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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과학영재 학생들의 산-염기 모델의 인지 수준 분석


Abstract

본 연구에서는 중등학교에서 가르치는 두 유형의 산-염기 모델에 대한 고등학교 과학영재 학생들의 모델 인지 수준을 분석하였다. 학생들의 모델 인지 수준을 알아보기 위하여 산-염기 반응과 산과 염기의 해리와 관련된 12개의 문항으로 구성된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연구 대상자는 2개의 과학영재학교에서 95명의 학생들이었다. 설문 분석 결과, 두 모델의 일치 상황, 불일치 상황, 설명할 수 없는 범위의 상황에서 모델 인지 수준은 6가지로 분석되었다. 산-염기 반응의 문항에서는 가장 많은 비율의 학생들이 두 모델을 모두 이해하는 수준이었고, 산과 염기의 해리 문항에서는 두 모델을 이해하고, 한 모델이 갖는 한계를 인식하는 ‘인지된 이그노런스’만 인식하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두 모델이 갖는 한계도 인식하고, 모델이 설명하지 못하는 범위인 ‘미인지된 이그노런스’까지 모두 인식한 학생은 단 1명 뿐이었다. 이를 통해 과학영재 학생들의 모델 인지 수준을 높이기 위한 교육적 노력이 필요함을 주장하였다.

Translated Abstract

In this study, the model cognition level of high school science-gifted students about the two types of acid-base models taught in secondary schools was analyzed. In order to find out the model cognition level of students, 12 items were developed based on the acid-base reaction and the dissociation reaction of acids and bases. The subjects of the study were 95 students of two science-gifted schools. As a result of the questionnaire analysis, model cognition levels were analyzed 6 levels in the context of consistency, inconsistency, and unexplainable scope of the two models. In the acid-base reaction item, the largest percentage of students cognized only understanding of the two models. In the acid-base dissociation reaction item, they understood the two models and perceived the ‘Known Ignorance’ that cognizes the limitations of one model. However, there was only one student who perceived the limitations of both models and all of the ‘Unknown Ignorance’ that the model could not explain. Through this, we argued that there is a need for educational efforts to raise the model cognition level of science-gifted stu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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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최근 과학 교육 목표로 강조되는 과학적 소양 교육은 과학적 개념과 이론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과학적 기능(practice)과 과학 발전에 대한 지식이 포함된다.1 이때 과학적 기능(practice)은 ‘과학을 아는 것(knowing of science)’과 ‘과학을 하는 것(doing of science)’이 통합된 것이다.2 즉, 과학적 기능은 과학 지식의 본질과 지식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대한 지식으로 과학의 본성에 대한 이해를 의미한다.3 이를 반영하여 과학 교육에서는 과학적 기능의 하위 항목으로 모델을 활용한 교육 및 모델의 본성에 대한 이해 등을 강조하고 있다.46

이때, 모델은 예측과 설명을 생성할 수 있는 표현, 규칙 및 추론 구조의 집합5을 의미하며, 단편적인 지식이나 개념과는 다르다. 즉 모델은 인지 행위자가 현상을 추론하는 도구이며, 인지 행위자의 인지 과정을 반영한 것이다.7 즉, 인지 행위자가 모델을 구성할 때, 현상을 경계 짓고(bound), 필터링하고(filter), 단순화(simplify) 및 표현(represent)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인지 과정을 경험한다. 따라서 모델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모델러가 선택한 부분과, 선택하지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 이렇게 모델은 인지 행위자에 의해 정의되며, 자연 현상 그 자체가 아니라 현상의 일부를 채택하여 새롭게 재구성한 것이다. 따라서 모델은 현상 중 일부에 대한 설명만 가능하며, 설명할 수 없는 범위가 존재한다는 본성을 가진다. 이때 모델러의 의도와 목적에 따라 모델이 설명하는 영역이 결정된다.8,9

모델은 목적과 의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평가되기 때문에7 모델의 목적과 의도를 파악하는 것은 모델링에서 중요한 평가 기준을 아는데 필요하다. 즉, 모델이 설명하는 영역에 대한 이해는 모델의 한계와 함께 모델의 목적을 이해하는데 중요하다. 이때, 모델이 설명하는 영역에 대한 이해는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10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인식은 모델이 설명할 수 없는 영역을 알게 하면서, 동시에 모델이 설명하는 영역을 명료하게 해 모델을 제대로 알게 해준다. 따라서 오늘날 과학 교육에서 강조하는 모델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는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것이 필요하다.11 특히 Firestein12,13은 ‘이그노런스’가 과학의 가치를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고 하였으며, Smithson14은 ‘이그노런스’에 대한 인식이 새로운 모델의 발견, 탐구 및 창의성을 기르는 것과도 연결된다고 하였다.

따라서 모델을 구성하는 모델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그노런스’의 인식은 모델의 본성과 목적에 대한 지식인 과학 메타모델링지식(MMK, Meta-Modeling Knowledge)의 이해를 불러온다. 과학 MMK는 과학에 대한 정확한 인식론을 개발하기 위해서 필요한 지식이며,5 여기에는 모델의 본성, 목적, 모델링 과정 및 모델 평가와 수정에 대한 지식 등이 포함 된다.5,15-18 과학 MMK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과학의 본성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으며, 과학 모델을 사용하고 개발하는 능력이 저해될 수 있다.5 하지만 많은 국내외 선행 연구들에서 교사들과 학생들의 MMK에 대한 이해가 부족함을 보고하였다.1924

최근 과학영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 MMK의 발달 단계를 분석한 연구에서 학생들이 대부분 모델을 객관적으로 인식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25 학생들은 과학 MMK의 이해보다 높은 수준의 실행을 할 수 없음을 보고하였다.26 따라서 과학영재 학생들에게 과학의 본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과학 MMK 이해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학생들이 알고 있는 과학 모델을 불일치한 상황에 적용하거나, 과학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와 관련된 교육의 효과에 대한 연구들27,28을 통해 모델에 대한 불일치 상황이 학생들이 과학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을 밝혔다.29 즉, 모델의 불일치 상황은 모델에 대해 성찰하는 인식적 인지(epistemic cognition)30,31를 가능하게 하며, 이는 과학 MMK에 대한 이해에 이르게 한다. 또한 모델에 대한 인식적 인지에 해당하는 과학 MMK 이해는 교과에 기반한 영역 특수적(domain-specific) 접근에서 가능하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화학 교과에서 산-염기 모델인 Arrhenius 모델과 Brønsted–Lowry 모델을 중심으로 연구하고자 한다.

국내외 선행 연구3237에서 학생들과 교사들이 산-염기 모델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음을 공통적으로 보고하였다. 이는 과학자의 의도와 인식을 모델이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7 그러나 화학 교과서에서는 산-염기 모델이 갖는 ‘이그노런스’를 명시적으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28 또한 화학 교사들도 산-염기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인식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10 따라서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에 대한 연구는 일반 고등학교 학생 및 교사들을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과학자로 진로를 선택한 과학영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연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특히 모델의 ‘이그노런스’에 대한 인식은 새로운 모델의 발견, 탐구 및 창의성을 기르는 것과도 연결되므로, 과학영재 학생들은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보다 높은 수준의 과학 MMK 이해가 필요하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본 연구는 화학 I과 화학 II의 산·염기 모델을 모두 학습한 과학영재 학생들의 산-염기 모델 인지 수준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전국의 8개 과학영재학교 중 1개 학교와 20개의 과학고등학교 중 1개 학교를 선정하였다. 대상 학교의 선정은 연구자의 연구 목적과 취지를 이해하며 적극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학교로 편의표집(convenience sampling)하였다. 과학영재학교와 과학고등학교는 과학영재 교육의 대표적 공교육 기관으로 학교의 설립 목적과 선발 방법, 교육과정에 차이가 있으나, 고등학교 과학영재 교육이 단계적으로 진행된 3학년 학생들이기 때문에 차이가 유의미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였다.

선정된 학생들은 교육과정에 따라 화학 I, II 및 심화 화학을 배운 후로, 현재 진로와 관련하여 AP과목으로 일반화학 I과 일반화학 II를 수강하고 있는 3학년 학생들이었다. 따라서 화학의 산-염기 모델에 대한 심화 학습이 이루어진 상태였다. 설문에 앞서 연구자의 연구 목적과 취지를 충분히 설명하고, 연구 참여 동의를 받았다. 과학영재학교는 전체 63명 중 남학생은 59명, 여학생은 4명이었고, 과학고등학교는 전체 32명 중 남학생 26명, 여학생 6명이었다.

문항 개발 및 분석 기준

선행연구38에 따르면 ‘이그노런스’의 영역(domain of ignorance)에는 자신이 알지 못함을 아는 것(Known unknowns)과 자신이 알지 못함을 모르는 것(unknown unknowns)이 포함된다. 여기에서 자신이 알지 못함을 아는 것(Known unknowns)은 모델의 한계를 파악하는 것에 해당되며 그 외에도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에는 자신이 알지 못함을 모르는 것(unknown unknowns)이 포함된다. 이때, ‘모른다는 것을 안다’는 인식론적 반성에서 앎의 적용 범위를 인식할 수 있는 것39과 같이 모델을 제대로 안다는 것은 모델의 목적과 의도가 적용되는 범위에 대해 인식하는 것으로,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으로 범위가 명료해진다. 따라서 모델의 한계를 파악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이를 근거로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드러나는 자신이 알지 못함을 아는 것(known unkowns)을 ‘인지된 이그노런스(Known Ignorance)’라고 명명하였다. 또한 모델로 설명할 수 없는 범위의 상황에서 다른 모델이 설명할 때 드러나는 자신이 알지 못함을 모르는 것(unkown unknowns)을 ‘미인지된 이그노런스(Unknown Ignorance)’로 명명하였다. 이를 Fig. 1에 제시하였다.

Figure1.

Types of Ignorance.

jkcs-65-37-f001.tif

선행연구31에 따르면 인지 과정은 일반적 사고에 해당하는 인지(cognition), 인식적 문제에 대해 사고하는 인식적 인지(epistemic cognition)와 이의 메타 수준인 인식적 메타인지(epistemic metacognition) 수준으로 나눌 수 있다.

이를 근거로 모델을 이해하는 수준은 일반적 사고에 해당하는 인지(Cognition) 수준으로 보았다. 다음으로 한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드러나는 ‘인지된 이그노런스(Known Ignorance)’를 인식하는 수준을 모델의 인식적 인지(Epistemic cognition)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마지막으로 한 모델로 설명할 수 없는 범위를 다른 모델로 설명하는 상황에서 드러나는한 모델의 ‘미인지된 이그노런스(Unknown Ignorance)’를 인식하는 수준을 모델의 인식적 메타인지(Epistemic metacognition) 수준으로 구분하였다.

이를 근거로 모델 인지 수준을 도식화하면 Fig. 2와 같다. 단, A, B 모델은 임의의 모델이다.

Figure2.

Model cognition level.

jkcs-65-37-f002.tif

두 산-염기 모델의 인지 수준은 교차적으로 분석하면 총 6수준으로 구분할 수 있다. 모델을 단순히 이해하는 인지(cognition) 수준에서 가장 낮은 I 수준은 두 모델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다음 II 수준은 Arrhenius 모델이나 Brønsted-Lowry 모델 중 한 모델만 이해하는 경우이다. III 수준은 Arrhenius 모델과 Brønsted-Lowry 모델을 모두 이해하는 경우이다. IV 수준부터 모델에 대한 ‘이그노런스’에 대한 인식이 시작되는 것으로 보았다. 모델을 인식적 인지(epistemic cognition)하는 수준인 IV 수준은 Arrhenius 모델이나 Brønsted-Lowry 모델 중 한 모델 혹은 두 모델 모두의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경우이다. 모델을 인식적 메타인지(epistemic metacognition)하는 수준에서 V 수준은 한 모델의 ‘미인지된 이그노런스’까지 인식한 경우이다. VI 수준은 두 모델의 ‘미인지된 이그노런스’까지 인식하한 경우이다. 따라서 모델의 인지 수준을 근거로 Arrhenius 모델과 Brønsted-Lowry 모델에 대해 수준별 1문항씩 총 6개 문항을 개발하고, 산-염기 반응과 산과 염기의 해리 상황에서 알아보고자 최종 12문항으로 개발하였다. 이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모델의 이그노런스 인식을 분석한 선행 연구10에서 4문항을 개발한 것보다 상세한 단계로 문항 개발이 이루어진 것이다. 이는 모델의 개수와 상황의 개수가 조합된 결과이며, 분석에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또한 문항 개발의 의도를 현장 교사들에게 검토받는 과정을 거쳐 정교화하였다. Table 1에 문항별 분석 기준을 제시하였다.

Table1.

Analysis criteria of acid-base reaction and dissociation phenomena questions

Context Ignorance Analysis criteria Response example
Acid-base reaction Consistency of Arrhenius model in quantitative relationship - Can the Arrhenius model explain the quantitative relation- ship (MV = M'V') in the neutralization reaction of strong acids and strong bases? It can be explained because the strong acid and strong base react in the same amount.
Inconsistency of Arrhenius model in quantitative relationship Known Ignorance of Arrhenius model Can the Arrhenius model explain the quantitative relation- ship (MV = M'V') in the neutralization reaction of weak acids and strong bases? It cannot be explained because reversible reactions occur between weak acid and strong base
Unexplainable scope of Arrhenius model related to pH in reaction product Unknown Ignorance of Arrhenius model Can the Arrhenius model explain the pH of solution after acid and base reaction compared to the Brønsted-Lowry model? The pH after the reaction of acid and base can not be explained by the Arrhenius model.
Consistency of Brønsted -Lowry model related to pH in reaction product - Can the Brønsted-Lowry model explain the pH of solution after weak acid and strong base reaction? It can be explained the pH of the solution because the reaction between weak acid and strong base is a reversible reaction.
Inconsistency of Brønsted-Lowry model related to pH in reaction product Known Ignorance of Brønsted-Lowry model Can the Brønsted-Lowry model explain the pH of solution after strong acid and strong base reaction? It cannot be explained because strong acid and strong base reactions are irreversible.
Unexplainable scope of Brønsted-Lowry model in quantitative relationship Unknown Ignorance of Brønsted-Lowry model Can the Brønsted-Lowry model explain the quantitative relationship (MV = M'V') in the neutralization reaction of acids and bases compared to the Arrhenius model? The application of a quantitative relationship can not be explained by Brønsted–Lowry model.
Acid & base dissociation Consistency of Arrhenius model related to Ionization degree - Can the Arrhenius model explain that ionization degree of strong acids or strong bases is 1 in a dilute aqueous solution? The ionization degree can be explained as 1 because the strong acid is 100% ionized.
Inconsistency of Arrhenius model related to Ionization degree Known Ignorance of Arrhenius model Can the Arrhenius model explain that ionization degree of strong acids or strong bases is less than 1 in a dilute aqueous solution? It can not be explained because reversible reactions occur.
Unexplainable scope of Arrhenius model related to Ionization constant Unknown Ignorance of Arrhenius model Can the Arrhenius model explain the ionization constant that presupposes a reversible reaction compared to the Brønsted-Lowry model? The ionization constant that presupposes a reversible reaction can not be explained by the Arrhenius model.
Consistency of Brønsted-Lowry model related to Ionization constant - Can the Brønsted-Lowry model can explain the ionization constants of weak acids and weak bases, which assumes a reversible reaction? Ionization constant of weak acid can be explained by the reversible reaction.
Inconsistency of Brønsted-Lowry model related to Ionization constant Known Ignorance of Brønsted-Lowry model Can the Brønsted-Lowry model can explain the ionization constants of strong acids and strong bases, which assumes a reversible reaction? It cannot be explained because strong acid reacts irreversibly
Unexplainable scope of Brønsted-Lowry model related to Ionization degree Unknown Ignorance of Brønsted-Lowry model Can the Brønsted-Lowry model explain the ionization degree in a dilute aqueous solution compared to the Arrhenius model? Ionization degree in a dilute aqueous solution can not be explained by Brønsted–Lowry model.

산-염기 반응에서 Wobbe와 Albert40는 강산과 강염기가 반응에 적용하는 양적 관계 공식(nMV = n′M′V′)을 약산 또는 약염기가 관여하는 중화 반응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즉,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에 대한 설명은 Arrhenius 모델의 관점이다. 따라서 “강산과 강염기의 반응에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nMV = n′M′V′) 적용을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Arrhenius 모델의 일치 상황에 대한 이해를 분석하였다. 또한 “약산과 강염기의 반응에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nMV = n′M′V′)적용을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Arrhenius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판단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Brønsted-Lowry 모델과 비교하여, Arrhenius 모델로 용액의 pH를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Arrhenius 모델로 설명하지 못하는 범위의 상황에서 ‘미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알아보았다.

Carr32는 약산과 약염기가 관여하는 반응에서 반응 후 용액의 pH를 Arrhenius 모델로 설명하는데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용액의 pH는 물과의 반응을 전제하므로 Brønsted-Lowry 모델 관점이다. 따라서 “약산과 강염기의 반응 후 용액의 pH를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Brønsted-Lowry 모델의 일치 상황에 대한 이해를 알아보았다. 또한 “강산과 강염기의 반응에서 생성된 용액의 pH를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Brønsted-Lowry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Arrhenius 모델과 비교하여, Brønsted-Lowry 모델로 중화 반응의 양적 관계(nMV=n’M’V’)적용을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Brønsted-Lowry 모델이 설명하지 못하는 범위의 상황에서 ’미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알아보았다.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이온화도와 관련된 선행 연구36,4144에서는 매우 묽은 수용액에서 강산의 이온화도는 ‘100% 해리한다.’ 혹은 ‘1이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일반화학 교재46에서도 강산은 물에서 완전히 이온화하여 수용액에서 분자 상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고 있다. 여기서 이온화도는 용매인 물에서 비가역으로 해리하는 것을 전제하므로 Arrhenius 모델 관점이다.41,44 따라서 “강산과 강염기는 묽은 수용액에서 이온화도가 1임을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Arrhenius 모델의 일치 상황을 이해하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강산과 강염기는 묽은 수용액에서 이온화도가 1보다 작은 것을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Arrhenius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Brønsted-Lowry 모델과 비교하여, Arrhenius 모델로 가역 반응을 전제하는 이온화 상수를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Arrhenius 모델이 설명하지 못하는 범위의 상황에서 ‘미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알아보았다.

이온화 상수 개념은 가역 반응을 전제하는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되는 개념으로 강산과 강염기의 경우 이온화 상수의 분모에 해당하는 반응물의 농도가 거의 0에 가까워서 이온화 상수로 표현할 수 없다.36,44 또한 일반 화학 교재45,46에서도 동일하게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약산과 약염기의 이온화 상수를 가역반응을 전제하는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Brønsted-Lowry 모델의 일치 상황을 이해하는지 알아보았다. 또한 “강산과 강염기의 이온화 상수를 가역반응을 전제하는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Brønsted-Lowry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Arrhenius 모델과 비교하여, Brønsted-Lowry 모델로 묽은 수용액 상태의 이온화도를 설명할 수 있는가?”를 분석 기준으로, Brønsted-Lowry 모델이 설명할 수 없는 범위의 상황에서 ‘미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지 알아보았다.

설문지의 타당도와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2차에 걸쳐 설문지를 개발하였다. 1차로 화학 교육 전문가 2인과 화학 교육 박사 과정 1인이 선행 연구10를 통해 개발한 설문 문항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설문으로 수정한 후, 학생 5인을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실시하였다. 그 결과를 통해 연구자의 해석과 실제 설문에 응답한 학생들의 생각이 일치하는지를 확인하고, 화학교육 전문가 1인, 화학 교육 박사 과정 1인이 검토하고 수정하여 최종 설문지를 완성하였다. 문항의 내용 타당성을 높이기 위해 발문 구성과 의도의 명료한 전달에 초점을 맞추어 수정과 보완을 하였다. 설문은 학생들이 ‘설명할 수 있다.’, ‘설명할 수 없다.’, ‘잘 모르겠다.’ 중 선택하게 한 후 그 이유를 기술하도록 안내하였다.

최종 완성된 설문을 학생 95명에게 실시한 후 설문 결과를 분석하였다. 설문 결과는 질적 자료의 일반적인 분석법47에 따라 유목화를 하였다. 연구자가 설문 답변의 패턴을 탐색하여 1차로 유목화한 후에 과학 철학 전문가 1인, 화학 교육 전문가 1인 및 화학 교육 박사 과정 1인이 교차검증을 하였으며, 유목화와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모델 인지 I 수준

두 모델의 이해가 모두 부족한 경우를 모델 인지 I 수준으로 분류하였다. 학생들의 응답 중에서 설문에 제시된 각 모델의 정의를 그대로 용어 반복하거나, 무응답한 경우에는 그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산-염기의 반응과 관련된 문항에서는 모델 인지 I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은 없었다. 반면 산과 염기의 해리와 관련된 문항에서는 두 모델에 대한 이해가 모두 부족한 학생은 13명(13.7%)이었다. 그 중 한 명인 66번 학생은 “모델의 정의는 배웠지만, 현상에 적용하여 설명하는 것은 다뤄보지 못했다”고 설문에 기술하였다.

모델 인지 II 수준

산-염기 반응과 관련된 문항에서는 모델 인지 II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이 19명(20%) 이였다. 이들 중 Arrhenius 모델은 이해하고 있으나 Brønsted–Lowry 모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1명(1.1%)이고, 반대로 Brønsted–Lowry 모델은 이해하고 있으나 Arrhenius 모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18명(18.9%) 이었다. 따라서 Brønsted–Lowry 모델만 이해하는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한편,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모델 인지 II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이 26명(27.4%)으로 높았다. 이들 중 Arrhenius 모델은 이해하고 있으나 Brønsted–Lowry 모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10명(10.5%)이고, 반대로 Brønsted–Lowry 모델은 이해하고 있으나 Arrhenius 모델을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는 16명(16.8%)이었다. 따라서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도 Brønsted–Lowry 모델만 이해하는 학생 비율이 더 높았다. 또한 산-염기 반응보다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학생들의 모델 인지 II 수준의 비율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이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응답 사례를 Table 2에 제시하였다.

Table2.

Students' response examples of the model cognition II level

Context Analysis criteria (Student) Consistency of Arrhenius model Consistency of Brønsted–Lowry model
Acid-base reaction Understanding of Arrhenius model (Student 22) It can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because H+ and OH- of strong acids and strong bases react in the same amount. As H+ moves, the pH of the solution can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Understanding of Brønsted–Lowry model (Student 91) I don't know how to explain the application of a quantitative relationship by Arrhenius model. It can be explained using dynamic equilibrium by Brønsted–Lowry model.
Acid and base dissociation Understanding of Arrhenius model (Student 2) It can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that the degree of ionization is 1 according to the number of moles of hydrogen ions ionized by a strong acid. Since H+ is released, the ionization constant of weak acid can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Understanding of Brønsted–Lowry model (Student 21) It cannot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because it is not a reaction that releases H+ and OH-. It can be explained by Brønsted–Lowry model that Ka is small because there is a few H+ and anions in an aqueous solution.

산-염기 반응에서 22번 학생은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 • 강산과 강염기 반응에서 같은 양의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이 반응하므로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 • 수소 이온이 이동하므로 Arrhenius 모델로 용액의 pH를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22번 학생은 Arrhenius 모델은 이해하지만, Brønsted–Lowry 모델은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한편 같은 반응 상황에서 91번 학생은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 • Arrhenius 모델로 양적 관계 적용을 설명하는 것을 모르겠다.

  • • Brønsted–Lowry 모델로 동적 평형을 써서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91번 학생은 Arrhenius 모델은 이해하지 못하고, Brønsted–Lowry 모델은 이해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2번 학생은 Arrhenius 모델의 일치 상황과 Brønsted–Lowry 모델의 일치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 • 강산에 의해 이온화되는 수소 이온의 몰수에 따라 이온화도가 1을 Arrhenius 모델로 설명 할 수 있다.

  • • 수소 이온이 해리되기 때문에 약산의 이온화 상수를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2번 학생의 응답은 “Arrhenius 모델로 강산의 이온화도는 1이라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라는 의미로 해석하여 Arrhenius 모델은 이해하지만, Brønsted–Lowry 모델은 이해하지 못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와 반대로 21번 학생은 응답은 다음과 같다.

  • •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을 내놓는 반응이 아니므로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

  • • 수용액에서 수소 이온과 음이온이 적게 존재하기 때문에 이온화 상수가 작다고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21번 학생은 Arrhenius 모델을 이해하지 못하지만, Brønsted–Lowry 모델을 이해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처럼 II 수준에서 Arrhenius 모델만 이해하는 학생들의 비율보다 Brønsted–Lowry 모델만 이해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과학영재 학생들의 특성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Arrhenius 모델보다 Brønsted–Lowry 모델이 더 확장된 개념으로 산-염기 현상을 포괄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에31,48 과학영재 학생들의 경우에는 일반 고등학교 학생들과 달리 산-염기 모델에서 Arrhenius 모델을 배우지 않고 바로 Brønsted–Lowry 모델을 다루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들은 Arrhenius 모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다.

모델 인지 III 수준

산-염기 반응에서는 모델 인지 III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은 62명(65.3%)이었고,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는 19명(20.0%)이었다. 따라서 산-염기 반응에서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보다 학생들의 모델 인지 III 수준의 비율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산-염기 반응에서는 모델 인지 II 수준보다 학생 비율이 높고,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는 이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비율이 낮았다. 이 수준의 응답 사례를 Table 3에 제시하였다.

Table3.

Students' response examples of the model cognition III level

Context Analysis criteria (Student) Consistency of Arrhenius model Consistency of Brønsted–Lowry model
Acid-base reaction Understanding of Arrhenius model & Brønsted–Lowry model (Student 9) It can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because H+ of strong acid and OH- of strong base react in the same amount. It can be explained by Brønsted–Lowry model because the anion of the weak acid acts as a base to receive H+ and the pH of the solution becomes basic.
Acid and base dissociation Understanding of Arrhenius model & Brønsted–Lowry model (Student 85) It can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that when the strong acid is mostly ionized in an aqueous solution, the ionization degree is 1. It can be explained by Brønsted–Lowry model because weak acids compete with water to exchange hydrogen ions.

산-염기 반응에서 9번 학생은 Arrhenius 모델의 일치 상황과 Brønsted–Lowry 모델의 일치 상황에서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 • 강산의 수소 이온과 강염기의 수산화 이온이 같은 양 반응하므로 설명할 수 있다.

  • • 약산의 음이온이 염기로서 수소 이온을 받아 용액의 pH가 염기성이 됨을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9번 학생은 Arrhenius 모델과 Brønsted–Lowry 모델을 모두 이해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다음은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85번 학생의 응답 내용이다.

  • • 강산이 수용액에서 모두 이온화하는 경우 이온화도가 1이 됨을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 • 약산의 경우 물과 경쟁해 수소 이온을 주고, 받을 수 있어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85번 학생도 Arrhenius 모델과 Brønsted–Lowry 모델을 모두 이해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모델 인지 IV 수준

산-염기 반응에서는 모델 인지 IV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이 9명(9.5%)이었다. 이들 중 Arrhenius 모델의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경우는 6명(6.3%)으로 Brønsted–Lowry 모델의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경우인 3명(3.2%)보다 비율이 다소 높았다.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모델 인지 IV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은 26명(27.4%)으로 모두 Arrhenius 모델의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였다. 즉 Brønsted–Lowry 모델의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경우는 없었다. 이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응답 사례를 Table 4에 제시하였다.

Table4.

Students' response examples of the model cognition IV level

Context Analysis criteria (Student) Consistency of Arrhenius model Consistency of Brønsted–Lowry model
Acid-base reaction Perception of Arrhenius model's Known Ignorance (Student 43) It cannot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because weak acids do not dissociate completely. It can be explained that the conjugate ions of strong acids and strong bases are neutral by Brønsted–Lowry model.
Perception of Brønsted–Lowry model’s Known Ignorance (Student 33) It can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because all weak acids are ionized as a result. It cannot be explained that the conjugate ions of strong acids and strong bases do not react with water by Brønsted–Lowry model.
Acid and base dissociation Perception of Arrhenius model's Known Ignorance (Student 32) It cannot be explained the ionization degree of a strong acid is less than 1 by Arrhenius model because the reversible reaction must be considered. It can be explained the value of the ionization constant of a strong acid is small by Brønsted–Lowry model.

산-염기 반응에서 Arrhenius 모델의 불일치 상황과 Brønsted–Lowry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43번 학생의 응답 내용이다.

  • • 약산이 완전히 이온화하지 않기 때문에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

  • • Brønsted–Lowry 모델로 강산과 강염기의 짝이온이 중성이 되는 것을 설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Arrhenius 모델의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지만 Brønsted–Lowry 모델의 불일치 상황은 인식하지 못함을 알 수 있다. 한편 같은 반응 상황에서 33번 학생은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 • 약산은 결국 모두 이온화하기 때문에 양적 관계 적용을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 • 강산과 강염기의 짝이온은 물과 반응하지 않기 때문에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33번 학생은 Arrhenius 모델은 이해에 그쳤지만 Brønsted–Lowry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모델의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32번 학생은 다음과 같이 응답하였다.

  • • 강산의 이온화도가 1보다 작은 경우는 가역 반응을 고려해야 하므로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

  • • 강산의 이온화 상수 값이 작은 것은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학생 32의 서술은 “Arrhenius 모델은 가역 반응을 고려하지 않으므로, 강산의 이온화도가 1보다 작은 경우를 설명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하여 Arrhenius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그러나 Brønsted–Lowry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는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처럼 과학영재 학생들이 산과 염기의 해리 현상에서 Brønsted–Lowry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경우가 없는 이유는 Brønsted–Lowry 모델을 Arrhenius 모델보다 더 확장된 것으로 인식하는 것을37,48 보여주는 사례로, 학습 환경에서 Brønsted–Lowry 모델의 불일치 상황을 제시하여 ‘이그노런스’를 인식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모델 인지 V 수준

산-염기 반응에서는 모델 인지 V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은 4명(4.2%)이었고,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는 11명(11.6%)이었다. 따라서 산-염기 반응보다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학생들의 모델 인지 V 수준의 비율이 더 높음을 알 수 있다. 이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응답 사례를 Table 5에 제시하였다.

Table5.

Students' response examples of the model cognition V level

Context Analysis criteria (Student) Unexplainable scope of Arrhenius model Unexplainable scope of Brønsted-Lowry model
Acid-base reaction Perception of Arrhenius model‘s Unknown Ignorance (Student 13) It cannot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because the pH of the solution presupposes a reversible reaction. The application of a quantitative relationship can be explained by Brønsted–Lowry model.
Acid and base dissociation Perception of Arrhenius model‘s Unknown Ignorance (Student 9) The ionization constant cannot be explained by Arrhenius model because there is no conjugate acid-conjugate base concept. Ionization degree in a dilute aqueous solution can be explained by Brønsted–Lowry model.

산-염기 반응에서 Arrhenius 모델과 Brønsted–Lowry 모델의 설명할 수 없는 범위의 상황에서 13번 학생의 응답 내용이다.

  • • 용액의 pH는 가역 반응을 가정해야 하므로 Arrhenius 모델로 설명할 수 없다.

  • • 양적 관계 적용은 Brønsted–Lowry 모델로 설명할 수 있다.

따라서 13번 학생은 Arrhenius 모델의 ‘미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그러나 Brønsted–Lowry 모델의 경우는 이해에 그쳤다.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Arrhenius 모델과 Brønsted–Lowry 모델의 설명할 수 없는 범위의 상황에서 9번 학생의 응답 내용이다.

  • • Arrhenius 모델로는 짝산-짝염기 개념이 없기 때문에 이온화 상수를 설명할 수 없다.

  • • Brønsted–Lowry 모델로 묽은 수용액 상태에서 이온화도를 설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9번 학생도 Arrhenius 모델의 ‘미인지된 이그노런스’까지 인식하지만, Brønsted–Lowry 모델의 경우는 인식하지 못하였다. 이와 같이 두 상황에서 Arrhenius 모델의 경우만 ‘미인지된 이그노런스’까지 인식하는 것은 선행 연구48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Brønsted–Lowry 모델을 Arrhenius 모델의 확장으로 이해하여 다루는 것과 관련이 깊다.

모델 인지 VI 수준

산-염기 반응에서는 모델 인지 Ⅵ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은 1명(4.2%)이었고,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는 해당 학생이 없었다. 이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의 응답 사례를 Table 6에 제시하였다.

Table6.

Students' response examples of the model cognition VI level

Context Analysis criteria (Student) Unexplainable scope of Arrhenius model Unexplainable scope of Brønsted-Lowry model
Acid-base reaction Perception of both model’s Unknown Ignorance (Student 83) It cannot explain acidity or basicity by Arrhenius model It cannot be explained by Brønsted–Lowry model because quantitative relationship can be applied when the reaction is complete.

산-염기 반응에서 83번 학생의 응답 내용은 다음과 같다.

  • • Arrhenius 모델로는 염 용액의 pH를 설명할 수 없다. 따라서 Arrhenius 모델로 산성과 염기성을 설명할 수 없다.

  • • 양적 관계는 반응이 완결되었을 때 적용이 가능하므로 Brønsted–Lowry 모델로는 설명할 수 없다.

Arrhenius 모델의 관점에서는 수소 이온을 포함한 물질이 물에 녹아 해리되었을 때 산성을 나타내며, 수산화 이온을 포함한 물질이 물에 녹아 해리되었을 때 염기성을 나타낸다. 반면 Brønsted–Lowry 모델의 관점에서는 용액의 pH를 이용해 산성과 염기성을 판단한다. 즉, 용액의 pH가 7보다 작으면 산성이고, 7보다 크면 염기성이다. 여기서 용액의 pH는 반응물과 생성물의 동적 평형을 가정하며, 화학 I 교과서에서도 동적 평형을 배운 후 pH 7을 기준으로 산성과 염기성을 판단한다. 따라서 83번 학생이 ‘Arrhenius 모델로는 염 용액의 pH를 설명할 수 없다’라고 응답하고, 그 이유로 ‘Arrhenius 모델로는 산성과 염기성을 설명할 수 없다’고 기술한 것을 다음과 같이 해석하였다. 즉, 주어진 상황을 Brønsted–Lowry 모델 관점에서 용액의 pH를 근거로 용액의 산성, 염기성을 설명해야 하므로, 이러한 상황은 Arrhenius 모델 관점에서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 것으로 판단하였다. 즉 이 학생은 pH의 개념으로 산성과 염기성을 구분하는 것은 Arrhenius 모델의 ‘미인지된 이그노런스’임을 인식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또한 Brønsted–Lowry 모델의 설명할 수 없는 범위도 인식하고 있으므로, 83번 학생은 두 모델의 ‘미인지된 이그노런스’까지 모두 인식하고 있다고 판단하였다.

결론 및 제언

본 연구는 고등학교 과학영재 학생들이 산-염기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수준을 분석하고, 과학영재 교육에 주는 함의를 제안해 보고자 하였다. 먼저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모델의 불일치 상황을 통해 드러나는 ‘인지된 이그노런스(Known Ignorance)와 모델로 설명할 수 없는 범위의 상황을 통해 드러나는 ‘미인지된 이그노런스(Unknown Ignorance)’로 정의하였다. 이러한 모델의 ‘이그노런스’의 인식에 따라 모델 인지 수준을 3 수준으로 분류하였다. 모델의 일치 상황에서는 모델을 이해하는 수준을 모델의 인지(Cognition) 수준, 모델의 불일치 상황에서 ‘인지된 이그노런스(Known Ignorance)’를 인식하는 수준을 모델의 인식적 인지(Epistemic cognition) 수준, 마지막으로 한 모델로 설명할 수 없는 범위를 다른 모델로 설명하는 상황에서 ‘미인지된 이그노런스(Unknown Ignorance)’를 인식하는 수준을 모델의 인식적 메타인지(Epistemic metacognition) 수준으로 보았다. 이를 근거로 고등학교 과학영재 학생들의 산-염기의 반응과 산과 염기의 해리에서 Arrhenius 모델과 Brønsted–Lowry 모델의 인지 수준을 분석하기 위해 설문 문항을 개발하여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학생들의 모델 인지 수준은 6 수준으로 분류되었다. I 수준은 두 모델을 모두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 II 수준은 한 모델만 이해하는 경우, III 수준은 두 모델을 모두 이해하는 경우였다. IV 수준은 두 모델을 모두 이해하고 한 모델의 ‘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경우, V 수준은 한 모델의 ‘미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경우이고 VI 수준은 두 모델의 ‘미인지된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경우였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모델을 단순히 이해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고, 특히 VI 수준에 해당하는 학생은 단 1명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학영재 학생들의 메타모델링 지식(MMK) 발달 단계를 연구한 선행 연구25에서 학생들의 발달 단계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으므로 과학 모델링 교육에서 모델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함을 지적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모델의 한계와 달리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인식하는 것은 모델에 대한 반성적 과정으로, 모델이 설명할 수 없는 범위를 인식하는 것이다. 즉 모델이 한계를 갖는다는 모델의 본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모델의 목적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다. 이는 모델과 모델링에 대한 인식적 지식인 메타모델링지식(MMK)17에 대한 이해를 가져오며, 이를 통해 과학 지식의 본질과 지식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관련된 과학의 본성을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과학영재가 갖추어야 할 과학자로서의 인식론적 신념으로 과학 영재 교육에서 추구해야 할 방향이다. 따라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강조한 교육은 과학영재 교육 전반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질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산-염기 모델을 중심으로 모델의 ‘이그노런스’를 분석한 것으로 과학 교과에서 다루는 다양한 모델에 대한 연구로 확장할 필요가 있으며, ‘이그노런스’를 활용할 교수 전략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또한 고등학교 과학영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분석되었으며 이를 일반 학생들에게 확대하는 것에 한계를 가질 수 있다. 따라서 과학 교육에서 폭넓게 모델의 ‘이그노런스’의 교육적 가치를 담론화하기 위해서는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Acknowledgements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NRF-2019R1A2B5B01069840/NRF-2019S1A5C2A0408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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