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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산·염기 문제해결과정에서 드러난 고등학교 3학년 이과 학생들의 준미시적 표상화 능력의 결여


Abstract

이 연구는 산·염기 반응의 준미시적 표상화 과정에서 학생들이 부딪치는 문제점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다양한 산·염기 모델을 학습한 고등학교 3학년 이과 학생들 30명을 선정하였다. 학생들의 준미시적 표상화 능력을 파악하기 위하여 한 종류의 용질과 용매 상황, 두 종류의 용질과 용매 상황, 용매가 물인 경우와 물이 아닌 경우 등 다양한 맥락의 9 문항을 개발하였다. 모든 문항에서 화학변화 개념의 결여가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수용액 상황과 비수용액 맥락에서, 암모니아를 용질이나 용매로 제시한 문항에서 화학결합 개념의 결여 빈도는 높았다. 그리고 이온화도 개념 결여의 비율도 매우 높았다. 따라서 화학 교사들은 다양한 산·염기 문제를 푸는 상황에서 학생들이 부딪치는 어려움을 분석함으로써 학생들의 준미시적 표상화 능력을 높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Translated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identify the problems faced by students in sub-microscopic representation of acid-base reactions. Herein, we selected 30 students of 12th grade science classes, who had studied various acid-base models. In order to investigate the sub-microscopic representation ability of the students, we developed nine items related to various contexts, such as one type of solute and solvent, two types of solutes and solvent, cases with water as solvent or with non-aqueous solvents. For all items, we consistently observed lack of concept of chemical change. In context of aqueous and non-aqueous solutions, the frequency of lack of concept of chemical bonding was high if ammonia was the solute or solvent. Moreover, the frequency of lack of concept related to the degree of electrolytic dissociation was high. Therefore, chemistry teachers should understand that students’ ability to sub-microscopic representation of acid-base reactions can be enhanced by analyzing the difficulties faced by the students in solving diverse acid-base proble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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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많은 연구에서 학생들이 산·염기 개념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고 보고하였다.1-6 또한 학생들이 산·염기와 같은 주요 화학 개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이유에 대한 연구는 화학교육 분야에서 오랫동안 이루어졌다.7 또한 학생들이 가지는 다양한 오개념을 파악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효과적인 교수방법을 제안한 연구들도 꾸준히 이루어졌다.8-16 그러나 아직까지 화학 학습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화학 영역의 특수성에 근거하여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다.

화학은 근본적으로 물질의 구성, 성질, 반응을 핵심적으로 다룬다.17 그리고 화학의 가장 보편적인 특징은 미시적 관점과 거시적 관점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19-21 예를 들어, 용액이나 기체의 발생과 같은 거시적 수준의 관찰은 미시적 수준의 원자, 분자, 이온의 상호작용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미시세계는 관찰이 어려우므로 학습의 어려움을 야기한다.17-19 이를 위하여 미시 세계를 표현하는 준미시적 표상이 개발되었다. 이를 제안한 Johnstone18,19의 관점은 화학 교육 연구에 매우 유익한 기여를 하였다.17,21-23 Chittleborough & Treagust21는 Johnstone18이 제안한 준미시수준(sub-microscopic level)을 실제 세계(real world)와 표상(representation)의 겹침으로 제시하였다(Fig. 1). Fig. 1에서 거시 세계는 실제 세계이고, 상징적 기호는 표현에 해당하지만, 준미시적 수준은 실제 세계와 표현의 겹침이라는 점이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입자 운동의 표현은 실제적인 미시세계의 표현이 아니라, 실제 세계에서 관찰할 수 있는 단단한 공 운동의 준미시적 수준이다. 즉, 미시적 세계를 준미시적 표상을 이용하여 표현할 수 있으며, 준미시적 표상의 올바른 이용을 통하여 미시적 세계를 설명하고 있는 화학 개념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다.

Figure1.

The links between the three levels of chemical representation of matter.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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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자에 대한 준미시적 표상을 나타낼 때에는 기본적인 물질에 대한 정보가 필요하다. 수용액 상황에서 분자 내의 어떤 결합이 끊어져 이온화가 일어날지에 대한 정보 또는 두 물질이 있을 때 어느 결합이 끊어지고 어느 부위에서 재결합이 일어날지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문제 상황에 적절하게 준미시적 표상을 나타낼 수 있다. 따라서 학습자의 학습을 돕기 위해서 준미시적 표상의 역할과 시각화가 강조되고 있다.24

그러나 지금까지 학생들의 산·염기 개념 이해에 대한 다양한 연구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맥락에 따라 준미시적 표상으로 나타내는 학생들의 능력에 관련된 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맥락의 산·염기 문제해결과정에서 고등학교 3학년 이과 학생들이 드러낸 준미시적 표상화의 문제점을 파악하고자 하였다.

연구 방법

연구 대상

연구 대상으로는 고등학교 3학년 이과 학생들을 선택하였다. 연구 시점에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 다루는 여러 가지 산·염기 개념을 학습한 상태였다. 2009 개정교육과정에서는 초등학교 5학년 과학에서 ‘용액의 분류’로 산과 염기 개념을 학습하고, 중학교 3학년 과학에서 Arrhenius 개념을, 그리고 고등학교 화학 I과 II교과서에서 Brønsted-Lowry 개념을 다룬다.

설문 대상은 3개 고등학교의 학생들을 편의표집(convenience sampling)하였다. 본 연구의 개방형 설문지 작성시간은 약 40~50분 정도 소요되며 상당한 집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무선표집한 학교에 투입하면 학생들이 무성의하게 답을 할 경우 의미 있는 자료를 얻기 어렵다고 판단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대입 준비로 바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을 할 수 있는 고등학교가 매우 한정적이라는 문제도 있었다. 따라서 연구자들과 래포(rapport)를 형성하고 있는 교사들에게 연구의 취지를 설명하고, 이들이 가르치는 학생들에게 교사들이 직접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학생들에게는 문항을 풀면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는 질문을 하도록 요청하였으나, 문항 풀이 과정에서 특별한 문항의 문제는 제기되지 않았다.

교사들은 연구 대상 학생들에게 연구의 취지를 설명하고, 연구 참여에 대한 동의서를 학생 및 학부모로부터 받은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자료를 수집하였다. 또한 일부 문항의 응답을 하지 않은 학생들의 설문은 배제하고, 모든 문항에 답을 한 학생들의 설문지만을 자료로 활용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최종적으로 분석 대상으로 선택된 학생 수는 30명이었다.

설문 문항 개발

다양한 산·염기 맥락에 따라 준미시적 표상화 능력을 알아보기 위하여 총 9개 문항을 개발하였다. 표상화 능력을 파악하기 위하여 개발한 9 문항에서 요구하는 맥락은 크게 용매인 물에 한 종류의 용질인 산이나 염기가 녹는 상황(문항 ①~③), 물이 아닌 암모니아나 아세트산 용매에 한 종류의 용질인 산이 녹는 상황(④~⑥), 그리고 용매인 물에 두 종류의 용질인 산과 염기가 녹는 상황(⑦~⑨) 등 3가지로 구분하였다. 특히 Brønsted-Lowry 개념은 Arrhenius 개념과 달리 비수용액 상황에서도 산·염기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에 비수용액 상황에서 학생들이 준미시적 표상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④~⑥ 문항을 개발하였다. 산과 염기 반응을 대표하는 물질의 사례로는 염화수소와 아세트산, 수산화나트륨, 암모니아, 물 등 5가지 물질에 한정하였으며, 이는 중등학교에서 산·염기 반응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물질이기 때문이다. 개발한 문항에 대한 설명은 Table 1에 제시하였다. 문항의 번호는 난이도를 고려하여 용질이 하나인 경우를 먼저 제시하고, 그 중에서는 물이 용매인 경우를 먼저 제시하는 순서로 구성하였다.

Table1.

Context Considered in Item Development

Solution Solvent Solute
Number of solute Matter (Item No.)
Aqueous solution H2O One kind HCl (①) CH3COOH (②) NH3 (③)
Two kinds HCl, NaOH (⑦) CH3COOH, NaOH (⑧) HCl, NH3 (⑨)
Non-aqueous solution Non NH3 One kind HCl (④) CH3COOH (⑤) Omitted because it is same as solvent

CH3COOH HCl (⑥) Omitted because it is same as solvent Omitted because only solvent and solute are changed

연구의 대상은 비록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지만, 산·염기에 대한 내용은 초등학교 5학년부터 중학교에서도 다루기 때문에 보다 보편적인 연구 대상을 위하여 학생들이 선행 지식의 문제로 인해 답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각 물질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화학식, 모형, 성질, 지시약의 색변화)를 문항에 제시하고, 답을 선택한 이유를 적거나 자신의 생각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도록 요구하였다. 또한 제시한 물질 중에서 어느 부위의 수소가 떨어지는 지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맥락을 제시할 때 반응에 참여하지 않는 부분은 한 형태의 다각형으로 제시하였다. 그러나 실제로 반응에 참여하지 않는 수소 입자이지만 학생들이 산으로 작용하여 떨어질 수 있다는 오개념을 가진 경우에는 이를 분리될 수 있는 입자로 표시하였다. 예를 들어 선행연구25에서 학생들은 암모니아에 수산화 이온이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수소 이온만 있는 것을 보고 산으로 오해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였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도 학생들의 오개념을 확인하기 위하여 암모니아에서 수소 이온이 떨어질 수 있는 형태의 준미시적 표상을 제시하였다. 이때 준미시적 표상을 하나의 질소 원자와 3개의 수소 원자로 표현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된다면 복잡성이 올라가기 때문에 학생들의 다양한 응답을 분류하는 기준이 너무 많아질 수 있어서 하나의 수소만으로 분리할 수 있는 표상으로 제한하여 제시하였다.

입자의 준미시적 표상을 구체적으로 설문 문항에 제시한 이유는 학생들이 산·염기 개념을 표현하는 데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다. 이 연구의 초점은 입자에 대한 준미시적 표상을 사용하는 역량이 아니라 다양한 산·염기 개념을 맥락에 적용하는 역량을 알아보는 것이다. 따라서 문항에서 제시한 정보들은 학생들의 산·염기 개념에 대한 준미시적 표상화 능력의 표현에 대한 보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시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문항에서 주어진 제한된 입자 수를 고려하여 상대적으로 농도를 고려할 수 있도록 표현하였다. 그러나 명확하게 온도와 농도의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비수용액에서의 해리도를 예측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이러한 문제는 수용액 상황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과서에서는 물질의 이온화도를 다루는 표에서 온도와 농도의 조건을 제시하지만, 보편적으로 산·염기 반응을 제시하는 경우에 온도나 농도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반응을 특별히 다루거나 명시하지 않는다. 또한 비수용액 상황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학생들이 비수용액 상황에서 문제해결을 할 때 온도나 농도가 주어지지 않아서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 개발한 설문 문항에는 명확하게 온도와 농도를 표시하지 않았다. 이는 학생들이 표상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정보의 과다로 인해 일어나는 혼란을 막기 위해서이다.

개발한 문항에서는 용질이 한 종류인 맥락에서 용질과 용매가 각각 산인지 염기인지 혹은 둘 다 아닌지의 세 가지 답지 중에 한 가지 답을 선택하도록 하였으며, 응답을 한 이유를 적도록 하였다. 이러한 답지 구성은 Furió-Más 등의 연구26에서 밝힌 개념모델(Conceptual model) 3가지를 토대로 하였다. 그러나 용질이 두 종류인 맥락에서는 용질과 용매의 산, 염기 분류 및 그 이유를 통하여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을 표현한 보기(a, b, c)를 개발하였다(Fig. 2). 이때 답지의 제작에 산·염기 학습발달과정에 대한 선행연구26를 참고하였다. 즉, 중화반응 후의 상태를 단순한 물질의 혼합 개념으로 생각하는 ‘보기 a: 산과 염기가 서로 섞여있다.’, Arrhenius 개념의 중화반응 정의인 ‘보기 b: 물과 염이 생성된다.’, Brønsted-Lowry 개념의 산과 염기가 반응하면 짝산과 짝염기가 생성된다는 개념에 의한 ‘보기 c: 새로운 산과 염기가 생성된다.’로 답지를 제작하였고, 학생들의 선택 및 선택한 이유를 적도록 하여 학생들의 산, 염기 개념에 대한 이해 수준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인 문항의 예시는 Fig. 2에 제시하였다.

Figure2.

The examples of items related to non-aqueous solution and aqueous solu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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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 개발에 대한 근거는 관련된 선행연구로부터 찾았으며, 설문지에 대한 타당도는 과학교육 전문가 2인, 현직 교사 3인으로부터 안면 타당도 검토를 받았다.

자료 분석

학생들의 설문 조사 결과는 질적 자료의 일반적인 분석법27에 따라 유목화(categorizing), 코딩(coding), 심화 코딩의 절차에 따라 분석되었다. 연구자가 설문 답변의 패턴을 탐색하여 1차로 유목화한 후에 코딩하였고, 과학교육 전문가 2인, 화학교육 박사과정 1인과 함께 유목화와 코딩의 타당성을 검토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의 반응은 크게 3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그 중에 2개는 모든 문항에서 분석되었는데, 이는 화학변화 개념의 결여, 그리고 화학결합 개념의 결여이다. 화학변화 개념의 결여는 용매에 용질이 녹은 후에 용질이 사라지는 현상으로부터 유추하여 용질을 준미시적 표상에서 누락하거나, 단순히 두 물질이 섞인다는 거시적 현상으로부터 유추하여 용질과 용매를 섞는 형태로 표현하는 경우이다. 화학결합 개념의 결여는 반응하는 물질로부터 떨어지거나 붙는 수소 입자의 정보에 대한 이해의 부족으로부터 발생하는 문제이다. 나머지 한 유형은 이온화도 개념의 결여인데 이는 ②, ③, ⑥번 문항에서 분석하였다. 학생들의 설문 응답 결과를 바탕으로 유목을 정교화하여 재코딩을 거친 후 타당성을 검토하였으며, 이러한 과정은 새로운 유목이 발견되지 않을 때까지 반복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화합변화 개념의 결여

Arrhenius 개념과 Brønsted-Lowry 개념은 미시적 입자들의 결합 깨짐과 형성을 통하여 새로운 물질이 생성되는 산과 염기 반응을 설명한다. 따라서 화학변화의 일종인 산과 염기 반응을 단순한 용액의 혼합 및 용질이 용매 속으로 사라지는 현상으로 생각하는 것은 물리변화로 이해하는 수준이라고 판단된다. 이에 관련된 학생들의 응답 사례를 Fig. 3에 제시하였다. 학생들이 제시한 유형 중에는 단순히 용질과 용매가 혼합되어 섞여 있다는 준미시적 표상(a)이나 용질이 용매에 녹아 사라진 준미시적 표상(b) 등을 이러한 반응으로 분석하였다.

Figure3.

Examples of students’ answers related to lack of chemical change conc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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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결합 개념의 결여

염화수소가 물과 반응하는 ①번 문항에서는 3명의 학생들만이 화학결합개념의 결여를 보였으나, ②번 문항부터는 화학결합개념의 결여를 보이는 학생 수가 증가하였다(Fig. 4). 예를 들어 ③번 문항에서는 제시된 물질을 원자 단위로 모두 쪼개는 형태(a), 물과 암모니아의 반응에서 물로부터 수소 입자가 떨어져 암모니아에 붙는 것이 아니라 암모니아의 수소 입자가 해리되는 형태(b), 용매인 물 입자 3개에 붙은 수소 이온 두 개가 모두 용질인 3개의 암모니아로 이동하는 형태(c) 등이 분석되었다. 이와 같은 준미시적 표상들은 분자 내 화학결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발생한 것으로 분석하였다.

Figure4.

Examples of students’ answers related to lack of chemical bonding concept in item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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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⑥ 문항의 비수용액 상황에서는 화학결합 개념의 결여가 더 잘 드러났다. 이에 해당하는 학생들의 응답을 분석하여 각 문항에서 정답의 사례와 함께 Fig. 5에 제시하였다. ④번 문항은 염화수소와 암모니아가 만나는 반응이므로 Brønsted-Lowry 개념에 의해 염화수소에서 떨어진 수소 이온이 암모니아에 재결합 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된 학생들의 오류 유형은 다양했지만 크게 제시된 물질에서 모두 수소 이온이 해리된다고 생각하는 유형(a), 그리고 용매는 변하지 않고 용질의 수소 이온이 해리되는 유형(b) 등이 분석되었다. ⑤번 문항은 아세트산과 암모니아의 반응이며, ④번과 유사한 응답 유형들이 관찰되었다. 즉 물질의 일부에서 수소 이온이 해리되는 준미시적 표상(c)을 제시하였다. 또한 두 물질에서 해리된 수소 이온들이 반응하여 수소 기체가 발생한다는 준미시적 표상(d)도 분석되었다. 그 외에 ④번 문항에서 두 물질에서 모두 수소 이온이 해리된다는 유형도 분석되었다. ⑥번 문항은 염화수소와 아세트산의 반응인데, 이 경우에 화학결합이 결여된 학생들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특히 Arrhenius 개념을 적용하여 두 물질에서 수소 이온이 해리된다는 준미시적 표상(e)을 제시한 비율이 11명(36.7%)로 가장 높았으며, 일부 학생들은 문항에서 제시하지 않은 물을 포함시킨 상황(f)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Figure5.

Examples of students’ answers related to lack of chemical bonding concept in item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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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온화도 개념의 결여

25 °C 물에서 아세트산의 이온화 상수(Ka)는 1.76×10−5이고, 암모늄 이온의 이온화 상수(Ka)는 Ka= 5.6×10−10이다.28 염기(암모니아)의 Kb와 짝산(암모늄 이온)의 Ka 사이의 관 계식 Kw = Ka·Kb를 이용하면, 암모니아의 이온화 상수는 1보다 매우 작다. 뿐만 아니라 염화수소와 아세트산의 반응은 HCL + CH3COOH ⇄ CH3COOH2+ + Cl-K = 2.8 × 10-9이므로29 역시 이온화 상수가 1보다 매우 작다. 따라서 ②, ③, ⑥번 문항에 제시된 아세트산과 암모니아는 부분적으로 이온화한다는 점을 고려한 준미시적 표상의 제시가 필요하다.

그러나 ②번 문항에서 단 3명의 학생들을 제외하고 모든 다른 문항에서 모든 학생들이 아세트산이나 암모니아의 부분적 이온화의 개념을 준미시적 표상으로 표현하지 못하였다. 예를 들어 Fig. 6(a) 사례는 ②번 문항에 대한 학생의 응답인데, 제시한 3개의 아세트산이 모두 해리된 것으로 표현하였다. (b)는 ③번 문항에 대한 학생의 응답인데, 물 입자 3개로부터 각각 떨어져 나온 수소 이온이 암모니아 입자 3개에 모두 붙어서 새로운 결합을 형성한 것으로 표현되어 있다. (c)는 ⑥번 문항에 대한 학생의 응답인데, 3개의 염화수소가 아세트산과 만나 모든 염화수소에서 수소 이온이 해리하여 아세트산에 붙은 준미시적 표상을 제시하였다. 이는 염화수소와 아세트산의 반응에서 평형이 반응의 어느 지점에서 이루어지는 지에 대한 개념이 결여된 것이다. 따라서 이온화도 개념의 결여로 볼 수 있다.

Figure6.

Examples of students’ answers related to lack of electrolytic dissociation degree conce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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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항에 따른 유형별 학생 반응 비교

9개 문항에 따른 결여 유형별 학생들의 반응을 분석하여 Table 2에 제시하였다. 화학변화 개념의 결여는 맥락에 따라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비교적 일정한 비율(평균 14.4%)을 유지하였다. 연구 대상 학생들이 고등학교 3학년 이과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고려할만한 비율의 학생들이 여전히 물리변화와 화학변화의 구분을 준미시적 표상 수준에서 못하고 있으며, 산과 염기의 반응을 혼합으로 생각하거나 용질이 사라지는 상황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Table2.

Number of students with lack of concepts by the items (%)

Item No. 1 2 3 4 5 6 7 8 9
Lack
Concept of Chemical change 3(10.0) 4(13.3) 5(16.7) 4(13.3) 4(13.3) 5(16.7) 5(16.7) 5(16.7) 4(13.3)
Concept of Chemical bond 3(10.0) 6(20.0) 15(50.0) 14(46.7) 16(53.3) 21(70.0) 10(33.3) 9(30.0) 13(43.3)
Concept of electrolytic dissociation degree 27(90.0) 30(100.0) 30(100.0)

화학결합 개념의 결여는 ③번, ④번, ⑤번, ⑥번, 그리고 ⑨번 문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비율을 나타내었다. 이중에서 ⑥번을 제외한 모든 문항은 공통적으로 암모니아를 용질이나 용매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문항에서 화학결합 개념에 대한 결여의 비율이 높은 이유는 선행연구26에서 지적한 바와 같이, 수산화 이온이 없는 상황에서 암모니아를 염기로 이해하기 보다는 수소 이온을 내놓는 산으로 인식하는 경향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또한 ⑥번 문항에서 화학결합 개념의 결여 비율은 높은 것은 염화수소와 아세트산이 만나면 상대적으로 약산인 아세트산이 수소 이온을 받아야 하는데, 아세트산이 산이라고 생각하여 수소 이온을 내 놓는다는 사고가 많았기 때문으로 나타났다. 많은 학생들은 염화수소와 아세트산을 Arrhenius 모델의 관점에서 산으로 인식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온화도의 개념의 결여는 관련 문항 모두에서 대부분의 학생들이 가지는 문제로 분석되었다. 단지 물과 아세트산이 만나는 ②번 문항에서만 소수의 학생(10%)들이 아세트산의 부분적인 이온화를 표현하였다. 그러나 그 외의 맥락에서는 산과 염기 반응에 이온화도를 고려해야 한다고 사고하는 학생이 한 명도 없었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학생들이 다양한 맥락의 산·염기 문제를 준미시적 표상으로 나타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하여 다양한 산·염기 모델을 학습한 고등학교 3학년 이과 학생들 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였으며, 한 종류의 용질이 용매에 녹는 상황과 두 종류의 용질이 용매에 녹는 상황, 용매가 물인 경우와 물이 아닌 경우 등으로 맥락을 구분한 9개의 문항을 개발하였다.

연구 결과, 학생들은 준미시적 표상으로 산·염기 반응을 나타내는 과정에서 3가지 유형의 결여를 보여주었다. 첫째는 화학변화 개념의 결여인데, 고등학교 3학년 이과 학생들로 화학 II 교육과정까지 이수하였지만 거시적 관점의 물리변화로 산·염기 반응을 준미시적 표상화하는 비율이 꾸준히 관찰되었다. 둘째는 화학결합 개념의 결여인데, 물질 중에서 어느 부위의 수소 이온이 떨어지고 붙는지에 대한 개념 부족으로 다양한 유형의 오류를 나타내었다. 셋째는 이온화도 개념의 결여인데,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러한 문제를 가진 것으로 관찰되었다.

따라서 화학교육과정에서 산·염기에 관련된 다양한 개념을 제시할 때, 준미시적 표상에 대한 교육적 강조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준미시적 표상은 거시적 현상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연결되어야 할 화학 교육에서 중요시 하는 사고이기 때문이다. 특히 대부분 고등학교 3학년에서는 산·염기 개념을 입자에 대한 준미시적 표상으로 표현하기 보다는 화학식으로 표현하면서 단순화하는 과정에서 부분적 해리나 재결합의 개념, 혹은 분자구조 안에서 결합에너지의 차이 등에 대한 내용을 충분히 고려하는 과정이 생략되어 준미시적 표상화의 능력에 어려움을 가지게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화학 개념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거시적으로 관찰한 현상을 다양한 맥락에서 준미시적 표상을 적절히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이를 상징적인 표현으로 전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 중등화학교육과정을 모두 이수한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산·염기 반응을 준미시적 표상으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교사들은 산·염기 반응을 가르칠 때 실험 현상을 상징적인 화학 반응식으로만 표현하지 말고, 준미시적 표상으로 표현하는 훈련을 학생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앞으로 화학 I과 II교과서에서도 화학반응식과 함께 다양한 맥락에서의 준미시적 표상을 제시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 또는 저서는 2019년 대한민국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 (NRF-2019S1A5C2A040811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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