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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이동 모델에 대한 화학 I, 화학 II 교과서 분석 및 화학 교육 전공 예비교사들의 이그노런스 인식 조사


Abstract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화학 I 교과서 4종, 화학 II 교과서 4종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화학 I 교과서 9종, 화학 II 교과서 6종에서 제시하는 전자 이동 모델 관련 내용을 모델의 이그노런스 관점에서 분석하였다. 또한 화학 교육 전공 예비교사 24명을 대상으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3개 문항을 개발하여 설문을 시행하였다. 분석 결과, 대부분 교과서가 전자 이동 모델의 불일치 상황인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산화수 변화와 전자 이동을 혼용하여 설명하거나 전자 이동으로 설명하였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한 모델의 개발과 활용으로의 변화가 교육과정 비교에서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대다수 예비교사는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불완전하게 인식하거나 인식하지 못하였다. 단 1명의 예비교사만이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명료하게 인식하였다. 결론적으로 교과서가 전자 이동 모델의 불일치 상황을 설명할 때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드러나도록 교과서 서술이 개선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예비교사 교육을 통해 예비교사들도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할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Translated Abstract

In this study, the contents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presented in the 4 chemistry I and the 4 chemistry II textbooks of 2009 revised curriculum and 9 chemistry I textbooks and 6 chemistry II textbooks of 2015 revised curriculum were analyzed in the viewpoint of model’s Ignorance. In addition, 3 questions were developed to find out whether 24 pre-service teachers were perceived of the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As a result, Most textbooks explain the redox reaction of covalent bond substances, which is an inconsistent context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with mixing oxidation number change and electron transfer or with electron transfer. In addition, the change to the development and use of the model emphasized in the 2015 revised curriculum was not clearly revealed in the curriculum comparison. Most pre-service teachers incompletely perceived or did not perceive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Only 1 pre-service teacher perceived Ignorance of the model. In conclusion, the textbook description needs to be improved so that Ignorance of the model is revealed when the textbook describes the inconsistent situation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And through the education for pre-service teachers, it is necessary to provide an opportunity for pre-service teachers to perceive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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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제시된 기능(practice)의 하위 요소로 모델의 개발과 활용이 강조되고 있다. 이를 위해 과학 교육에서 모델과 모델링의 본성을 인식하는 과정이 무엇보다 필요하다.18 모델은 개별적인 과학 개념이나 정의와 달리, 예측과 설명을 생성할 수 있는 표현, 규칙 및 추론 구조의 집합9 또는 체계를 의미한다. 이러한 모델은 모델러가 목적과 의도를 갖고 현상을 부분적으로 표현한 것이기 때문에 모델은 현상을 추론하는 모델러의 인지 과정이 반영된 것이다.10 따라서 현상을 설명하는 모델은 단일하지 않으며, 추론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다.11 따라서 모델마다 설명할 수 있는 영역과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하게 된다. 이때 모델이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은 모델러가 모델링 과정에서 현상 중 선택하지 않고 무시한 부분인 이그노런스에 해당한다.3,4,12 즉 모델은 서로 다른 전제 조건6,13과 이그노런스를 가진다. 따라서 모델링 과정에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것은 중요하다. 모델과 현상을 비교하고 수정하는 과정에서 모델이 설명하고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이 분명해지는데, 이와 함께 모델의 불일치 상황인 이그노런스와 함께 메타-이그노런스가 드러난다. 즉 같은 현상을 해당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지만, 다른 모델을 통해 설명할 수 있음을 깨달았을 때, 해당 모델의 메타-이그노런스를 인식하게 된다. 이처럼 모델의 본성인 이그노런스는 두 차원으로 영역이 나누어진다.4,5,14,15 이를 Fig. 1에 제시하였다. 이처럼 모델의 이그노런스는 모델과 모델링의 본성을 드러내고 메타-모델링 지식(meta-modeling knowledge)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비계(scaffolding)로서 교육적 가치가 크다.4

Figure1.

Domain of Ignorance.5

jkcs-65-358-f001.tif

Schwarz & White9에 따르면 모델의 본성과 목적에 대해 이해하며 학습할 때 학생들이 과학 지식과 과학 지식의 구성 과정에 대해 인식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Schwarz, et al.16의 연구에서도 모델링이 모델 구성, 평가 및 수정의 과정과 모델의 본성 및 목적에 대한 지식인 메타지식을 포함할 때 과학의 핵심적인 기능(practice)이 되고 과학적 소양이 된다고 하였다. Gogolin & Krüger17는 10~12학년 학생들이 모델의 본성과 목적에 대한 이해 수준 차이가 없음을 지적하고, 모델의 본성과 목적에 대한 이해를 통해 학생들이 모델을 과학자의 도구로 인식하여 과학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고 하였다. 즉 과학의 본성 교육에 모델의 본성과 목적에 대한 이해가 포함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18 하지만 지금까지의 과학 교육은 과학자들이 모델을 만들고 모델링 하는 과정의 중요성은 강조해 왔지만,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갖는 의미와 가치를 명시적으로 다루지 않았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기능을 통해 모델의 중요성을 강조하지만, 모델의 한계를 강조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모델의 중요성을 학생들이 이해하기 위하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과학 교육에서 모델을 다룰 때 모델의 이그노런스까지 균형 있게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1921는 관점을 제안하고자 한다.

과학적 관점주의(scientific perspectivism)2226에 따르면 현상을 설명하는 모델은 이론적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 산화·환원 모델인 수소 모델, 산소 모델, 전자 이동 모델과 산화수 변화 모델은 물질적(matter) 관점으로 볼 수 있다.27 반면 구스타인 모델은28 산화·환원을 구분할 때 반응물 또는 생성물의 성질보다는 전기음성도의 상대적 순서의 변화로 설명하는 과정적(process) 관점으로 보았다. 이러한 관점을 구분하여 각 산화·환원 모델들을 상황 맥락에 맞게 구분하여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Fig. 2).

Figure2.

Changes in the epistemological perspective on the classification criteria.30

jkcs-65-358-f002.tif

이를 화학 교과의 이론적 관점(theoretical perspective)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26 이론적 관점 중 물질과 관련하여 입자(particle) 관점은 물질의 특성이 구성되는 입자, 입자 사이의 힘, 그리고 입자들의 움직임과 조직으로 설명된다고 본다. 반면 원자가-껍질-전자(valence-shell-electron)관점은 입자 사이 또는 입자 내부의 결합과 힘은 원자가 전자가 배열될 때 생성된다고 본다. 이때 원자가 전자의 배열은 루이스 구조, 입자 모양, 원자의 전기음성도를 고려한다. 전자 이동 모델은 원자 간의 전기적 인력이 전자와 관련 되며, 원자의 전자 배열과 원자 간의 화학 결합에서 전자의 역할을 강조한 것으로28 물질의 특성을 전자(electron)라는 입자(particle)로 설명하는 입자적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또한 화학 반응에서 원자의 산화 상태 변화 요인이 원자의 상대적 전기음성도 차이임을 강조한 구스타인 모델은28 원자가 전자(valence electron)의 (재)배열로 결합과 힘을 설명한 원자가-껍질-전자 관점을 반영한 것이다. 고등학교 화학 교과에서는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하는데 산화수를 도입한다. 산화수는 화학 결합한 원자 중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가 공유전자쌍을 모두 차지한다고 가정하였을 때 원자가 갖는 가상적 전하의 ‘수’이다. 이때 산화수에는 입자 관점과 원자가-껍질-전자 관점이 모두 모두 반영되어 있으므로 다양한 산화·환원 현상을 설명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 이동 모델은 Thomson(1897)이 전자가 원자 간의 전기적 인력과 관련이 있고, 원자의 전자 배열과 원자 간의 화학 결합에서 전자의 역할을 강조하면서 제기되었다. 즉 원소의 전자 상태가 산화·환원 개념과 관련되어 있다는 것이 설득력이 있게 되었다.29 또한 화학 전지의 음극과 양극에서 일어나는 변화가 산화·환원이라는 것이 강조되었고30 전지의 반쪽 전극 반응을 식으로 완성할 수 있게 되면서 산화·환원에 대한 사고가 확고해졌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든 산화·환원 반응이 완전한 전자의 이동을 포함한다는 사고가 정착되면서 전자 이동으로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하는 체계가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전자 이동 모델은 금속(원소), 단순한 이온 간 반응의 경우에 한하며,31,32 모든 산화·환원 반응에서 실제 전자가 이동하는 것은 아니다.33,34 또한 산화·환원이 일어나는 복잡한 반응의 식을 완성하는 데 한계를 갖는다.31,35 따라서 전자 이동 모델은 실제적인 전자 이동이라는 전제 조건이 있으며, 금속(원소), 이온 간 산화·환원 반응은 일치하는 상황이며, 전자 이동이 일어나지만, 산화·환원 반응이 아닌 상황은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극성 공유결합 물질인 염산이 물에 해리되어 염소 이온과 수소 이온으로 나누어질 때 공유결합하던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지만, 이는 산화·환원 반응이 아니다. 또한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은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없으므로 이는 전자 이동 모델의 메타-이그노런스에 해당한다. Table 1은 전자 이동 모델의 일치 상황인 모델 지식과 이그노런스, 그리고 메타-이그노런스를 정리하여 제시한 것이다.

Table1.

Relations among model knowledge Ignorance, and Meta-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Context Domain
Consistency Redox reaction between metals (elements) and ions Model knowledge
Inconsistency Electron transfer occurs but not a redox reaction Ignorance
Inexplicability Redox reaction between covalent bond substances Meta-Ignorance

선행 연구27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다양한 산화·환원 모델의 관점과 전제 조건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과서 대부분에서는 이를 명시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국내외의 많은 학생과 예비 및 현직 교사들이 산화·환원 모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갖는다.3646 전자 이동 모델은 교과서와 교사가 많이 다루고 익숙한 모델이지만, 원소와 단순한 이온 또는 이온 화합물만 포함하는 반응만 설명할 수 있다는 전제 조건을 명시적으로 설명하지 않는 문제점이 있다.31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화학 I 과 화학 II 교과서에서 산화·환원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는 데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드러나도록 제시하고 있는지 비교 분석하였다. 메타-이그노런스는 동일한 현상을 설명하는 두 모델이 존재하는 경우 인식될 수 있기 때문에 하나의 모델로 자연 현상을 설명한다면 이그노런스와 메타-이그노런스를 변별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본 연구는 전자 이동 모델로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하는 상황만을 분석하였기 때문에 이그노런스와 메타-이그노런스를 변별하지 않고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진술하였다.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비교한 이유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롭게 제시된 기능(practice)의 하위 요소로 모델의 개발과 활용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의 ‘기능’이 탐구 활동과 연동하여 학생들의 활동 방향과 내용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지만, 교육과정의 변화는 특정 분야가 아닌 전반적인 교육 방향의 변화를 의미하므로 이 연구에서는 교과서 진술 방식에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고 가정하고, 교육과정의 변천에 따라 교과서 내용의 변화가 이루어졌는지 확인하고자 하였다. 또한 화학교육 전공 예비교사들을 대상으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고 있는지 분석하여, 예비교사 교육에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을 포함하는 과학의 본성 교육에 대한 필요성을 알아보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교과서 분석 대상

이 연구는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에서 전자 이동 모델과 관련된 서술 내용에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내고 있는지를 분석하기 위하여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화학 I 교과서 4종, ‘IV. 닮은꼴 화학 반응’ 단원, 화학 II 교과서 4종, ‘전기 화학’ 단원을 분석하였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화학 I 교과서 9종, ‘IV. 역동적인 화학 반응’ 단원과 화학 II 교과서 6종, ‘IV. 전기 화학과 이용’ 단원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교육과정에 따른 변화를 비교하였다. 분석한 총 23종의 교과서는 Table 2와 같이 A~W로 표기하였다.

Table2.

Textbooks analyzed in this study

Textbook Authors Publisher Curriculum
A Chemistry I Park et al. Kyohaksa 2009 Revised Curriculum
B Ryu et al. Visang education
C Noh et al. Chunjae education
D Kim et al. Sangsang Academy
E Chemistry II Park et al. Kyohaksa
F Ryu et al. Visang education
G Noh et al. Chunjae education
H Kim et al. Sangsang Academy

I Chemistry I Hong et al. Kyohaksa 2015 Revised Curriculum
J Park et al. Visang education
K Noh et al. Chunjae education
L Jang et al. Sangsang Academy
M Choi et al. Mirea-N
N Lee et al. Jihaksa
O Kang et al. YBM
P Hwang et al. Donga Publishing
Q Ha et al. Kumsung Publishing
R Chemistry II Hong et al. Kyohaksa
S Park et al. Visang education
T Noh et al Chunjae education
U Jang et al. Sangsang Academy
V Choi et al. Mirea-N
W Lee et al. Jihaksa

예비교사 연구 대상

본 연구는 설문지를 통해 우리나라 중부 지역에 있는 교사양성 대학의 화학교육과 4학년에 재학하고 있는 예비교사 24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이들은 모두 2009 개정 교육과정으로 화학 교과를 배웠지만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전자 이동 모델과 산화수 변화 모델을 모두 다루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 예비교사는 Pre-service Teacher의 약자인 PT로 표시하고 24명의 고유번호를 부여하였다.

설문 개발

예비교사들이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알아보기 위한 설문지는 모델의 일치 상황을 제시한 1문항과 불일치 상황을 제시한 2개의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각 문항의 내용은 Table 3과 같다.

Table3.

Questionnaire for analysis on perceiving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Item Context Question
1 Consistency Can you explain that it is oxidized or reduced by electron trasnfer between zinc and copper ions, Zn(s) + Cu2+(aq) → Zn2+(aq) + Cu(s)?
2 Inconsistency Can you explain that it is oxidized or reduced by electron transfer between hydrogen gas and chlorine gas, H2(g) + Cl2(g) → 2HCl(g)?
3 Can you explain that water is oxidized and reduced due to the loss or gain of electrons, 2H2O(ℓ) → O2(g) + 4H+(aq) + 4e- at the anode, 4H2O(ℓ) + 4e- → 2H2(g) + 4OH-(aq) at the cathode?

1번 문항은 전자 이동 모델의 일치 상황으로 금속(원소), 이온 간의 산화·환원 반응을 제시하였다. 이를 통해 모델을 이해하는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2번 문항은 전자 이동 모델의 불일치 상황으로 공유결합물질인 수소 기체와 염소 기체가 염화수소 기체로 산화·환원되는 반응을 제시하였다. 3번 문항은 전자 이동 모델의 불일치 상황으로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을 제시하였다. 2번과 3번 문항을 통해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분석하고자 하였다.

설문의 타당성과 신뢰성을 높이기 위해 2차에 걸쳐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산화·환원 모델의 이그노런스와 관련된 선행 연구를 분석하고, 화학교육 전문가 2인과 화학교육 박사 과정 1인이 예비교사 대상의 설문을 1차 개발하였다. 이를 3명의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시행한 후 연구자의 해석과 실제 설문에 응답한 연구 대상자의 생각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여, 화학교육 전문가 1인, 화학교육 박사 1인, 화학교육 박사 과정 1인이 검토하고 수정하여 최종 설문지를 완성하였다. 문항의 내용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발문 구성과 의도의 명료한 전달에 초점을 맞추어 수정과 보완을 하였다.

분석 방법

전자 이동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 해당하는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하기 위하여 산화수라는 개념이 도입된다. 따라서 산화수 변화로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하는 경우를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드러나는 유형 1로 분류하였다. 그리고,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산화수 변화와 전자 이동으로 혼용해서 설명하는 경우는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불완전하게 드러나는 경우로 보고, 유형 2로 분류하였다. 또한,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전자 이동으로만 설명하는 경우는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드러나지 못하는 경우로 보고, 유형 3으로 분류하였다. 이러한 분석 기준은 Table 4에 제시하였으며, 이를 기준으로 교과서의 서술 내용과 예비교사들의 인식을 분석하였다.

Table4.

Analysis criteria

Type Analysis of criteria
1 Explanation the redox reaction of covalent bond substances by oxidation number change Revealing Ignorance of model
2 Explanation the redox reaction of covalent bond substances by mixing oxidation number change and electron transfer Incomplete revealing Ignorance of model
3 Explanation the redox reaction of covalent bond substances by electron transfer Not revealing Ignorance of model

분석 결과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행 연구를 통해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예비 분석 기준을 개발하였다. 이를 과학사 및 과학 철학 전문가 1인, 과학 교육 전문가 1인 및 과학 교육 박사 과정 1인이 교차검증하였으며, 의견의 일치도를 높이기 위한 토론과 합의 과정을 거쳤다. 이를 통해 신뢰성과 타당성을 확보하고 수정 보완하여 최종 분석 기준을 완성하였다.

개발한 분석 기준을 근거로 교과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화학 I, II 교과서를 연구자가 1차 분석하고 공동 연구자들의 교차검증을 거친 후 재분석하였다. 또한 예비교사의 인식 분석은 최종 완성된 설문을 24명에게 실시하고 질적 자료 분석법47,48의 4단계를 거쳐 분석하였다. 1단계는 예비교사들이 문항별로 선택한 이유를 텍스트로 옮기고 나열하여 자료를 관리하였다. 2단계는 자료를 반복적으로 읽고 협의 사항을 메모하였다. 3단계에서는 기술, 분석 및 해석의 과정으로 3차에 걸쳐 코딩하였다. 1차 코딩에서는 설문에서 선택한 것을 중심으로 유형을 범주화하였다. 2차 코딩에서는 선택한 것과 선택 이유를 비교하여, 문항별 응답을 판단하고 재범주화 하였다. 3차 코딩에서는 각 문항의 선택 이유를 맥락적으로 해석하여 분석 기준의 유형으로 최종 분류하였다. 마지막 4단계는 최종 분류된 결과를 분석 기준에 따라 정리하였다. 이 과정에서 과학 철학 전문가 1인, 화학교육 박사 1인 및 화학교육 박사 과정 1인이 교차검증을 하여 타당성과 신뢰성을 확보하였고 교차검증 결과를 반영하여 코딩을 반복하였고, 정교화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교과서 분석

모델의 전제 조건. 2009 개정 교육과정 화학 I 교과서 4종, 2015 개정 교육과정 화학 I 교과서 9종 교과서에서 전자 이동 모델의 전제 조건으로 공유결합물질은 전자 이동으로 산화·환원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을 명료하게 서술하였는지를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공유결합물질은 전자의 이동으로 산화·환원을 파악하기 어렵다고 서술하여 전자 이동 모델의 일치 상황을 드러낸 유형 1이 분석되었다. Fig. 3은 이에 해당하는 교과서이다. 반면 전자 이동 모델의 불일치 상황을 전자 이동으로 설명하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내지 않는 유형 3도 분석되었다. 이에 해당하는 교과서 Fig. 4는 질소와 수소 기체 사이의 산화·환원을 전기음성도 차이에 따라 전자를 잃고 얻는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Figure3.

A ‘Type 1’ revealing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in J chemistry I textbook of 2015 Revised Curriculum.

jkcs-65-358-f003.tif
Figure4.

A ‘Type 3’ not revealing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in A chemistry I textbook of 2009 Revised Curriculum.

jkcs-65-358-f004.tif

Table 5는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를 분석하여 비교한 것이다.

Table5.

Analysis of electron transfer model’s Ignorance related to preconditions in chemistry I textbooks of 2009 & 2015 Revised Curriculum

Type 2009 Revised Curriculum 2015 Revised Curriculum
1 B, C, D I, J, K, L, M, N, O, P, Q
3 A -

2009 개정 교육과정의 4종 중 3종의 교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모든 교과서가 유형 1에 해당하였다. 이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전자 이동 모델이 갖는 이그노런스가 인식될 수 있도록 산화수의 개념으로 교과서 서술 내용이 모두 변화된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개발한 교과서들이 ‘모델의 개발과 활용’에서 중요한 모델의 본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개선된 것이라 판단된다.

산화·환원 반응식 완성. 2009 개정 교육과정 화학 I 교과서 4종, 2015 개정 교육과정 화학 I 교과서 9종 교과서에서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식 완성하기 내용을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드러나도록 서술하고 있는지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유형 1, 2, 3이 분석되었다. Fig. 5 교과서는 공유결합물질이 포함된 산화·환원 반응에서 산화수 변화를 도입하여 설명하므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내는 유형 1에 해당한다.

Figure5.

A ‘Type 1’ revealing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in P chemistry I textbook of 2015 Revised Curriculum.

jkcs-65-358-f005.tif

반면 Fig. 6에 제시한 교과서는 산화·환원 반응식에서 산화수 증감이 이동한 전자 수와 일치한다는 설명을 하고 있다. 따라서 전자 이동과 산화수를 동시에 설명하므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불완전하게 드러내는 유형 2에 해당한다.

Figure6.

A ‘Type 2’ incomplete revealing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in O chemistry I textbook of 2015 Revised Curriculum.

jkcs-65-358-f006.tif

Fig. 7에 제시한 교과서는 공유결합물질이 포함된 산화·환원 반응임에도 전자 이동으로만 설명하고 있어,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내지 못하는 유형 3에 해당한다.

Figure7.

A ‘Type 3’ not revealing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in M chemistry I textbook of 2015 Revised Curriculum.

jkcs-65-358-f007.tif

Table 6은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를 분석하여 비교한 것이다.

Table6.

Analysis of electron transfer model’s Ignorance related to completing the redox reaction in chemistry I textbooks of 2009 & 2015 Revised Curriculum

Type 2009 Revised Curriculum 2015 Revised Curriculum
1 B, C, D J, L, P, Q
2 A I, K, N, O
3 - M

2009 개정 교육과정은 3종,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4종의 교과서가 유형 1에 해당하였다. 반면, 유형 2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 1종,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4종의 교과서가 해당하였다. 선행 연구48에서 지적한 것과 같이 유형 2에 해당하는 교과서 서술은 산화수 변화와 실제 전자 이동을 동일시하므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명확하게 드러내지 못하는 문제를 가진다. 또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 1종이 전자 이동으로 설명하는 유형 3에 해당하였고,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에서는 이 유형이 분석되지 않았다. 따라서 유형 2와 유형 3에 해당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는 5종이며,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는 1종이었다. 이러한 차이를 비교할 때, 2009 개정 교육과정의 교과서보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개발한 교과서의 진술 내용이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내는 점에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물의 전기 분해. 2009 개정 교육과정 화학 II 교과서 4종, 2015 개정 교육과정 화학 II 교과서 6종 모두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고 있어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내지 않는 유형 3에 해당하였다(Fig. 8). 따라서 교육과정의 변화와 상관없이, 물의 전기 분해에서는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전혀 드러나지 못하고 있다.

Figure8.

A ‘Type 3’ not revealing Ignorance of the electron transfer model in V chemistry IV textbook of 2015 Revised Curriculum.

jkcs-65-358-f008.tif

전자 이동 모델로 물질의 전기 분해가 산화·환원 반응이라고 설명하는 것은 화학사에서 오랫동안 받아들여진 설명이다.49 전극을 통한 전자의 이동으로 설명하는 산화·환원 반응은 금속이나 이온 물질의 반응을 설명할 때는 전극 사이 도선으로 전자가 이동하는 전류의 표현과도 충돌이 없으므로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하지만 공유결합물질이 관여하는 전기 분해 반응에서는 전자 이동 모델이 혼란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선행 연구49,50에서 전자 이동 모델로 물의 전기 분해를 설명할 수 있는 Fig. 9와 같은 산화·환원 반응식을 제시하였다. 이 설명은 이미 분해된 수소 이온화 수산화 이온이 전자를 받아서 수소 기체와 산소 기체를 발생한다는 것이다. 즉, 물속에 이미 이온이 존재하고, 따라서 전자 이동 모델로 물의 전기 분해를 일관성 있게 설명한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외국의 교과서 15종에서 제시하였지만, 한국의 교과서에서는 전혀 제시되지 않았다.

Figure9.

An explanation on electrolysis of water by the electron transfer model.49,50

jkcs-65-358-f009.tif

예비교사들의 인식 분석

예비교사들을 대상으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설문에서 문항 1에 해당하는 금속과 이온의 산화·환원 반응은 모든 예비교사들이 전자 이동 모델로 일관성 있게 설명하였다. 따라서 예비교사들이 금속과 이온의 산화·환원 반응에서는 전자 이동 모델을 모두 이해한 것으로 판단하였고,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 유형 분류에서 제외하였다. 그러나 문항 2에 해당하는 수소와 염소 기체의 산화·환원 반응과 문항 3에 해당하는 물의 전기 분해를 각각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지 물어본 결과, 교과서와 마찬가지로 세 가지 유형으로 분석되었다. 즉, 두 문항에서 모두 공유결합물질의 반응이므로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고 응답하여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완전히 인식하였다고 판단되는 유형 1, 두 문항 중 한 문항에서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고 응답하여 불완전하게 인식한 것으로 판단되는 유형 2, 그리고 두 문항 모두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고 응답하여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다고 판단되는 유형 3으로 구분하였다. 이때 유형 2는 문항 2에서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고 응답한 예비교사들과 문항 3에서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고 응답한 예비교사들로 분류하였다. Table 7은 예비교사들의 인식을 분석한 결과이다.

Table7.

The result of analyzing the perceptions of pre-service teachers

Type PT Number of PT(%)
1 PT 7 1(4.2%)
2 Item 2 PT 4, PT 5, PT 8, PT 9, PT 14, PT 15, PT 16, PT 19, PT 20, PT 23 10(41.7%)
Item 3 PT 6, PT 12, PT 17 3(12.5%)
3 PT 1, PT 2, PT 3, PT 10, PT 11, PT 13, PT 18, PT 21, PT 22, PT 24 10(41.6%)

예비교사 중 단 1명만이 유형 1에 해당하였으며, 13명은 불완전하게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였다. 특히 물의 전기 분해 반응에 관련된 문항에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하는 비율이 높았다. 이는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개발한 교과서 모두 물의 전기 분해 반응에 관련된 서술에서 일관성 있게 유형 3을 제시한 것과 관련이 있다. 또한 10명은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였다.

공유결합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은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고 응답하여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한 유형 1에 해당하는 PT 7의 응답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수소와 염소 기체 간 반응은 교과서의 산화수 변화로 산화·환원 반응임을 설명해야 한다. 물의 전기 분해는 음극에서는 수소 기체가 양극에서는 산소 기체가 산화수가 변하는 산화·환원 반응을 한다고 설명해야 한다.”

PT 7은 공유결합 물질인 수소, 염소, 물의 산화·환원 반응을 모두 산화수 변화로 설명하였다. 따라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모두 인식한 것으로 보았다.

문항 2와 문항 3 중 한 문항에서만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고 응답하여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불완전하게 인식한 것으로 판단되는 유형 2에 해당하는 예비교사 13명 중 문항 2의 수소와 염소 반응에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한 사례에 해당하는 PT 20의 응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수소와 염소 기체 사이의 반응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의 흐름이 없다. 메커니즘이 제시되어야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물의 전기 분해 반응에서는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전자의 흐름이 존재한다. 따라서 전자 이동 모델로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PT 20은 물의 전기 분해 반응에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하였다. 유일하게 3명의 예비교사만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을 산화수 변화로 설명하였다. 즉 물의 전기 분해 반응에서만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였다. 이에 해당하는 PT 6의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PT 6은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는 것은 문제가 있음을 인식하였다.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은 양적 관계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수식을 표현한 것으로 전자 이동 모델로 상황을 설명하는 것에 문제가 있다.”

한편, 두 문항 모두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여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전혀 인식하지 못한 유형 3에 해당하는 10명의 예비교사 중 한 명인 PT 1의 응답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염소가 수소로부터 전자를 받아 환원되었고 수소는 염소에게 전자를 주어 산화되었다. 물의 전기 분해의 두 극에서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기 때문에 산화·환원되었다고 할 수 있다.”

유형 3에 해당하는 또 다른 사례인 PT 2의 응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수소와 염소 기체 간 반응은 결합이 끊어지고 새로 결합이 생겼기 때문에 전자가 이동하는 반응이다.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은 결합이 끊어지고 새로 결합이 생겼기 때문에 전자가 이동하는 반응이다.”

이들은 모두 전자 이동 모델로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함으로써 내적 일관성을 유지하였지만,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는 전혀 인식하지 못함을 알 수 있었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는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 화학 I, 화학 II 교과서에서 산화·환원 현상을 설명하는 전자 이동 모델의 제시 방법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전자 이동 모델의 전제 조건에 관한 내용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화학 I 교과서 중 1종만 제외하고 3종의 교과서가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냈으나,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모든 화학 I 교과서는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드러내었다.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한 모델의 개발과 활용 측면에서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산화·환원 반응식 완성에 관한 내용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은 화학 I 교과서 4종 중 1종, 2015 개정 교육과정은 화학 I 교과서 9종 중 4종이 공유결합물질이 관여하는 산화·환원 반응을 전자 이동과 산화수 변화를 혼용하여 설명하였고 2015 개정 교육과정 화학 I 교과서 1종은 전자 이동 모델로만 설명하였다. 이러한 교과서 설명으로는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할 수 없으며,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강조한 모델의 개발과 활용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또한 물의 전기 분해 반응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모든 화학 II 교과서에서 물의 전기 분해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이 부분 역시 모델의 개발과 활용 측면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렇게 2009 개정 교육과정과 2015 개정 교육과정을 대비하여 교과서를 비교 분석한 결과, 교육과정에 따른 교과서 서술의 일관성이 나타나지 않았고, 특히 모델의 개발과 활용 측면에서 반대 양상을 나타내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 모델의 개발과 활용 측면을 강조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명시적으로 드러내지 못한 이유는, 이를 교과서 서술 방식에까지 반영하여야 한다는 교과서 저자들의 인식이 부족하였기 때문이라고 본다. 하지만, 실험이나 탐구 활동과 같은 과학 활동에 기능의 다양한 영역들이 포함되도록 노력하는 것뿐 아니라, 교과서에서 서술되는 다양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제시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앞으로 2022 개정 교육과정에 맞추어 새로운 방향의 과학 교육이 이루어질 때, 여전히 ‘기능’의 강조가 이루어진다면 교과서 서술에도 모델의 이그노런스가 포함될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교과서에서 공유결합 물질이 관여하는 산화·환원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는 문제점은 학생과 교사의 모델에 대한 인식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예비교사 교육에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을 포함하는 과학의 본성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확인하고자 화학 교육을 전공한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을 분석하였다. 분석 결과, 거의 모든 예비교사가 전자 이동 모델의 불일치 상황인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에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불완전하게 인식하거나,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특히 불일치 상황 중 물의 전기 분해 반응에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비율이 낮은 것은 앞서 교과서 분석 결과와도 관련이 깊다.

모델과 모델링에 대한 메타적 이해는 모델링의 중요성, 가치, 필요성에 대한 인식과 함께 교사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역량으로 모델링 PCK에 해당한다.51 하지만 거의 대다수 예비교사가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 못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음을 이 연구에서 확인하였다. 따라서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중요한 목표인 모델링 교육 실현을 위해서 교과서 서술 내용에 모델의 이그노런스, 더 나아가 메타-이그노런스가 드러나도록 개선될 필요가 있다. 서론에서 제안한 바와 같이, 극성 공유결합 물질인 염산이 물에서 해리되어 염소 이온과 수소 이온으로 나누어질 때 공유결합하던 염산에서 염소로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 염소는 음이온이 되고 수소는 양이온이 된다. 그러나 이 반응은 산화·환원 반응이 아니며, 산·염기 반응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해당한다. 산·염기 반응과 산화·환원 반응을 모두 배우는 고등학교 화학 교과서에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다루기 위해서는 두 반응을 다른 단원으로 분리하지 말고, 한 단원으로 통합하여 모델들을 비교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산·염기 반응을 설명하는 아레니우스 모델을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하는 전자 이동 모델과 비교하여, 염산이 물에서 해리되어 공유결합이 끊어지고 이온이 형성되는데, 이를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지 않고 아레니우스 모델로 설명하는 지에 대해 인식하도록 함으로써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을 유도할 수 있다. 내용의 분량 때문에 두 단원으로 분류하는 것이 필요하다면, 먼저 제시되는 산·염기 단원 후에 산화·환원 단원에서 독립적으로 산화·환원에 관련된 내용만 제시하지 말고, 앞 단원에 제시된 산·염기 모델과 비교하는 내용을 포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으로 학생들이 염산이 해리되는 현상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은 인식할 수 있지만, 왜 산화·환원 반응이 아닌지는 구체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이를 위해서는 서론에서 제시된 바와 같이 공유결합 물질의 반응에서 전기음성도 순서의 변화를 기준으로 산화·환원 반응을 판단하는 구스타인 모델의 제시가 필요하다고 본다. 구스타인 모델이 지금까지 고등학교 화학 교육과정에 한번도 제시되지 못하였지만, 이 모델은 전기음성도를 이해하고 있으면, 이를 기준으로 산화·환원 반응을 판단하는 것이므로 학생들의 이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또한 예비 화학 교사 교육을 통해 미래의 화학 교사들이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고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예를 들어 전자 이동 모델과 다른 모델이라고 할 수 있는 전기음성도 순서의 변화로 설명하는 구스타인 모델을 제시하여 전자 이동 모델의 메타-이그노런스를 인식하도록 교사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다. 이러한 다른 모델의 제시를 통해 전자 이동 모델의 이그노런스와 메타-이그노런스를 교사들과 학생들이 인식하게 된다면, 모델을 더욱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에서 제안한 모델링 교육 프로그램의 효과를 검증하는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 또한 산화·환원 반응뿐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모델링 교육 프로그램이 지속해서 개발되어, 교과서 내용 및 교사 교육에 적용되는 노력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Acknowledgements

이논문은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9S1A5C2A04081191/NRF-2019R1A2B5B01069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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