한 화학 반응을 화학 반응식으로 표현하고, 화학 반응식에서 계수의 비를 입자 수의 비로 해석할 수 있다.

싱가포르 예시: use word equations to represent chemical reactions (Note: Chemical equations are not required)

우리나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산·염기 중화와 산화·환원 등 대표적인 화학반응에 관한 학습 요소가 고등학교 통합과학으로 이동하여, 공통 교육과정에서 화학 반응과 에너지 출입 개념을 학습할 때는 화학 반응 법칙과 정량적인 반응식을 학습한다. 화학 교과 내용 자체만으로 학생들을 화학 교과 학습에 동기화 시키기는 쉽지 않으며, 역량기반 교육과정에서는 교과에서 무엇을 배우고, 실생활에서 교과 지식을 사용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지식이 강조되고 있다. 따라서 학생들이 화학에 대한 유용성과 가치 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화학 반응 내용 구성에 실생활 사례를 풍부히 제시하여 학생들의 흥미, 자신감 등 정의적 성취 향상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에서는 교육과정 문서를 바탕으로 우리나라 2015 과학과 공통 교육과정과 현행 싱가포르 교육과정의 화학 영역에 해당하는 내용을 비교 분석하여 차기 교육과정 개정을 위한 시사점을 도출하고자 하였다.

첫째, 우리나라 2015 과학과 교육과정에서 성취기준을 학습할 지식과 기능의 두 가지 요소로 제시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여 싱가포르는 가치, 윤리 및 태도 요소가 추가된 세 가지로 제시하고 있었다. 가치와 태도는 미래 사회 교육의 지향점인 ‘웰빙’을 위한 중요한 역량 중 하나이며, 공식적인 학교 교육에 이를 포함시키는 것은 ‘OECD Education 2030’ 프로젝트의 방향이기도 하다. 싱가포르에서는 이를 성취기준의 한 요소로 구성하여 명시적으로 도입, 적용해왔으며, 교육과정 문서에서 지식, 기능, 가치 및 태도에서 사용되는 용어의 정의와 그들의 관계, 세부적인 항목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을 포함하고 있었다. 세계 주요국에서 ‘OECD Education 2030’의 학습 나침반을 교육과정에 반영하고 있는 추세를 살펴볼 때, 우리나라도 학문적 지식과 탐구 및 사고 전략 측면의 기능뿐만 아니라 간학문적 지식과 인식론적 지식, 사회·정서적 기능 등 학교에서 배워야 할 지식과 기능의 범주를 넓히고, 가치와 태도의 명시적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이에 대한 정의 및 세부 내용을 문서에 포함하여 학생들이 길러야 할 역량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

둘째, 공통 교육과정 화학 내용을 비교한 결과 양국은 초등 과정에서는 실제 우리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물체와 현상 관찰 위주의 활동들로 교육과정을 구성하고, 중학교 교육과정에서는 초등 과정에서 정성적으로 이해한 물질을 입자적 관점으로 이해하도록 하고 있었다. 화학 학습 내용 상의 차이로는 ‘물질의 구성’ 영역에서 주기율표, 중성자 등에 관련한 내용까지 싱가포르 교육과정에 포함되어 있었으며, 우리나라 중등 교육과정에서 학습하는 이온은 싱가포르 성취기준에 나타나지 않았다. ‘물질의 성질’ 영역에서 여러가지 기체의 성질, 온도와 압력에 따른 기체의 부피 변화 내용, 혼합물의 분리 중 밀도차와 재결정을 이용한 분리는 우리나라 교육과정에만 포함되어 있었고, 싱가포르 교육과정에서는 물질의 화학적 구성 단원에서 주기율표를 제시하면서 금속과 비금속에 관련된 물질의 화학적 성질까지 다루고 있었다. ‘물질의 변화’ 영역에서 일정 성분비 법칙과 기체반응 법칙은 우리나라 교육과정에만 포함되었고, 싱가포르 교육과정에서는 일상생활에서의 화학반응의 예를 다양하게 제시하고 있었다. 또한,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는 화학 반응에서의 에너지 출입을 물질 영역의 핵심 개념으로 선정하고 있지만, 싱가포르에서는 에너지 단원에서만 학습하고 있었다. 서로 다른 국가의 교육과정을 단순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동일한 학년군과 역량 기반 교육과정으로 설계된 싱가포르와 우리나라 교육과정에서 학습하는 내용 요소에서 차이가 큰 경우에는 교육 내용 선정과 도입 시기, 학년간 위계에 대한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셋째, 화학 교육과정 내용 조직에 있어 우리나라 공통 교육과정에서는 학년군별로 화학 관련 내용이 고르게 분포되어 있었으며, 나선형 서열로 학년 또는 학교급이 올라감에 따라 개념이 기초적인 것에서 시작하여 수준과 범위를 확장하며 반복적으로 제시되고 있었다. 한편, 싱가포르 교육과정은 주제 중심 교육과정으로 학년군별 대영역 비중을 다르게 구성하여 초등학교(4개 단원)에 비해 중학교(7개 단원)에서 학습하는 화학 관련 단원 수가 많았으며, 내용 구성에 있어 계열성을 갖고 있었지만 동일한 개념을 학년이 올라감에 따라 반복적으로 제시하지는 않았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체의 온도 및 압력과 부피 관계를 초등학교 5~6학년군에서 학습하고 중학교 1학년에서도 학습하는 등 동일한 개념이 반복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교육과정 개정 시마다 학습량 적정화 또는 감축에 관한 논의가 이루어져 과거에 비해 우리나라 화학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개념의 수준과 범위가 다소 축소되었다. 따라서 반복적으로 제시되는 개념들의 적절성 등을 판단하여 반복을 최소화하고 화학 시간을 확보하여 화학의 주요 개념과 실험 같은 탐구 활동들을 충실히 경험할 수 있게 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동일한 개념의 반복을 줄이고, 고학년군에서 보다 추상적이고 논리적인 학문의 비중을 높여 학습 용이성과 계열성을 확보한 싱가포르의 사례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양국의 교육과정에 제시된 화학 성취기준을 살펴보면 실생활 관련 내용을 과학 교수 학습의 소재 또는 전략 정도로 제시하고 있는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싱가포르는 학습하는 화학 개념과 관련된 실생활 관련 내용을 지식 영역에 포함하고, 과학-기술-사회-환경 인식을 통해 교과에서 배운 지식의 실생활 적용을 기능, 가치와 태도 영역에 구체적으로 반영하고 있었다. 실생활 관련 내용들이 학생들의 과학에 대한 가치 인식과 흥미를 향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정의적 성취가 낮은 우리나라의 경우 이에 대한 반영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성취기준에 해당 단원에서 학습해야 하는 개념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반면, 싱가포르는 구체적인 예와 수준까지 명시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성취기준 해설을 기술하고 있으나 교육과정 해석의 용이성을 고려하여 성취기준을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에서는 우리나라와 싱가포르 화학 교육과정 비교와 분석을 통해 우열을 따지기보다는 ‘OECD Education 2030’ 등 국제적인 교육의 변화 방향을 파악하고 이를 선도적으로 반영한 국가의 교육과정을 살펴봄으로써 역량 중심 교육과정에서도 여전히 중요시되는 학문적 지식 내용의 선정과 조직 면에서의 특징을 점검하여 차기 교육과정 내용 구성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과학 교육 특히 개념 위주의 화학 영역에서 간학문적 지식과 인식론적 지식, 가치와 태도 영역을 교육과정 설계에 통합하여 시행하고 있는 싱가포르 교육과정은 국제적인 흐름을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맞게 수용하고 재구성하는 데 좋은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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