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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영재 학생들의 메타모델링 지식(MMK) 발달 및 MMK 발달수준과 실제 수행과의 관계 탐색


Abstract

이 연구는 과학영재 학생들의 MMK 발달 및 MMK 발달 수준과 실제 수행과의 관계에 대한 탐색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Rasch 모델을 이용하여 51명 학생의 MMK 발달 단계를 1년 간격으로 2번 측정하였다. 이후 교차검증을 통해 MMK 발달에 유의미한 변화가 있는지를 판단하였다. 교차검증 결과 영재학생들의 MMK 발달은 통계적으로 유미한 변화가 없었다(p>.05). 두 번째로, 7명의 영재 학생을 대상으로 MMK 발달 단계와 수행과의 관계를 분석하였다. 분석결과 학생이 수행에서 보이는 반응은 MMK 발달 단계를 능가할 수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MMK 발달 단계가 높은 학생이 실제 수행에서는 낮은 수준의 반응을 보인 경우도 있었다. 이 두 연구결과는 MMK 발달을 높일 수 있도록 현재 영재 학생들에게 제공되는 교육 프로그램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며, 이와 더불어 지식과 수행을 연결할 수 있는 영재교육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Translated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explore the progression of MMK and the relationship between MMK progression level and actual practice. First, the Rasch model was used to measure MMK progression level of 51 students twice during the interval of one year. Thereafter, chi-squared test was used to determine whether there was a significant change in MMK progression. As a result of chi-squared test, there was no statistically significant change in MMK progression (p>.05). Secondly, we analyzed the relationship between MMK progression level and practice for 7 gifted students. As a result of the analysis, it was confirmed that the student's response in practice can not exceed MMK progression level. There were also cases where students have high MMK progression level showed low response in practice. The results of these two studies show that gifted education programs are needed to increase MMK progression and to provide gifted education that can connect knowledge and pract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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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최근 국내외에서 모델(model)을 강조한 교육이 대두되고 있으며,13 우리나라의 2015 개정 과학과 교육과정에서도 모델 활용 교육에 대한 강조를 찾아볼 수 있다.4,5 모델은 표상의 대상물을 그대로 나타낸 것이 아니라 대상물에 대한 인지적 과정인 해석을 거친 현상의 표상으로서 과학자들이 만들어낸 설명체계의 일부로 정의되기도 하고,6 자연 현상을 예측하기 위한 도구로 정의되기도 한다.7,8 조혜숙 등9은 과학자들이 단순히 자연 현상이나 주장, 개념을 표상하기 위해 모델을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탐구 과정의 한 부분으로 사용한다고 이야기하였다. 모델링은 어떠한 자연 현상에 대한 의문이 생성되면 이에 대해 자신의 지식을 활용하여 자신만의 모델을 만든 후, 이 모델을 평가하고 개선하여 모델을 수정하는 일련의 활동을 말한다.10 메타모델링 지식은 모델과 모델링에 대해 인식하는 것을 포함하여 어떻게 모델이 사용되고, 왜 사용되는지에 대한 이해와 함께 모델의 강점과 약점을 아는 것이고,11 이러한 메타모델링 지식 없이는 학생들이 과학의 본성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고, 과학 모델을 사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능력이 지연되기 때문에 모델링 기반 커리큘럼에는 메타모델링 지식이 필요하다.12 학생들의 메타모델링 지식을 성공적으로 기르기 위해서는 모델에 대한 학생들의 이해와 모델링에 대한 구체적인 진단 정보가 필요한데,13 최근 우리나라 과학영재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 모델과 모델링을 성공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과학 메타모델링 지식의 발달 단계를 4단계로 밝힌 논문이 발표되었다.3 이 논문에서 4개의 단계는 크게 과학 모델이 변하지 않는 객관성에 초점을 둔 1, 2단계와 과학모델이 과학자의 주관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한 가지 현상을 해석하는 다양한 모델이 존재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생성하거나 폐기될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모델의 주관성에 초점을 둔 3, 4단계로 나누어진다. 연구결과 과학영재 학생들조차도 대부분이 과학 모델을 객관적인 실체로 인식하는 2단계에 머물려 있었다. 김성기 등3이 언급했던 바와 같이 2단계에서 3단계로 넘어가는 단계는 1단계에서 2단계로 혹은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가는 것과는 그 의미가 다르다. 모델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1, 2단계)에서 모델을 주관적인 것으로 바라보는 패러다임(3, 4단계)으로의 변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과학자가 될 과학영재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모델을 주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모델링 지식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김성기 등3의 연구를 기반으로 실제 실험을 수행하 면서 드러나는 과학영재 고등학생들의 MMK 발달 단계를 분석한 김성기 등10의 연구 결과, 연구 대상자 5명 모두 1, 2단계에 머물러 있었다. 또한, 많은 연구자들이 대부분의 학생들은 모델 및 모델링 과정이 주관적이고 잠정적인 것임을 인식하지 못한다고 언급한다.14-23 이렇듯 객관성에서 주관성으로의 MMK 발달 단계 변화는 과학 모델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의미하기에 1단계에서 2단계로의 변화나 3단계에서 4단계로의 변화보다 어렵지만, 굉장히 필요하고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MMK에 대한 객관성과 주관성에 초점을 두어 과학영재 학생들의 과학 MMK 발달을 탐색하였다.

2003년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시작으로 현재 8개 영재학교가 존재하며, 이 학교들은 참과학 탐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교육과정에 자유로움이 적용되는 영재교육 진흥법이 적용되고 있다.24,25 참과학 탐구를 위해 과학영재 학생들의 MMK가 실제 수행에서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과학 영재학생들의 참탐구를 위한 현재 교육 프로그램을 점검하고, 새로운 프로그램 설계를 위한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본 연구의 구체적인 연구 문제는 다음과 같다.

가. 1년의 기간 동안 과학영재 학생들의 과학 MMK는 발달하였는가?

나. 과학 MMK 발달 수준이 객관성과 주관성인 학생들은 실제 수행에서 어떠한 특성을 보이는가?

연구방법

연구대상

MMK 발달 탐색. 과학영재학교에서 제공한 교육 프로그램을 1년 간 제공받은 학생들의 MMK 발달에 대한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8개의 과학영재학교 중 G영재학교 1개를 편의표집(convenience sampling)하였다. 영재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논의를 하기 위해 8개 영재학교에서 공통적으로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인 AP가 운영된 2학년 학생을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MMK 발달 단계 측정을 위한 설문은 2018년 3월과 2019년 3월에 각 1회씩 실시하였다. 설문에 참여한 51명 학생에 대한 특성은 Table 1과 같다. 설문 조사를 하기 전 연구에 대한 취지를 설명한 후 연구 참여 동의서를 받았으며, G영재학교 51명이 설문조사에 참여의사를 표시하였다.

Table1.

The characteristic of survey participants (N=51)

Demographic variable Category Frequency (%)
Sex Male 35(68.6)
Female 16(31.4)
Region Metropolis 38(74.5)
Medium-sized city 8(15.7)
Countryside 5(9.8)

MMK 발달 단계와 실제 수행과의 관계 탐색. MMK 발달 단계가 측정된 G영재학교의 51명 학생 중 MMK 발달 단계와 실제 수행과의 관계 탐색에 관한 연구 취지에 동의한 자발적 참여자 7명를 대상으로 MMK 발달 단계와 수행과의 관계를 탐색하였다. 이들의 특성은 Table 2와 같다. 7명의 참여자 중 6명이 남학생이었으며, 1명이 여학생이었다. 2019년에 측정된 이 학생들의 MMK 발달 단계는 4명이 객관성 단계, 3명이 주관성 단계였다.

Table2.

The characteristic of practice participants (N=7)

Student Sex MMK Progression Level
A Male Objectivity
B Male Subjectivity
C Male Subjectivity
D Male Objectivity
E Female Subjectivity
F Male Objectivity
G Male Objectivity

자료수집 및 분석

MMK 발달 탐색. 과학영재 학생들의 MMK 발달을 탐색하기 위한 측정은 2018년 3월과 2019년 3월에 동일 학생에 대해 각 1회씩, 총 2번 실시되었다. MMK 발달 단계 측정을 위해 사용한 측정 도구는 김성기 등3이 개발한 설문지를 사용하였으며, 6개 문항별로 학생에 대한 MMK 발달 단계를 Table 3의 기준에 따라 판정하였다. 이렇게 판정된 학생들의 6개 문항별 단계를 최종적으로 학생 당 1개의 MMK 발달 단계로 진단하기 위해 Rasch 모델을 이용하였다. Rasch 모델은 문항의 난이도와 학생의 수준을 동일한 logit 값으로 표현하므로 학생이 측정을 통해 보인 수준을 문항의 난이도와 연계하여 평가할 수 있어서 학생의 단계를 판정할 수 있다. 따라서 먼저 학생의 문항별 logit 값을 구한 후, 6개 문항에 대해서 학생의 평균 logit 값을 계산하였다. 이후 문항에 대해 1단계와 2단계, 2단계와 3단계, 3단계와 4단계를 구분하는 logit 값으로 표현된 thruston 임계값을 계산하였다. 학생의 평균 logit 값과 단계를 구분하는 thruston 임계값을 비교하여 최종 학생의 단계를 판정하였다. MMK 발달 단계는 4단계로 구분되지만, MMK 발달 단계에 대한 패러다임을 기준으로 크게 객관성과 주관성으로 나뉜다. 본 연구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에 초점을 두었기 때문에 4단계 중 객관성에 해당하는 1, 2단계는 1로, 주관성에 해당하는 3, 4단계는 2로 재코딩하였다. 이렇게 재코딩된 2018년 3월에 측정된 학생의 MMK 발달에 대한 분포와 2019년 3월에 측정된 분포에 대한 차이를 통계적으로 검정하기 위해 SPSS를 이용하여 교차검정을 실시하였다.

Table3.

Progression levels of MMK3

Level MMK
4 Subjectivity -Tentativeness of the model
-Various perspectives
-Recognizing the limitations of the model


3 -Inquiry tool
-Working as intended by the modeler
2 Objectivity -Tools for explanation
-Objective knowledge, theory
-Relationship with existing models


1 -Thumbnail of nature
-Representing the phenomenon as it is

MMK 발달 단계와 수행과의 관계 탐색. MMK 발달 단계와 수행과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MMK 발달 단계에 대한 정보는 2019년 3월에 측정한 MMK 발달 단계를 활용하였다. 학생들의 수행을 알아보기 위해서는 모델에 기반하여 실험을 통해 미시세계를 경험하도록 실험을 제안한 김성균, 백성혜26의 연구를 참고하였다. 학생들에게 Fig. 1과 같은 문제 상황을 직육면체 구리 덩어리와 함께 제공하였다. 학생들에게 제시된 문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과학모델을 이용하도록 안내하였으며, 선정된 모델을 통해 어떻게 반경을 구할지를 적게 하였다.

Figure1.

The problem situations provided to stud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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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수립한 방법에 대해 실험설계 과정과 실험 수행과정을 탐구노트에 모두 적었으며, 실험을 통해 모든 학생들이 구리 반경을 구한 후에 교사는 구리 반경에 대한 문헌값을 제시하였다. 이후 학생들에게 실험값과 문헌값의 차이에 대한 생각을 자신이 수행한 일련의 과정을 되돌아보고 판단하여 적도록 하였다. 탐구노트에 수행한 실험값과 문헌값에 대한 학생의 반응이 명확하게 표현된 경우 면담을 통해 학생의 반응을 관찰하였다. 이후 학생들의 반응을 유형으로 분류하였으며, 분류된 학생의 반응 유형과 진단된 학생의 MMK 발달 단계를 비교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과학영재 학생들의 MMK 발달

과학영재 학생 51명을 대상으로 김성기 등3이 개발한 설문 문항을 이용하여 과학영재학교에서 1년 간 제공한 교육 활동이 학생들의 MMK 발달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본 결과는 Table 4와 같다. 1년의 시간이 흐른 후, MMK 발달에 변화가 없는 학생은 총 39명(76.5%)이었으며 변화가 있는 학생은 총 12명(23.5%)이었다. MMK 발달에 변화가 없는 학생 중 객관성 단계에서 정체(stagnation)한 학생은 29명(56.9%)이었으며, 주관성 단계를 유지(maintenance)한 학생은 10명(19.6%)이었다. MMK 발달에 변화가 있는 12명의 학생 중 4명의 학생이 높은 주관성에서 낮은 객관성으로 퇴행(regression)을 보였으며(7.8%), 8명의 학생은 객관성에서 더 높은 주관성의 단계로 발전(development)을 보였다(15.7%).

Table4.

The changes of MMK progression level

Category Type Frequency Percent (%)
No change Stagnation Objectivity → Objectivity 29 56.9
Maintenance Subjectivity → Subjectivity 10 19.6
Change Regression Subjectivity → Objectivity 4 7.8
Development Objectivity → Subjectivity 8 15.7

이처럼 1년의 시간 동안 학생들의 MMK에 대한 변화가 일부 보였다. 이러한 변화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인 지 알아보기 위해 교차검증을 시행하였으며, 이에 대한 결과는 Table 5와 같다. 2018년 3월에 조사한 MMK 발달 단계에 비해 2019년 3월에 조사한 MMK 발달 단계에서는 상위 단계인 주관성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빈도가 약간 상승하였으나, 이러한 분포에 대한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p>.05).

Table5.

The result of chi-square test

Progression level Pretest Posttest χ2(p)

Frequency Percent (%) Frequency Percent (%)
Objectivity 37 72.5 33 64.7 .729(.393)
Subjectivity 14 27.5 18 35.3

학생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교육 활동에 대해 모두 추적하여 논의할 수는 없으나, 이들에게 공통적으로 투입된 AP와 연구활동(R&E)이 영재학생들의 MMK 발달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AP란 우수한 고등학교 학생들이 대학 수준의 과목을 이수한 경우 대학 학점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 대표적인 영재교육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27,28 AP는 한국과학교육기술원의 인증을 받아야만 졸업 후 대학에서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에 AP제도로 운영된 교과는 8개 영재학교에서 대동소이하게 표준화된 교육과정으로 운영된다. 이와 같이 AP운영은 맥락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지 않기 때문에 G영재학교에서의 결과가 다른 영재학교에서도 유사하다고 예상할 수 있다. 이처럼 영재학생들의 영재성 발달을 위해 제공된 특별한 영재교육 프로그램이 미래 과학자에게 필요한 역량인 MMK 발달 단계를 신장시키는 데 효과가 없다는 것은 AP제도의 운영에 변화가 필요함을 보인 것으로, 지식 중심의 영재교육에서 MMK와 같이 진정한 영재성을 키울 수 있는 영재교육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하다. 더불어 모든 영재학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연구활동(R&E)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연구활동은 실제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이 MMK 발달 단계를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받을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MK 발달 단계를 신장시키는 데 효과가 없었던 이유는 영재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연구활동의 운영이 과학자의 사고 및 수행을 직접 경험하도록 하는 본래의 목적에 부합하지 않게 운영되고 있다는 것29,30을 그 원인으로 생각해볼 수 있다. 영재학교에서 이루어지는 연구활동에 대한 선행연구에서 연구활동이 대부분 교수 중심의 사사교육으로 진행되며,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이를 해결하기 보다는 교수의 연구를 보조로 관찰하는 식의 연구가 수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29 또한, 대부분의 학교에서 연구활동에 대한 평가가 실제 문제 상황에 대한 학생들의 해결과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보다는 보고서 중심의 결과 평가를 수행하고 있었다.30 이런 방식의 연구활동을 통해서는 학생들의 MMK 발달 단계를 높일 수 없다. MMK와 같이 과학모델 본성 중심의 연구활동이 요구되는 바이다.

MMK발달 단계와 실제 수행과의 관계

MMK 발달 단계와 수행과의 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수행에 참여한 7명의 학생들은 구리 고체의 격자구조가 면심입방이라는 정보를 이용하여 구리의 원자 반경을 밝히라는 문제를 제시받았다. 연구 대상인 7명의 학생 중 구리 원자 반경을 구하는 방법을 제시하지 못한 학생은 없었다. 학생들이 제시한 구리 원자 반경을 구하는 방법 중 G학생이 제시한 방법을 Table 6에 예시로 제시하였다.

Table6.

Experimental method to obtain copper atom radius (Student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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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명의 학생 모두 구리 원자의 반경을 알기 위해서 밀도를 알아야 하며, 밀도를 알기 위해 질량과 부피를 측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다만 질량 측정 과정에서 6명의 영재학생들은 주어진 구리 덩어리 그대로 전자저울을 이용하여 질량을 측정하였으나, 학생 G는 질량 측정의 오차를 줄이고자 주어진 구리 덩어리를 사포로 문지르는 작업을 거친 후 전자저울을 이용하여 질량을 측정하였다. 부피 측정 과정에서도 2가지 방법이 사용되었다. 주어진 구리 덩어리가 직육면체임을 이용하여 자로 부피를 측정한 학생이 3명이었고(학생 A, D, E), 메스실린더를 이용하여 늘어난 물의 부피를 측정한 경우가 3명이었으며(학생 C, F, G), 이 두 방법을 모두 사용하여 구리 덩어리 부피를 측정한 학생은 1명이었다(학생 B). 일련의 실험을 통해 얻은 학생별 구리 원자 반경 결과는 Table 7과 같으며, 학생 B만 부피를 2가지 방법으로 측정하였기 때문에 측정 방법에 따라 2가지 결과 값을 도출하였다.

Table7.

Experimental results by students

Student Copper radius (pm

Experimental value Literature value
A 126.5 128
B 126.7 / 127.4
C 128.5
D 125.0
E 128.4
F 128.5
G 128.3

7명의 학생들이 구한 구리 원자의 반경은 문헌값과 비교했을 때 유사한 값을 보이긴 하였으나 일치한 값을 보이지는 않았다. 학생들에게 수행한 일련의 탐구 과정을 검토하여 이러한 실험값과 문헌값의 불일치를 설명하도록 한 과정에서 학생들의 반응은 크게 2가지로 나누어졌다. 하나는 자신이 수행한 실험에서 오차 요인을 이상적으로 줄일 수 있다면 문헌값을 도출할 수 있다는 반응이었다(학생 A, B, C, D, F, G).

학생D: 제가 구리 덩어리의 부피를 측정할 때 정확하게 측정하지 못한 것 같아요. 2가지 방법으로 부피를 측정했는데, 이 두 방법 모두 오차가 존재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만약에 부피를 정확하게 측정할 기구가 있다면 이론적인 구리 원자 반경을 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학생G: 질량 측정에 오차를 줄이고자 사포로도 문지르고 그랬는데, 그래도 모든 측정은 오차가 있을 수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문헌값과 다르게 나온 것 같아요. 정말 이상적인 조건으로 측정하면 정확히 문헌값이 나오겠죠.

다른 하나는 모델에는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에 측정의 문제가 해결되어도 정확한 문헌값을 도출할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학생 E).

학생E: 제가 설계한 예측 모델은 결정구조를 이룰 때 구리 원자가 강체구이기 때문에 겹침이 없다는 가정을 포함하고 있어요. 근데 실제로는 겹침이 일어나기 때문에 이 모델로는 정확한 구리 원자 반경을 구할 수는 없어요. 그저 이 모델을 이용하여 구리 원자 반경을 추정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험값과 문헌값이 차이가 나는 것에 대한 학생 A, B, C, D, F, G의 반응은 실험 과정에서 생긴 오류일뿐, 자연을 있는 그대로 측정할 수만 있다면 모델의 문헌값과 자연 현상은 동일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것은 MMK 발달 단계중 낮은 단계인 객관성을 드러내는 반응이다. 학생 E의 반응은 구리 원자에 겹침이 일어나는 것이 실제의 자연 현상이지만 겹침이 없다고 가정하듯이 모델에는 전제조건이 있기 때문에 모델은 자연 현상 그대로를 표상하는 것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이는 MMK 발달 단계 중 높은 단계인 주관성을 드러내는 반응이다.

7명 과학영재 학생들의 MMK 발달 단계와 실제 수행에서 드러난 반응 관계를 Fig. 2에 나타내었다. MMK 발달 단계는 ‘주관성’과 ‘객관성’의 두 단계로 나뉘고, 실제 수행에서 학생들이 보인 반응 역시 높은 단계의 MMK를 드러내는 반응과 낮은 단계의 MMK를 드러내는 반응으로 구분되었다. 이렇게 해서 총 3가지 유형의 학생이 관찰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MMK 발달 단계가 주관성으로 진단된 학생 B, C, E는 Type A와 같이 높은 단계의 MMK가 드러나는 학생 E와 Type B와 같이 낮은 단계의 MMK를 드러내는 반응을 보인 학생 B, C로 나뉘지만, MMK 발달 단계에서 낮은 단계인 객관성으로 진단된 학생 A, D, F, G는 Type C와 같이 실제 수행에서 모두 낮은 단계의 MMK를 드러내는 반응만을 보였다는 것이다.

Figure2.

The relationship of MMK progression level and respo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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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K 발달 단계가 낮은 학생들은 실제 수행에서 자신의 MMK 발달 단계인 객관성보다 높은 수준의 반응이 관찰되지 않았다(Fig. 2). 이는 학생들이 실제 수행에서 높은 수준의 반응을 보이기 위해서는 높은 단계의 MMK가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러한 해석은 실천과 지식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 홍윤경의 연구31와도 일치한다. 이와 유사한 연구를 수행한 임성은의 연구32에서도 MMK에 대해 명시적 교육을 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모델링 수행을 비교한 결과 MMK에 대한 명시적 교육이 모델링 수행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암묵적 기반의 지식이 실제 상황에서 판단의 원천이 된다거나33,34 실천을 위해서는 암묵적 지식과 판단력이 필요하다는 연구들35,36 모두 지식이 수행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점에서 실제 수행 시 높은 수준의 반응을 보이기 위해서는 MMK 발달 단계를 높여주어야 한다는 본 연구 결과와 일맥상통한다.

한편, Type B의 경우는 MMK가 아직 내면화가 되지 않은 것으로 논의해 볼 수 있는데, 이홍우37,38는 내면화의 원리를 성공적인 교과 교육으로 교과 지식이 학습자 마음의 일부로 자리 잡아 안목이 된 것으로 설명하였다. 지식이 내면화되면 수행과 지식은 다를 수 없다는 주장들39,40 역시 이와 같다.

결론 및 제언

과학영재 학생들 51명을 대상으로 과학영재학교에서 1년간 제공한 교육 활동이 학생들의 MMK 발달에 영향을 주었는지 알아본 결과 학생들의 변화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다(p>.05). 이는 상급 학년 진급에 따른 MMK의 변화가 매우 작거나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41-43와 일치한다. 그러나 미래 과학자 양성을 목표로 하는 과학영재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에게 이러한 결과가 나타났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이다. 1년 동안 학생 개별적으로 이루어진 교육 활동을 모두 논의할 수는 없으나, 연구 대상인 51명 전원에게 과학영재학교에서 공통적으로 투입한 AP와 연구활동(R&E)이 학생들의 MMK에 영향을 주지 못했음에 대해서는 논의해볼 수 있겠다. 연구활동(R&E)의 경우 학생들이 실제 연구를 하는 활동이기에 다른 교육 프로그램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MMK를 발달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제공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MMK 발달에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연구활동 역시 학생들의 MMK를 발달 시키는 데 효과가 없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영재학생들의 영재성 발달을 위해 제공된 영재학교의 교육 활동이 미래 과학자에게 필요한 역량인 MMK를 신장시키는 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새로운 영재교육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왜냐하면 MMK는 과학이 만들어지고 작동하는 것에 대한 과학 이해의 본성이므로51-53 이러한 MMK 없이는 학생들이 과학의 본성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고, 과학 모델을 사용하고 발전시켜 나가는 능력이 지연되기 때문에12 미래의 과학자가 될 과학영재 학생들에게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영재학생들의 영재성 발달을 위해 제공된 영재학교의 교육 활동이 미래 과학자에게 필요한 역량인 MMK를 신장시키는 데 효과가 없다는 것은 새로운 영재교육 방안에 대한 모색이 필요한 시점임을 시사한다.

과학영재 학생 7명을 대상으로 MMK 발달 단계가 수행의 실제와 어떠한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MMK 발달 단계가 주관성인 경우에는 실제 수행에서 MMK을 그대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 학생과 MMK와는 다른 모델의 객관성을 적용하여 실제 수행을 하는 학생이 모두 존재했다. 반면에 MMK 발달 단계가 객관성인 경우에는 실제 수행에서 MMK를 그대로 활용하는 학생만 존재했다. 이러한 결과는 학생의는 MMK 발달 단계보다 높은 수준을 실제 수행에 적용할 수는 없으므로 높은 단계의 수행을 하기 위해서는 높은 단계의 MMK가 먼저 전제가 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그리고 높은 단계의 수행을 위해 MMK 발달 단계를 높여주어야 할 당위성은 여러 연구들31-36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의 결론을 토대로 과학영재 학생들의 MMK 발달과 관련한 추후 연구를 제언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로, 과학영재 학생들의 MMK 발달을 위한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기존의 지식 중심의 영재교육 프로그램에서 과학자로서 필요한 역량을 키우는 영재교육 프로그램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이러한 프로그램의 하나로 MMK 발달과 관련된 프로그램의 개발을 들 수 있다. MMK 발달과 관련된 외국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동료들과 상호작용,21 과학 모형 수정 및 평가,12,21,22 최적의 맥락 상황 제공13,44 등을 제시하기도 하고, 단순히 학생들이 모델 개발에 참여하는 모델링 커리큘럼은 인식론적 정교성을 달성하기에 충분하지 않으므로 모델 본성에 대한 직접적인 교육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17,4549 그러나 국내의 관련 연구는 아직 미진하다. 여기서 제시한 외국의 연구를 포함한 다양한 연구를 활용하여 국내 학생들의 MMK를 효과적으로 신장시켜줄 수 있는 교육 방안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둘째로, MMK 발달 단계가 높은 학생이 낮은 수행을 보이는 것은 내면화 측면에서 논의해 볼 수 있는데,3740 MMK가 지식과 실천이 일치하는 온전한 앎39,40,50이 되어 수행까지 연결될 수 있도록 돕는 교육적 방안 마련을 위한 후속 연구 역시 요구된다.

끝으로, 본 연구는 8개 영재학교 중 G 영재학교의 51명 학생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하였기 때문에 다른 영재학교에서 진행하였다면 다른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영재학교 학생들의 MMK 발달에 대해서 보다 대규모 연구가 진행될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이 연구는 구리의 격자 구조 활동을 이용하여 MMK 발달 단계와 수행과의 관계를 규명하였다. 하지만 다른 실험 활동을 학생들에게 제시하였을 때 보이는 결과는 다를 수 있다. 따라서 보다 다양한 실험 주제를 통해 과학영재 학생들의 MMK 발달 단계와 수행관의 관계를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후속 연구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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