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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이동 모델과 산화수 변화 모델에 대한 화학 I 교육과정과 교과서 분석 및 화학교육전공 교사들의 인식 조사


Abstract

이 연구에서는 2009개정 교육과정 및 화학 I 교과서에 제시된 전자 이동 모델과 산화수 변화 모델의 서술방식을 분석하고, 화학교육전공 교사들을 대상으로 각 모델의 제한 조건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았다.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는 전자 이동 모델, 산화수 변화 모델을 제시하고 있으나, 각 모델의 제한 조건을 무시한 혼성 모델도 있었다. 혼성 모델은 공유결합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기술하거나 산화수 개념으로 설명하는 경우에도 가상적인 전자 이동과 실제적인 전자 이동을 혼동하게 하는 문제를 가진다. 산화·환원 반응에 대한 화학교육전공 교사들의 인식을 조사하기 위하여 설문지 및 면담을 실시하였다. 연구 결과, 많은 교사들이 각 모델의 제한 조건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며, 혼성 모델로 인해 산화·환원 반응을 산·염기 반응과 구분하는데 어려움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Translated Abstract

In this study, we analyzed the descriptions of the electron movement model and the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presented in the 2009 revised curriculum and textbooks. We also investigated chemistry education major teachers’ conceptions of limitations of each model. The electron movement model and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were presented in the curriculum and the textbooks. However, hybrid model was also presented which fail to grasp the limitation of each model. The hybrid model explains redox reactions of covalent bond compounds by electron movement model or even if it explains redox reactions by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this explanations have the problem of confusing the virtual electron movement with the actual electron movement. A questionnaire and interviews were conducted to investigate chemistry education major teachers’ perceptions of redox reactions. As results, many teachers did not recognize the limitations of each model and had difficulties to distinguish redox reactions from acid-base reactions because of the hybrid mod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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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산화·환원 개념은 역사적 발달을 거치며 의미가 변화되고 확장1,2된 대표적 예로 우리나라 고등학교 화학교육과 정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고 있다. 2016년 현재 우리나라 고등학교에서는 2009개정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 교육과정에 따르면 화학 I의 ‘닮은꼴 화학반응’ 단원에서 산소 이동에 의한 산화·환원 반응, 전자 이동에 의한 산화·환원 반응, 산화수 변화에 따른 산화·환원 반응을 제시하고 있다.3 이러한 경향은 앞으로 교과서가 개발될 2015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지속되고 있다.4 과학 개념의 발달을 과학의 본성 측면에서 가르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 과학 교육과정에서 다양한 산화·환원 모델의 발전적 과정을 제시하는 것은 교육적 의미를 가질수 있다.

그러나 선행연구5에서는 7차 교육과정의 화학 II 교과서 7종류를 분석하고, 그 중에서 6종류의 교과서에서 다양한 개념의 발전적 과정을 보여주지 못하고 병렬적인 기술이나 부분적인 확장형 기술로 제시하고 있다는 것을 밝혔다. 또한 이러한 교과서 기술의 문제 때문에 학생들은 가장 포괄적인 개념인 산화수 변화 개념으로 사고의 확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주장하였다. 많은 선행연구에서 다양한 모델의 단편적 제시는 학생들이 산화·환원을 학습하는데 있어 갖게 되는 어려움의 주요한 원인이 된다고 하였다.511 예를 들어, 다음 반응에서 수소 이온(H+)을 고려해 볼 때, 산소 이동 모델에 의하면 수소 이온은 산소를 얻어 산화 되는 것이고, 전자 이동 모델에 의하면 수소 이온은 산화 이온으로부터 전자를 얻어 환원이 된다. 그러나 산화수 변화 모델에 의하면 수소의 산화수는 +1로 변화가 없으므로 산화되거나 환원되지 않는다.12 따라서 최종적으로 산화수 변화 모델로 사고의 확장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산화·환원 개념을 이해하는데 혼란을 가지게 될 것이다.

5 Fe 2 + a q + MnO 4 a q + 8 H + a q 5 Fe 3 + a q + Mn 2+ a q + 4 H 2 O l

또한 동일한 개념을 상황 맥락에 따라 다르게 정의하고, 특별한 설명 없이 화학의 다양한 영역에서 다른 산화·환원 모델을 적용하여 학생들의 이해에 어려움을 일으킨다는 연구들711도 있다. 예를 들어, Österlund의 연구13에서는 다양한 영역의 교재를 분석하였는데, 무기화학 교재에서는 주로 전자 이동 모델과 산화수 변화 모델을 사용하고, 유기화학 교재에서는 산소 이동 모델과 수소 이동 모델을 사용하고, 생화학 교재에서는 주로 수소 이동 모델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동일한 개념을 단편적으로 여러 모델을 이용하여 제시할 때 학생들이 겪는 혼란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한다면, 산화·환원 현상을 다양한 모델로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과학의 본성을 깨닫는 교육적 이득을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어려움은 예비교사나 교사가 되어서도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비교사들과 교사들은 대부분 산화수의 변화에 대한 정의를 사용하지만, 연소 반응이나 금속 반응에서는 산소나 전자의 이동과 혼용해서 적용하는 양상을 보이고, 정의를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산화·환원 반응을 잘못 인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다.5

윤희숙과 박하나의 연구5에서는 현대의 산화·환원 개념으로 효과적인 전이가 일어나기 위해서는, 산화·환원 개념의 역사적 발달의 맥락을 언급하면서 산화수 변화에 의한 정의의 유용성과 포괄성을 강조하는 방식을 제안하였다. 그러나 Justi 등14,15의 연구에 따르면 교재나 교사의 수업을 관찰해 볼 때, 다양한 모델이 역사적인 근거를 가지고 제시되기 보다는 혼성 모델로 제시되고 있음을 지적하였다. 혼성 모델은 서로 다른 역사적인 모델의 요소들로 구성한 새로운 모델이다. 이 모델은 역사적 발달의 맥락을 포함하지 않고 있으므로 오히려 교육적 측면에서 과학 개념의 올바른 획득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선행연구5에서는 7차 교육과정에서 개발한 교과서를 중심으로, 다양한 모델에 대한 기술 방법을 병렬이나 기술적 확장의 기준으로 교과서 및 교사 연구를 진행하였으나,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에 근거한 교과서에서 혼성 모델의 기술이 나타나는 지에 대해 분석하고자 하였다. 연구문제를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2009개정 교육과정과 교과서에서는 산화·환원 개념의 정의를 어떻게 제시하고 있는가?

둘째, 화학교육전공 교사들은 어떤 모델로 산화·환원 반응을 판단하는가?

연구 절차 및 방법

교육과정 및 교과서 분석

분석 대상. 선행연구5에서 다룬 7차 교육과정에서는 산화·환원 개념을 화학 II에서 다루었으나, 2009 개정 교육과정에서는 화학 I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의 화학 I에서 산화·환원 개념을 어떻게 설명하고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교육과정3과 4종의 화학 I 교과서1619의 내용을 분석하였다(Table 1).

Table1.

High school Chemistry I textbooks

Symbol Author Publisher
A Kim, H. J. et al. Sangsang academy
B Noh, T. H et al. Chunjae education
C Ryu, H. I. et al. Visang education
D Park, J. S. et al. Kyohaksa

분석 방법. 교과서에 제시된 산화·환원 개념은 전자 이동 모델, 산화수 변화 모델, 혼성 모델 등 세 가지로 분류하였다. 전자 이동 모델은 실제적인 전자의 이동으로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하는 것으로, 제한 조건은 원소나 단순한 이온 또는 이온화합물이 포함된 화합물의 경우 잘 맞지만, 공유결합 물질로까지 확대하여 적용하는 데에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2024 산화수 변화 모델은 반응 전과 반응 후에 결합한 분자 내 원자들의 전기 음성도 순서의 변화에 의해 전하의 분포가 달라지는 것으로 산화·환원 반응을 설명한다. 이때 산화수는 화합물을 구성하는 각 원자들 중에 전기 음성도가 더 큰 원자로 결합한 전자들이 완전히 이동하였다고 가정하였을 때, 각 원자가 갖는 전하의 수를 의미한다.18

산화수 변화 모델의 제한 조건으로는 가상적인 전자의 이동을 실제 전자의 이동으로 해석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혼성모델은 다시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이 연구에서는 공유결합 물질에 전자 이동 모델을 확장한 것을 전자 이동 모델에 기반한 혼성 모델로 분류하였다. 또한 실제적인 전자의 이동을 전기음성도가 큰 원자 쪽으로 전자가 치우친다고 가정하는 산화수 개념과 동일시하는 것을 이 연구에서는 산화수 변화 모델에 기반한 혼성 모델로 분류하였다.

화학 교사의 인식분석

연구 대상. 이 연구에서는 질문지를 통해 1차로 교사들의 사고유형을 분석한 후에, 주관식 응답과 면담 등을 통해 교사의 사고 유형을 분석하였다. 연구 대상으로는 우리나라 중부지역에 위치한 교사양성 대학의 대학원에 재학 중인 화학교육전공 교사 19인을 선정하였다. 보다 심층적인 분석을 위하여 많은 수의 교사를 대상으로 하지 않았고, 면담 등에서 래포를 형성할 수 있는 수의 연구대상을 선정하였다. 구체적인 연구 대상자에 대한 정보는 Table 2와 같다.

Table2.

Information of the subjects

Teaching career (year) Gender Number Total
1~3 Male
Female
2
4
6
5~7 Male
Female
4
5
9
9~20 Male
Female
0
4
4

산화·환원의 다양한 모델에 대한 화학교육전공 교사의 인식을 조사하는 대상으로, 화학 I 교과를 가르친 경험을 가진 교사 15명, 고등학교에 근무하지만 화학 I을 가르친 경험이 없는 교사 2명, 고등학교에 근무한 경험이 없는 중학교 교사 2명이 선정되었다. 이 연구에서 다루는 전자 이동 모델과 산화수 변화 모델은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소개되지만, 화학교육전공 교사는 임의적으로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지도할 수 있으므로 연구 대상에 포함하였다.

질문지. 교사들의 인식을 알아보기 위한 질문지는 총 5 문항으로 구성되었다(Table 3). 1-4번 문항은 서술형으로 구성하였으며, 5번 문항은 선다형 선택 문항으로 구성하였다. 1번 문항은 산·염기 반응과 산화·환원 반응을 구분하는 기준이 무엇인지 물어본 것으로, 이를 통해 어떤 모델로 산화·환원 반응을 판단하는지 알아보았다. 2번 문항은 실제적인 전자 이동 모델로는 설명하는데 한계를 가지는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제시하고, 혼성 모델을 가지고 있는지 판단하고자 하였다. 3번 문항에서는 루이스의 산· 염기에서 전자쌍의 전달이 있는데 왜 이 반응은 산화·환원 반응이 아닌지 설명하도록 하였다. 이를 통해 산·염기 반응과 산화·환원 반응을 구분하는데 전자의 실제적 이동이 아닌 산화수 변화 모델을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4번 문항에서는 특정한 반응을 주고 이 반응이 산·염기 반응인지, 산화·환원 반응인지 구분하도록 하였다. 이 문항은 선행연구5 에서 제시한 설문 문항 중 ‘탄산 이온과 아세트산의 반응으로 아세트산이온과 이산화탄소가 만들어지는 반응’과 유사한 것으로, 아세트산 대신에 하이드로늄산을 제시한 것만 차이가 있다. 선행연구에서는 다양한 반응을 제시하고 다양한 모델을 적용하는지, 하나의 모델을 적용하는 지에 대한 분석을 하였으나, 이 연구에서는 다른 문항과 비교하여 일관성 있는 모델을 사용하는지, 혼성 모델을 사용하는지 분석하고자 한 차이점이 있다. 5번 문항은 산화수 변화의 의미를 물어본 것으로, 산화수 변화 모델에서 산화수 변화를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아본 것이다. 이 연구에서 정답으로 간주한 답은 ‘④ Relative order change of electronegativity between two bonded atoms’ 25이다.

Table3.

Contents of the questionnaire

1. Describe how you distinguish oxidation-reduction reaction from acid-base reaction.
2. Describe the synthesis of ammonia by the reaction of nitrogen and hydrogen using the electron movement model of redox reaction.
3. Describe appropriate answer to the following question: “A Lewis base provides an electron pair to a Lewis acid. Why isn’t it redox reaction?”
4. Is the reaction in which hydronium ion and carbonate ion are combined to become water and carbon dioxide an acid-base reaction or an oxidation-reduction reaction?
2 H 3 O + aq + CO 3 2 aq 3 H 2 O l + CO 2 g
5. What is the meaning of the oxidation number change?
  • ① Movement of real electrons between the two atoms bonded.

  • ② Changes in electron density between the two atoms bonded.

  • ③ Changes in charge distribution between the two atoms bonded.

  • ④ Relative order change of electronegativity between two atoms bonded

  • ⑤ Others ( )

질문지 문항의 타당도를 높이기 위하여 화학교육 전문가 1인의 검토를 받았으며 그 후 대학원에 재학하는 화학교육전공 석사 및 박사 과정에 재학하는 교사 3인의 의견을 수렴하여 수정하는 과정을 거쳤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적절한 반응식을 제시하거나 선다형 문항의 내용이 분명하게 의사전달이 될 수 있도록 수정하였다. 또한 다섯 명의 화학교육전공 교사들을 대상으로 파일럿 테스트를 거쳐 반응 분석의 기준을 설정하였다. 또한 질문지 투입 후 연구 대상자들에게 면담을 실시하여 질문지에서 표현하지 못한 심층적인 사고를 추가로 조사하였다.

연구 결과 및 논의

교육과정 및 교과서 내용 분석

2009 개정 교육과정3의 화학 I ‘닮은꼴 화학반응’ 단원에는 산화·환원의 세가지 모델, 즉 산소 이동 모델, 전자 이동 모델, 산화수 변화 모델이 다음과 같이 병립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 광합성과 호흡, 철광석의 제련과 철의 부식이 산소에 의한 화학적 산화·환원 반응임을 이해한다.

㈏ 질소와 수소의 반응에 의한 암모니아의 합성이 전자 이동에 의한 산화·환원 반응임을 이해한다.

㈐ 이산화탄소, 물, 메탄, 암모니아에서 화학 결합을 하고 있는 원자들 사이의 전기 음성도 차이로부터 각 원소의 산화수를 설명할 수 있다.

(나)의 질소와 수소의 반응에 의한 암모니아 합성은 공유결합 물질의 반응으로 실제의 전자 이동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는 것은 부적절하며, 가상적인 전자의 이동으로 표현되는 산화수 변화 모델이 적절하다. 즉 전자 이동 모델은 공유결합 물질로까지 포괄적으로 적용하는 데에는 제한 조건이 있으나, 이러한 논의가 제시되지 않았다. 선행연구5에서 제시한 7차 교육과정26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과 달리, 다음과 같이 구체적인 산화·환원 반응의 사례가 제시되지 않았다.

(라) 산화·환원 반응

① 산화·환원 반응을 전자의 이동과 산화수의 변화로 설명하고, 산화·환원 반응식을 완결한다.

② 화학 전지의 원리를 산화·환원 반응으로 이해하고, 전위차를 설명한다. 또한, 실용 전지와 전기 분해를 이해하고, 화학 반응과 전기 에너지 간의 상호 관계를 인식한다.

분석한 4종의 교과서 모두 전자 이동 모델이나 산화수 변화 모델뿐 아니라 암모니아 합성과 같은 내용에서는 혼성 모델을 제시하고 있었다. 혼성 모델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 공유결합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에서 산화수 변화를 실제 전자의 이동과 동일시 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의 사례는 C와 D 교과서에서 찾을 수 있다. D교과서19의 설명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화학 변화 중에서 산화수가 증가한 것은 전자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하고 산화수가 감소한 것은 전자를 얻었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산화수가 증가하면 산화, 산화수가 감소하면 환원이 라고 한다.

즉, 이 설명은 산화수 변화를 전자의 이동으로 보았기 때문에 산화수 변화 모델에 기반한 혼성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전자를 잃었다는 것을 의미하고’에서 ‘의미’를 ‘가상적인 전자 이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문맥상 이 설명은 실제적인 전자의 이동 모델로 볼 수 있다.

혼성 모델의 두 번째 사례는 공유결합이나 배위 결합 화합물에 전자의 치우침을 전자의 이동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이러한 설명의 사례는 A와 B 교과서에서 찾을 수 있다. A 교과서16의 사례를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수소 기체와 염소 기체가 반응하여 염화 수소 기체가 생성될 때에는 공유 전자쌍이 염소 쪽으로 치우치게 되는데, 이는 전기 음성도가 작은 수소에서 전기음성도가 큰 염소로 전자가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수소는 염소에 전자를 내주어 산화되고, 염소는 수소로부터 전자를 얻어 환원된 것이다.

이 설명에서는 전자의 치우침을 전자의 이동으로 설명하므로 전자 이동 모델에 기반한 혼성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자가 이동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를 가상적인 전자의 이동으로 해석할 수도 있으나, 다음 문장에서 명백하게 ‘전자를 내어 준다’ 혹은 ‘전자를 얻는다’는 표현이 있어서 실제적인 전자의 이동으로 이해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전자 이동 모델에 기반한 혼성 모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산·염기 반응과 산화 환원 반응을 구분하는데 혼란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염화수소가 물에 녹아 염소 음이온과 수소 양이온으로 해리되면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지만 산화수의 변화는 없다. 산화수 변화 모델에 의하면 염화수소가 물에 녹기 전에 이미 공유전자쌍은 염소 원자로 이동했다고 가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 염화수소의 공유결합을 염화나트륨과 같이 이온결합과 동일시하는 문제를 일으키며, 따라서 염화수소가 물에 녹는 반응은 화학변화이지만, 이를 마치 용해처럼 해석해야 하는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러한 문제를 피하기 위하여 전자의 이동을 제시하면 산·염기 반응을 산화·환원 반응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생긴다.25 이를 이 연구에서는 혼성 모델의 문제점으로 보았다.

이러한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각 모델의 제한 조건에 대한 설명을 제시할 필요가 있으나, 분석한 교과서에서 이러한 설명을 찾아 볼 수 없었다. 선행연구5에서는 산화·환원의 진술에만 초점을 두었으므로, 이 연구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산·염기 반응의 정의를 통해 산화·환원의 정의와 충돌하는 사례는 제시하지 않았다.

산화·환원 모델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 조사

산화수 변화 모델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를 확인하기 위하여 먼저 산화수의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묻는 5번 문항에 대한 교사들의 응답을 분석하였다(Table 4).

Table4.

Teachers’ answers about the definition of oxidation number change

Answer type Number
①Movement of real electrons between the two atoms bonded 6
②Changes in electron density between the two atoms bonded 3
③Changes in charge distribution between the two atoms bonded 4
④Relative order change of electronegativity between the two atoms bonded 2
⑤Restatement of the definition of oxidation number 4

분석 결과, 19명 중에서 2명 만이 반응 후에 결합한 두 원자 사이의 전기음성도 변화가 산화수의 의미임을 인식하고 있었다. 기타의 응답들은 대부분 산화수라는 용어를 다시 반복하여 진술하는 것이었다. 13명의 교사들은 산화수 변화를 전자 이동, 전자 밀도 변화, 전하 분포의 변화 등 전자의 치우침과 관련된 답을 선택하였다. 이러한 결과를 통해 많은 교사들이 산화수 변화의 개념을 실제적인 전자의 이동과 혼동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행연구5에서도 많은 교사들이 산화수의 변화를 전자의 이동이나 산소의 이동과 혼용하여 생각하고 있음을 제시하였다.

공유결합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도록 요구한 2번 문항에 대한 교사들의 응답 결과는 Table 5에 제시하였다.

Table5.

Teachers’ answers about the redox reaction to explain covalent bond compounds with electron movement model

Model Response type Number
Hybrid Based on electron movement model 8
model Based on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9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2

공유결합 물질인 질소와 수소의 반응에서 전자 이동 모델을 적용하여 전자가 수소에서 질소 쪽으로 이동했다고 응답한 교사는 8명이었으며, 이들은 전자 이동 모델에 기반한 혼성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왜냐하면, 공유결합물질의 경우에는 전자의 가상적인 이동을 고려할 수는 있으나, 실제적인 전자의 이동이 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9명의 교사들은 산화수의 변화로 설명하였으나, 질소의 산화수가 3만큼 감소하였으므로 질소가 3개의 전자를 실제적으로 얻었다고 응답하였다. 따라서 이 교사들은 산화수 변화 모델에 기반한 혼성 모델을 가지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이 두 사고의 유형은 교과서 분석에서 사용된 두 개의 혼성모델과 일치한다. 따라서 교사들의 인식은 교과서의 설명에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단지 두 명의 교사만이 전자의 이동으로는 질소와 수소의 반응을 설명할 수 없다고 응답하여 전자 이동 모델의 제한 조건을 인식하고 산화수 변화 모델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화수 변화 모델로 설명해야 하는 산화·환원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도록 요구하였을 때 혼성 모델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2번 문항을 제시하였으며, 루이스의 산·염기 반응에서 전자쌍을 주거나 받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산화·환원 반응이 아닌 이유를 묻는 3번 문항을 통해 산화·환원 반응을 산·염기 반응과 구분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따라서 두 문항에 대한 교사들의 응답의 일관성을 통해 사고의 견고함을 파악하기 위하여 교차 분석한 결과를 Table 6에 제시하였다.

Table6.

Teachers’ answer comparison to check of thinking collision between electron movement model and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Item 3 Electron movement model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No answer Total
Item 2
Hybrid model Based on electron movement model
Based on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4
1
2
4
2
4
8
9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1 1 0 2
Total 6 7 6 19

문항 2, 3을 교차하여 분석한 결과, 산화수 변화 모델로 일관성 있게 사고한 교사는 전체 19명의 교사 중 한 명뿐임을 알 수 있다. 문항 3에서 산화수 변화 모델로 응답한 교사 7명 중 6명은 혼성 모델을 가지고 있었다. 그 중에 2명은 전자 이동 모델에 근거한 혼성 모델을, 그리고 4명은 산화수 변화 모델에 근거한 혼성 모델로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 후에 이루어진 심층 면담을 통해 많은 교사들이 산화·환원 정의에 대한 혼란을 지니고 있음을 인식하게 되었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전자 이동 모델이나 산화수 변화 모델에 근거한 혼성 모델로 인해 혼란이 발생하였음을 깨달았다.

문항 1에서 산화·환원 반응을 산·염기 반응과 구분하는 데 기준으로 산화수 변화 모델을 선택한 비율은 19명 중 15명으로 매우 높았으나, 루이스의 산·염기 모델에서 전자쌍의 주게 받게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산화·환원이 아닌 이유를 묻는 3번 문항과 교차 분석을 한 결과(Table 7), 산화수 변화 모델에 대한 이해를 하는 교사는 5명뿐임을 알 수 있었다. 나머지 10명의 교사 중에서 5명은 전자 이동 모델로 응답하였고, 5명의 교사는 이에 대해 응답을 하지 못하였다.

Table7.

The teachers’ perceptions about the criteria of oxidation–reduction reaction

Item3 Electron movement model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No answer Total
Item1
Electron movement model 1 2 1 4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5 5 5 15
Total 6 7 6 19

다양한 문항들에 대한 교사들의 응답을 서로 비교하여 교차 분석한 이유는 어떤 상황에서도 산화수 변화 모델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교사가 얼마나 되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이다. 분석 결과, 문항의 교차 분석이 달라질 때마다 산화수 변화 모델을 이해하는 교사들의 수가 변화하는 것으로부터 교사들의 산화수 변화 모델의 안정성이 취약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특정한 산·염기 반응을 제시하고 이 반응이 산·염기 반응인지 산화·환원 반응인지 묻는 4번 문항과 루이스 산·염기 반응에서 전자쌍의 주고 받는 과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산화·환원 반응이 아닌지 묻는 3번 문항에 대한 응답 결과를 교차 분석하여 Table 8에 제시하였다.

Table8.

The classification of two different acid-base reaction

Item 4 Acid-base Oxidation-reduction No answer Total
Item 3
Electron movement model 2 3 1 6
Oxidation number change model 5 1 1 7
No answer 3 3 0 6
Total 10 7 2 19

특정한 산·염기 반응을 산화·환원 반응으로 인식한 교사는 7명이었다. 또한 2명은 응답을 하지 못하였다. 즉, 절반 가까운 교사들이 실제적으로 산화·환원 반응과 산·염기 반응을 정확한 모델로 분류할 능력을 가지지 못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들이 교사양성대학의 대학원에서 화학교육을 전공하는 화학교사들임을 고려할 때 우수한 화학 교사로 볼 수 있으므로, 이러한 문제는 보편적인 화학교사들이 가지는 문제라고 해석할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2009 개정 교육과정 화학 I 및 교과서의 전자 이동 모델과 산화수 변화 모델의 제시 방법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화학 I 교육과정에서 전자 이동 모델의 제한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 공유결합 물질의 산화·환원 반응을 전자 이동 모델로 설명하도록 제시하였으며, 교육과정에 근거하여 개발된 4종의 교과서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나타났다. 7차 교육과정에서는 이러한 오류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교육과정이 개정되면서 구체적인 사례가 교육과정에 포함되는 과정에서 나타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화학교육 전공 교사들을 대상으로 산화·환원 반응을 판단하는 모델에 대한 교사들의 인식을 알아본 결과, 많은 교사들이 혼성 모델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연구에서 제시한 혼성 모델은 전자 이동 모델과 산화수 변화 모델의 병립적 제시5와는 차별화 된다. 즉, 가상적인 전자의 이동을 실제적인 전자의 이동과 혼동하거나, 산화수의 감소나 증가를 실제적인 전자의 감소나 증가로 인식하는 경우를 혼성 모델이라고 보았다. 특히 교사들의 혼성 모델 사고 유형은 교과서의 설명 유형과 매우 유사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2009 개정 교육과정 및 이를 토대로 개발된 화학 I 교과서에서는 ‘질소와 수소의 반응에 의한 암모니아의 합성이 전자 이동에 의한 산화·환원 반응임을 소개’하는 내용을 통해 공유결합물질에 전자 이동 모델을 적용하는 혼성 모델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였다. 따라서 과거 다른 교육과정 및 교과서와는 달리 산화·환원 개념에 대한 이해에 혼란을 야기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혼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자 이동 모델, 산화수 변화 모델 등 여러 모델을 제시할 때 반드시 각 모델의 전제 조건을 함께 제시할 필요가 있다.

자연현상을 설명하기 위하여 다양한 모델들이 존재하는 이유는 하나의 모델로는 모든 자연현상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나중에 발달한 모델이 이 전에 존재했던 모델들을 포함하지만, 이전의 모델이 가지는 장점을 나중에 발달한 모델이 잃어버리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따라서 하나의 모델만을 가르치기 보다는 다양한 모델이 가지는 장점과 제한 조건을 함께 가르치는 것은 과학의 발달에 대한 이해를 증가시키는 데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장점과 제한 조건 등에 대한 설명이 누락되는 경우에 학생들은 각 모델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혼성 모델을 형성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14,15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중에 등장한 모델과 이전에 존재하던 모델의 관계를 누적적인 발달로 보지 않고 각각의 모델로 설명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이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27

이 연구에서는 많은 교사들이 산화·환원 반응의 분류기준으로 산화수 변화 모델을 선택하였으나 실제로 분류할 때에는 전자 이동 모델이나 전자 이동 모델과 산화수 변화 모델로부터 나온 혼성 모델에 의존하여 판단하는 경향을 나타내었다. 이는 실제적인 전자의 이동과 가상적인 전자의 이동에 대한 구분의 혼란으로부터 나온 것일 수 있다. 따라서 교사들이 과학개념은 실제적 물질의 반응에서 확인 가능한 것만이 아니라 가상적인 전제로부터 추론될 수 있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이러한 과학개념의 본성을 인식할 때 교사들은 다양한 모델의 개념적 혼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Notes

[1] 이 논문은 제1저자 김기향의 2016년도 석사학위 논문을 재구성 한 것임.

Acknowledgements

Publication cost of this paper was supported by the Korean Chemical Socie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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