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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화학II 선택과목 이수가 대학 일반화학의 전기화학 관련 개념의 이해에 미치는 영향: 화학전지를 중심으로


Abstract

이 연구에서는 대학 신입생을 대상으로 고등학교에서 화학II 선택과목 이수가 대학 일반화학에서 전기화학 관련 개념을 이해하는데 미치는 영향과 개념 변화 유형을 알아보았다. 고등학교에서 화학II 이수 여부에 따라 전기화학 관련 개념의 이해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화학전지의 구별, 전극의 구별, 그리고 전류의 생성과 흐름에 관한 개념의 이해에서 차이가 크게 나타났으나 염다리의 역할, 표준 반쪽 전지의 필요성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화학전지의 생성물과 전지 전위의 예측에서는 화학II를 이수하지 않은 학생 그룹에서 일반화학 수강 후에 개념 이해의 향상이 크게 나타났다. 고등학교에서 전기화학의 기본 개념의 학습이 대학 일반화학에서 전기화학 관련 개념의 이해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으나 일반화학을 수강하더라도 몇 가지 관련 개념의 정확한 이해에는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의 해결을 위해서는 전기화학의 기본 개념에 대하여 보다 정확한 내용의 교육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고, 고등학교에서 미리 학습하지 못한 학생들을 위한 적절한 보충 학습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Translated Abstract

The purpose of this study was to analyze the conception type change and to investigate the effect of understanding on concepts in electrochemistry after general chemistry lessons. The significant differences in concept understanding of electrochemistry were shown in both groups. Statistically significant gains in both groups were as shown in distinguishing the chemical cell, in identifying the anode and cathode, and in understanding current formation and flow, while, significant achievements in understanding the role of the salt bridge, and the need for a standard half-cell were not found. Taking elective chemistry II in high school had an effect on understanding related concepts of electrochemistry in general chemistry lessons. It was shown that many freshmen had difficulties in understanding exact related concepts in several kinds after general chemistry lessons. In order to solve these problems, it is necessary to teach contents of the basic concepts in electrochemistry exactly and to hold supplementary less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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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론

제7차 교육과정에서 고등학교 11, 12학년 과정에 선택 중심 교육과정을 도입하였고, 2009개정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 과정이 선택 교육과정으로 운영되고 있다. 선택 중심 교육과정은 학생 개개인의 다양한 학습 요구에 부응하고 진로 탐색의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과학에서는 몇 과목만 선택 이수할 수 있기 때문에 학습 내용이 비교적 쉽다고 여기는 선택과목인 화학I, 생물I, 지구과학I 등에 편중하여 선택한 학생들이 많아서 과학 기초 소양의 부족으로 인한 대학 교육의 질 저하가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1,2 그러므로 고등학교 과학 선택과목 이수 여부에 따라서 대학 교육에서의 과학 성취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은 과학 교육과정 내용이나 운영 방안을 개선하는 데 필요하다.

오희균과 박종원3은 고등학교에서 물리I과 물리II의 수강 여부가 사범대 물리전공 1학년 과정의 문제 정답율에는 영향을 주지만 2학년 이상의 전공과정에는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대학 교육이 고등학교 교육의 부족한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이보경과 장수철1은 고등학교에서 화학II와 물리II의 이수 여부에 따라 공학계열 대학 1학년 전공 기초과정인 일반화학과 일반물리 성적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으나 생물II의 이수 여부는 일반생물학의 성적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홍미영 등2은 자연계열 대학생들은 고등학교에서 전공 관련 선택과목 II를 배우지 않고 대학에 들어오면 1학년 전공 기초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지만 학생 스스로의 노력으로 그 영향을 극복할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 특히 화학I과 화학II를 모두 이수한 학생들이 화학I만 이수한 학생들보다 전공 기초 과정에서 체감 성취도가 유의미하게 높게 나타났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화학의 경우, 고등학교에서 화학II의 이수 여부가 이공계열 대학 1학년 전공 기초과정인 일반화학의 성적에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를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에서 화학I이나 화학II의 이수 여부에 따라서 화학의 특정 주제에 대해서 어떤 선행 지식을 가지고 있으며 대학 교육을 통하여 관련 개념 이해에 대한 성취도에 화학II의 이수 여부가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구체적 연구가 시행되지 않았다. 본 연구는 고등학교의 화학II에서만 다루는 전기화학 분야 가운데 화학전지를 중심으로 화학II의 이수 여부가 대학에서 일반화학의 관련 단원을 수강하였을 때 관련 개념 성취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화학전지는 일상생활에서 이용되는 휴대전화, 노트북 뿐만 아니라 인공지능 로봇, 전기 자동차, 수소연료전지 자동차 등 거의 모든 전자 기기 분야에 사용되고 있으므로 중요한 개념이지만 고등학교 3학년 과정에서 선택 중심 교과목인 화학II의 마지막 단원에서 다루고 있어 화학 수업에서 비중 있게 배우지는 않고 있다. 교육과정에서 전기화학 분야는 화학전지와 전기분해에서 일어나는 산화·환원 과정을 이해하고 이를 적용하는 수준에서 다루고 있다. 화학전지는 제7차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화학II에서 산화·환원 개념과 함께 관련 개념을 제시하고 있고, 2009개정 교육과정과 2015 교육과정에서는 고등학교 화학II에서 제시하고 있으며 산화·환원 개념은 화학I에서 다루고 있다.

화학 분야 가운데 전기화학은 학생들과 교사들에게도 관련 개념 이해에 어려움을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4-6 학생들뿐만 아니라 예비교사와 교사들도 수준은 다르지만 다양한 오개념을 가지고 있다.724 그러나 아직까지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운 학습의 차이가 대학 일반화학의 전기화학 관련 개념 이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련된 연구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고등학교에서 화학II의 이수여부에 따라 대학 일반화학의 전기화학 단원을 수강한 후 화학전지 관련 개념 이해의 향상 정도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 살펴보고, 일반화학 수강 전·후에서 나타나는 화학전지 관련 개념의 이해 유형에는 어떤 변화가 있는지 조사하고자 한다.

연구내용 및 방법

연구 대상

이 연구는 C대학교 사범대학 과학교육학부 1학년에 재학 중인 60명을 대상으로 하였으며, 이 가운데 화학을 전혀 배우지 않고 10학년 과학까지 배운 3명의 학생을 과학 그룹(S), 화학I까지 이수한 23명의 학생들은 화학I(Chem I) 그룹, 화학II를 이수한 34명의 학생들은 화학II(Chem II) 그룹으로 나누었다. 과학 그룹은 3명밖에 되지 않아서 화학I 그룹과 화학II 그룹만 통계처리를 하였다.

연구절차 및 검사도구

이 연구의 사전·사후 검사도구로 ‘전기화학 개념 검사지’를 제작하여 사용하였다. 이 검사지는 교사와 학생들이 가지기 쉬운 전기화학 개념의 어려움과 오개념을 분석한 Garnett와 Treagust9의 인터뷰 프로토콜을 참고로 하여 우리나라 현행 대학생의 수준에 맞추어 제작하였고, 과학 교육 전문가 1인과 박사급 화학 교사 3인 및 석사 과정 2인의 검토를 통해 최종 수정 보완 하였다.10 제작된 검사지는 화학전지와 관련된 12개 문항과 전기분해와 관련된 7개 문항으로 구성되었으며, 정성적 개념 이해와 정량적 문제 해결 능력을 조사하는데 주안점을 두었다. 화학전지 관련 개념의 변화 분석에서는 검사지의 화학전지 관련 12개의 문항 가운데 ‘그림 모형을 통한 화학전지의 구별’, ‘화학전지에서 전극의 구별’, ‘화학전지에서 전류의 생성과 흐름에 대한 이해’, ‘염다리의 역할에 대한 이해’, ‘표준 반쪽 전지의 필요성’, ‘화학전지의 생성물과 전지 전위의 예측’ 등의 화학전지와 관련된 6가지 영역에 속한 9개 문항을 분석하였다.

사전검사는 일반화학을 배우기 직전인 학기 초에 실시하였고, 일반화학의 전기화학 단원까지 동일한 교재로 동일한 교수에게 배운 후에 사후검사를 실시하였다.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결과 자료를 정량분석 하였고, 정량적인 연구 결과를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학생 면담을 실시하였다. 검사지로부터 얻은 자료는 표본평균 t-검정으로 통계 처리하였고 검사지의 각 문항에 대한 학생들의 사전검사의 응답 유형을 분류한 후, 사후검사 결과 그 유형이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분석하였다. 학생 면담은 검사지의 답변 자료를 바탕으로 특이한 점수 변화를 보인 화학I 그룹 2명, 화학II 그룹 4명을 대상으로 반 구조화된 형식으로 실시하였다. 개념 검사지의 답변 가운데 특이한 내용이 있는 문항에 대한 질문지를 미리 만들어서 면담하되 학생의 응답에 따라 새로운 질문을 가미하는 방법으로 개별 면담을 실시하였다. 면담에 소요된 시간은 20~30분 정도씩이었다.

연구 결과 및 논의

대학 신입생들이 고등학교에서 전기화학 관련 개념을 어느 정도 학습하였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2009개정 교육과정의 고등학교 교과서의 전기화학 관련 단원을 살펴보면 ‘고등학교 과학’에서는 에너지와 환경 단원에서 화석연료의 산화·환원 반응을 다루고 있다. ‘화학I’에서는 닮은꼴 화학 반응 단원에서 산소와 전자 이동에 의한 산화·환원 반응과 산화수를 다루고 있으며 ‘화학II’에서는 화학 평형 단원에서 화학전지와 전기분해를 다루고 있다.

화학I과 화학II 그룹의 비교

일반화학을 수강하는 대학 신입생들에게 전기화학 관련 개념에 대한 전체 문항의 사전검사 자료를 독립표본 t-검정한 결과는 Table 1에 나타내었다.

Table1.

The t-test result on related concepts of chemical cell in the pre-test

Group n M SD t P*
Chem I 23 10.70 6.175 -8.360 .000
Chem II 34 26.59 8.154

*p< .05, full score: 50

사전검사에서 화학I과 화학II 그룹의 평균 점수 차이가 15.89로 매우 크게 나타났고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이는 두 그룹 간의 전기화학 관련 개념 이해에 있어서 큰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화학I과 화학II 그룹 각각의 사전검사 결과와 비교하여 사후검사에서는 어떠한 차이가 있었는지 알기 위해 대응 표본 t-검정을 한 결과를 Table 2에 나타내었다.

Table2.

The t-test results on related concepts of chemical cell of Chem I and Chem II groups

Group Test n M SD t p*
Chem I Pre 23 10.70 6.175 -6.383 .000
Post 23 21.39 7.108
Chem II Pre 34 26.59 8.154 -4.852 .000
Post 34 32.26 7.170

*p< .05, full score: 50

화학I 그룹의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결과 평균 점수를 비교해보면 11.32점으로 큰 폭 상승하였고 화학II 그룹도 5.67점 상승하였으며 두 그룹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두 그룹 모두 일반화학 수강 후 전기화학에 대한 개념 이해가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평균 점수를 비교해 보면 화학I 그룹의 사후검사 점수인 21.39점보다 화학II 그룹의 사전검사 점수인 26.59점이 더 높을 뿐만 아니라 두 그룹의 사후검사 평균 점수 차이가 10.87로 여전히 크게 나타났다. 이 결과는 전기화학의 기본 개념을 고등학교 과정에서 더 자세하게 다루고 있으므로 일반화학에서 다루어지는 전기화학의 개념습득이 쉽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사전검사에서 두 그룹 간에 차이가 크게 나타난 것은 산화·환원의 기본 개념만을 배운 학생들과 산화·환원의 응용분야인 전기화학 관련 개념을 더 배운 학생들과의 당연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일반화학의 전기화학 단원을 수강한 후에도 유의미한 차이가 있다는 것은 고등학교 과정에서 화학II 과목의 전기화학 관련 개념의 학습이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대학생 14(화학I 그룹)와의 면담 결과가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는데 이 학생은 50점 만점의 검사 도구에서 사전검사 2점, 사후검사 29점으로 아주 큰 점수 차이를 보였던 학생이다.

면담자: 채점결과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의 점수 차이가 아주 컸는데 그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대학생 14: 사전검사 때는 전혀 배우지 못 했었기 때문에 잘 몰라서 틀렸고... 사후검사 때는 강의를 듣고 난 후이기 때문에 더 잘 풀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면담자: 화학Ⅰ만 배웠기 때문에 전기화학에 대한 개념을 잘 몰랐다는 말이죠?

대학생 14: 네.

면담자: 화학Ⅱ 과목을 고등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는데 일반화학 수강이 힘들지는 않았나요?

대학생 14: 교재에 내용이 잘 나와 있어서 많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힘들었어요.

면담자: 화학Ⅱ 과목을 배운 학생들과 실력차이를 많이 느끼지는 않았나요?

대학생 14: 약간 났던 것 같은데.... 미리 들어봤던 내용이기 때문에 걔네들은 더 쉽게 이해하는 것 같았어요.

이 학생은 고등학교 때 화학I까지만 배웠기 때문에 전기화학 관련 개념이 거의 없었고 일반화학 수강 후 점수가 많이 상승하긴 했지만 화학II를 배운 학생들과는 개념을 이해하는데 차이가 났음을 느꼈다고 하였다.

또한 화학II 그룹 중에도 수능 시험을 위한 암기 위주의 학습을 한 학생들은 전기화학 기본 개념을 잊어버리거나 혼동하여서 올바른 응답을 하지 못하였다고 하였다.

면담자: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의 점수 차이가 무려 6점에서 34점으로 28점이나 차이가 났는데, 사전검사 때는 무관심해서 그랬나요?

대학생 29: 무관심해서 그런 건 절대 아니고요.... 화학Ⅱ는 시험 응시만하고 학교에서 제대로 수업을 듣지 못해서 확실히 잘 모르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앞부분만 배우고 뒷부분은 알아서 하라고 그랬거든요.

면담자: 하지만 수능에 응시했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했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대학생 29: 그때는 저 혼자 주로 외우면서 공부했기 때문에 많이 잊어 버려서 잘 기억나지 않았어요.

면담자: 그럼 일반화학 수강할 때 기억이 많이 나던가요?

대학생 29: 네, 그래도 공부한 내용이 많이는 아니지만 조금씩 생각이 났어요.

그림 모형을 통한 화학전지의 구별

화학전지 가운데 다니엘 전지의 그림 모형을 제시한 후 “이 장치의 이름은 무엇인가?”와 “이 장치의 목적은 무엇인가?”라는 문항에 대해 각 그룹별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알아보고, 그 결과를 Table 3에 나타내었다.

Table3.

The t-test results of the distinction of chemical cell by the figure model

Group Test n M SD t p*
Chem I Pre 23 2.43 1.903 -4.511 .000
Post 23 5.00 2.316
Chem II Pre 34 5.03 1.946 -5.963 .000
Post 34 6.85 1.844

*p< .05, full score: 8

화학I과 화학II 그룹 모두 일반화학 수강 후에 그림 모형을 통한 화학전지와 전기분해 장치를 구별하는 능력이 향상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전검사에서는 정확한 이름을 생각해내지 못하였으나 일반화학을 수강하며 다시 상기하게 되어 사후검사에서는 올바른 응답을 한 경우가 많았다.

다니엘 전지의 그림 모형을 보며 응답한 대학 신입생들의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응답 유형 결과는 Table 4에 나타내었다.

Table4.

Response results for the distinction of chemical cell by the figure model

Type Response contents Pre-test(%) Post-test(%)
S* Chem I Chem II S* Chem I Chem II
1 Daniel cell 2(8.7) 17(50.0) 3 16(69.6) 28(82.4)
2 Voltaic cell, chemical cell, device of electric generation, ox-red cell 1 9(39.1) 14(41.2) 6(26.1) 5(14.7)
3 Electrolytic cell 4(17.4)
4 Metal cell 1(2.9)
5 No response 2 8(34.8) 2(5.9) 1(4.4) 1(2.9)

*Science group

유형1과 같이 정확하게 다니엘 전지라고 답한 학생들이 과학 그룹(S)은 사전검사에서 한 명도 없었으나 사후검사에서는 3명 모두 정확하게 응답하였고, 화학I 그룹은 8.7%에서 69.6%로, 화학II 그룹은 50%에서 82.4%로 높아졌다. 세 그룹 모두 정답률이 크게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유형3과 4와 같은 오답이 사라졌다. 특히 화학I 그룹에서는 사전검사에서 전기분해 장치라고 응답하여 화학전지와 구별하지 못했던 학생들과 전혀 응답하지 못한 학생들이 사후검사에서는 대부분 정확한 응답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문항에서는 두 개의 반쪽 전지가 염다리로 연결되어 있는 전지이므로 다니엘 전지라고 해야 옳은 답이다. 화학전지는 특정 전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인 산화·환원반응을 통하여 전기 에너지를 얻는 장치를 전부 일컫는 말이다. 그러므로 유형2에서 화학전지라고 응답을 한 경우는 다니엘 전지가 화학전지의 한 종류이기는 하지만 엄밀한 의미에서 정답은 아니다. 그리고 볼타 전지와 다니엘 전지는 고등학교 화학II 교과서에서 명확하게 구분하고 있으므로 볼타 전지로 응답한 학생은 그림모형을 통한 두 전지의 구별이 부족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서 화학전지, 전지, 산화·환원 전지, 볼타 전지, 전류발생장치 등으로 정확하지 않게 응답한 학생들이 많았는데 면담 결과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면담자: 사후검사 때는 잘 응답해 주었는데 사전검사에서는 1번 문제의 답이 틀렸네요? 그 이유가 무엇인 것 같나요?

대학생 31: 시간이 많이 지나서 잘 기억나지 않아서요.

면담자: 그럼 여러 가지 전지들 중에 이 답을 선택한 이유는 뭐예요?

대학생 31: 예전에 외웠던 여러 가지 전지들이 머릿속에서 떠오르긴 했는데 어차피 정확하진 않아서 아무거나 썼어요.

이 학생은 고등학교에서 화학 II를 배웠어도 정확히 이해가 되지 않아 그냥 외워서 공부했기 때문에 금방 잊어버렸던 것 같다고 말하였다. 전기화학 분야는 산화·환원 개념을 배우고 난 뒤에 화학II 과정에서 새롭게 배우는 개념이며 대부분의 학생들이 어렵다고 느끼는 개념이기 때문에 단편적인 암기학습은 지양하고 기본 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를 위한 학습이 요구된다.

Table 5는 화학전지의 목적을 묻는 문항에 대한 응답을 유형별로 정리하여 나타낸 것이다.

Table5.

Response results for the purpose of chemical cell

Type Response contents Pre-test(%) Post-test(%)
S Chem I Chem II S Chem I Chem II
1 To generate electric energy 1 14(60.9) 22(64.7) 2 10(43.5) 29(85.3)
2 To measure the potential difference 1 1(4.4) 3(8.8) 10(43.5) 1(2.9)
3 To confirm the redox reaction 1(2.9)
4 Other responses 1 4(17.4) 6(17.6) 1 1(4.4) 4(11.8)
5 No response 4(17.4) 2(5.9) 2(8.7)

전기 에너지를 생성하기 위해서로 응답한 학생들의 정답율이 화학II 그룹은 64.7%에서 85.3%로 증가하였으나 화학I 그룹에서는 오히려 60.9%에서 43.5%로 감소하였다. 화학I 그룹에서 전위차를 측정하는 것이 장치의 목적이라고 한 학생들의 경우 사전검사에서 4.4%였는데 사후검사에서 43.5%로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는데 대학생 12(화학I)의 면담 결과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면담자: 다니엘 전지 그림을 보고 이 전지의 목적이 사전검사 때는 전기에너지 생성이라고 썼다가 사후검사 때는 전위차 측정이라고 응답하였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생 12: 사전검사 때는 전지의 일반적인 기능을 생각해서 답을 한 거고.... 일반화학을 수강할 때도 그렇고..... 교재를 보더라도 화학전지의 원리를 설명하고 전극전위를 표준환원전위 표를 보고 계산하고는 전지의 설명이 끝나서 그 값을 그저 아는 것이 목적인 줄 착각한 것 같아요.

이렇게 전기화학을 거의 처음 접하는 화학I 그룹은 일반화학 수강을 통해서도 화학전지의 목적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는 자발적인 화학 반응을 통하여 전기에너지를 얻는 장치라는 전지에 대한 기본 인식보다는 점수를 얻기 위한 단편적인 지식을 얻는데 그쳤다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화학전지에서 전극의 구별

다니엘 전지의 그림 모형을 보면서 “(+)극과 (-)극은 각 각 어느 것인가? 그렇게 결정한 이유를 설명하시오.”와 “산화전극과 환원전극은 각각 어느 것인가? 그렇게 결정한 이유를 설명하시오.”라는 문항에 대해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서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Table 6에 나타내었다.

Table6.

The t-test results on the electrode distinction

Group Test n M SD t p*
Chem I Pre 23 3.09 1.649 -2.299 .031
Post 23 4.00 1.907
Chem II Pre 34 4.38 1.577 -4.616 .000
Post 34 5.88 1.996

*p< .05, full score: 8

화학전지의 전극 구별에 대한 화학I 그룹과 화학II 그룹의 개념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t-검정을 실시한 결과, 모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이는 화학I, II 그룹 모두 일반화학 수강 후 화학전지에서 전극의 구별에 대한 이해가 향상되었음을 의미한다.

화학전지에서 전극의 부호 결정과 그 이유에 대한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의 응답 결과는 Table 7에 정리하여 나타내었다.

Table7.

Response results for the reason and the determination of the electrode sign in chemical cell

Type Electrode Reason for decision Pre-test(%) Post-test(%)
Zn Cu S Chem I Chem II S Chem I Chem II
1 (-) (+) 1. Oxidation reaction : (-) reduction reaction : (+) 2(8.7) 5(14.7) 7(30.4) 14(41.2)
2. Standard reduction potential : Cu>Zn 2(8.7) 3(8.8)
3. Reactivity of metals, Zn>Cu 1 4(17.4) 4(11.8) 4(17.4) 11(32.4)
4. Flow direction of electrons : (-)→(+) 11(32.4) 1 2(8.7) 3(8.8)
5. Standard reduction potential : Zn>Cu 1(4.4) 6(17.7)
6. No response 1 4(17.4) 6(26.1) 4(11.8)
2 (+) (-) 1. Ionization tendency : Zn>Cu 1 5(21.7) 2(5.9) 2 2(8.7) 2(5.9)
2. Cu2+ receives electrons and becomes Cu 1(2.9)
3. The opposite of current flow, (+)→(-) 1(4.4)
4. Attraction between ions 1(4.4)
5. No response 2(8.7) 1(2.9) 2(8.7)
3 No response 1(4.4) 1(2.9)

화학전지의 전극의 부호 결정을 맞게 응답한 학생(유형1)이 사전검사에서 화학I 그룹은 56.6%, 화학II 그룹은 85.3%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 사후검사에서는 각각 82.6%와 94.2%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전극의 부호 결정이 혼동하기 쉬운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잘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극의 부호 결정과 그 이유를 모두 정확하게 응답한 경우(유형1-1)는 화학I 그룹에서는 8.7%, 화학II 그룹에서는 14.7%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사후검사에서도 각각 30.4%, 41.2%로 정답율이 증가하였지만 높지는 않았다. 전극의 부호 결정은 맞게 응답했으나, 결정 이유를 산화 반응이나 환원 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표준 환원전위로 비교한다든지 이온화 경향성, 전자 흐름 방향 등으로 유사하지만 정확하게 응답하지 못한 학생이 많았다.

사전검사에서 전극 부호 결정은 맞았으나 표준 환원전위가 Zn이 Cu보다 더 크기 때문에 결정하였다고 틀리게 응답한 학생들이 특히 화학II 그룹에서 17.7%로 나타났다. 이는 화학II 그룹이 금속의 반응성과 표준 환원전위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으나 표준 환원전위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유형 2-1에서 이온화 경향이 큰 Zn이 (+)극이 되고 더 작은 Cu가 (-)극이 된다고 응답한 학생들이 화학I 및 화학II 그룹에서도 있었다. 이는 “산화전극은 전자를 잃었으므로 양으로 하전되어 있고 환원전극은 전자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음으로 하전되어 있다.”는 일반적인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오개념의 사례9와 일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문항에 대한 대학생 29의 면담결과를 살펴보자.

면담자: 2번 문제에서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모두 (+), (-)전극의 구분은 아주 잘 해 주었는데, 사후검사에서 (+), (-)전극의 결정 이유에 대한 답은 하지 못 했는데 왜 그랬나요?

대학생 29: 전극에서 무슨 반응이 일어나는지는 확실히 기억나지 않지만 시험을 보기 위해 외웠었기 때문에 전극 부호는 쓸 수 있었는데.....

면담자: 그럼 전기분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외워서 답할 수 있겠네요?

대학생 29: 네.... 전기분해는 화학전지랑 반대라고 배운 기억이 나고요...

이 학생은 고등학교 화학II 과목을 선택해서 수능 시험에 응시하긴 했지만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였으므로 외우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이야기 했다. 그러나 일반화학 강의를 들으면서도 그 결정 이유에 대하여는 정확하게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화학전지에서 전류의 생성과 흐름에 대한 이해

다니엘 전지의 그림 모형을 보면서 “이 장치에서 회로를 완성하기 위해 전자는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시오.”와 “이온은 어떤 경로로 이동하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시오.”라는 문항에 대한 응답 결과를 t-검정하여 Table 8에 나타내었다.

Table8.

The t-test results on the current generation and flow

Group Test n M SD t p*
Chem I Pre 23 2.09 1.929 -3.018 .006
Post 23 3.91 2.627
Chem II Pre 34 5.65 2.268 -2.399 .022
Post 34 6.76 2.175

*p< .05, full score: 8

화학I 그룹과 화학II 그룹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므로 전류의 생성 과정과 전자와 이온의 이동 경로 등에 관한 개념의 이해에 일반화학 수강이 효과가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평균 점수를 비교해 보면, 화학I 그룹의 사후검사 평균보다 화학II 그룹의 사전검사 평균이 높게 나타났다. 화학II를 배워서 선행지식이 있는 학생과의 차이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볼 때, 처음 전기화학을 접한 학생들에게는 화학전지의 전류의 생성과 흐름에 대한 개념의 이해와 형성이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학전지에서 전류의 생성 원인에 대한 응답 결과를 Table 9에 나타내었다.

Table9.

Response results for the causes of current generation in chemical cell

Type Response contents Pre-test(%) Post-test(%)
S Chem I Chem II S Chem I Chem II
1 Electrons generated in the oxidation electrode move to the reduction electrode through wire. 3(13.0) 9(26.5) 2(8.7) 14(41.2)
2 The current flows due to the movement of electrons by the redox reaction. 7(30.4) 17(50.0) 2 6(26.1) 13(38.2)
3 The current flows due to the difference in the electrode potential. 5(14.7) 3(13.0) 5(14.7)
4 Electrons move from the (-)electrode to the (+)electrode through wire and Ions move in aqueous solution, so that the current flows. 1 1(4.4) 1(2.9) 2(8.7)
5 The current is generated because the ions in each metal plate move in aqueous solution. 1(4.4)
6 Other responses 3(13.0) 1 3(13.0)
7 No response 2 8(34.8) 2(5.9) 7(30.4) 2(5.9)

화학전지의 산화전극에서 전자를 내 놓으면 도선을 통해 환원전극으로 이동하여 전류가 생성된다(유형1)라고 정확하게 응답한 학생은 과학 그룹(S)에서는 없었고, 화학II 그룹은 26.5%에서 41.2%로 증가하였다. 그러나 전자의 흐름이 도선을 통해서라고 설명하진 못했으나 산화·환원 반응을 통해 전류가 흐르고(유형2), 전극의 전위 차이로 인해 전류가 흐른다(유형3)라고 설명한 학생들의 비율이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서 모두 상대적으로 많았다. 그리고 유형4의 경우는 전류의 생성 원인보다는 전체 회로를 완성하기 위한 설명을 하였다. 그 밖에 염다리를 통해 전류가 흐른다고 응답한 학생이 있었는데, 산화전극과 환원전극 사이를 연결해 주어 회로를 완성해 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러한 답을 한 것으로 추측된다.

화학전지에서 전류의 흐름에 대한 전체 회로를 완성하기 위해서 전자의 이동 경로에 대한 응답을 정리하여 Table 10에 나타내었다.

Table10.

Response results for the movement path of electron in chemical cell

Type Response contents Pre-test(%) Post-test(%)
S Chem I Chem II S Chem I Chem II
1 Move from Zn(-) electrode to Cu(+) electrode through wire. 2 4(17.4) 23(67.7) 1 11(47.8) 22(64.7)
2 Move from Zn(-) electrode to Cu(+) electrode without mention of path. 1 5(21.7) 6(17.7) 2 3(13.0) 8(23.5)
3 Move from Zn(-) electrode to Cu(+) electrode through salt bridge. 3(13.0) 3(13.0) 1(2.9)
4 Move through wire or in the direction opposite to the current. 2(8.7) 1(4.4)
5 Only the redox reaction is presented. 1(2.9) 1(2.9)
6 Other responses 4(17.4) 1(2.9) 2(8.7)
7 No response 5(21.7) 3(8.8) 3(13.0) 2(5.9)

전자의 이동 경로를 묻는 질문에는 ‘도선을 통해’라고 정확하게 응답한 학생이 화학I 그룹에서 17.4%에서 사후검사에서는 47.8%로 증가하였다. 화학II 그룹은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서 거의 변화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모두 통로의 언급 없이 아연전극에 서 구리전극으로 이동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많았는데 그 가운데 대학생 14와 면담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면담자: 7번 문제에서 전류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과정을 설명하라고 했는데 산화전극에서 환원전극으로 흐른다고만 설명이 되어 있는데 그림을 보면서 다시 설명해 주겠어요?

대학생 14: 전류는 계속 흘러야 하기 때문에 도선을 통해서 산화전극에서 환원전극 쪽으로 흐른 뒤 수용액을 통해 염다리를 지나 다시 산화전극으로 가서 순환할 것 같습니다.

대학생 14는 “전자들은 환원전극에서 방출되어 용액 속으로 들어가서 용액과 염다리 안을 돌아다니다가 회로를 완성하기 위해 산화전극으로 나타난다.”는 오개념의 사례9와 일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화학을 수강했더라도 많은 학생들이 전자는 도선을 통해서만 흐르고 이온은 용액 내에서 이동한다는 것을 잘 모르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전류의 흐름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웹 애니메이션 또는 탐구실험을 통하여 정확한 개념을 이해시키는 방안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염다리의 역할에 대한 이해

다니엘 전지에서 염다리의 역할은 ‘이온의 이동으로 용액의 전기적 중성 유지’와 ‘회로의 완성’이다. 이러한 염다리의 역할의 이해에 대한 응답 결과는 Table 11에 나타내었다.

Table11.

The t-test results on understanding the role of the salt bridge

Group Test n M SD t p
Chem I Pre 23 .57 .507 -1.045 .308
Post 23 .78 .795
Chem II Pre 34 1.47 .615 -1.533 .130
Post 34 1.74 .618

full score: 2

화학I, 화학II 그룹 모두 염다리 역할에 관련된 문항들에 대해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결과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두 그룹 모두 일반화학 수강 후에도 염다리 역할에 대한 이해에 변화가 거의 없었음을 의미하지만 그 내용은 다르게 나타났다. 화학I 그룹에서는 사전검사에서 2점 만점에서 0.57점의 낮은 점수를 얻은 것으로 보아 염다리에 대한 사전개념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는 일반화학을 수강해도 염다리에 대한 개념 형성이 쉽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반면에 화학II 그룹에서는 사전검사에서 1.47점의 높은 점수를 나타내어서 염다리의 역할을 선행지식을 통하여 이미 알고 있었으므로 사후검사에서 그다지 차이가 나타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니엘 전지에서 염다리의 역할을 설명한 응답 결과를 유형별로 정리하여 Table 12에 나타내었다.

Table12.

Response results for the role of the salt bridge

Type Response contents Pre-test(%) Post-test(%)
S Chem I Chem II S Chem I Chem II
1 Charge balance & completion of circuit 18(52.9) 2 5(21.7) 28(82.4)
2 Moving path of ion 13(56.5) 7(20.6) 8(34.8) 2(5.9)
3 Moving path of electron 1 1(2.9) 5(21.7) 1(2.9)
4 Supplement of insuffucient electrical quantity 1(2.9)
5 Blocking polarization phenomenon 4(11.8) 1(2.9)
6 Other responses 5(21.7) 3(8.8) 1 3(13.0) 2(5.9)
7 No response 2 5(21.7) 2(8.7)

대부분의 학생들은 용액의 전기적 중성을 유지하기 위해 염다리에서 이온이 이동한다는 관점은 가지고 있었으나 염다리가 닫힌 회로를 완성하는 역할을 한다는 관점은 거의 가지고 있지 않았다. 본 연구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이 배운 일반화학 교재25에서 염다리는 ‘전기적 중성유지’의 관점에서만 서술되어 있었고, 고등학교 화학II 교과서에서는 이온 이동의 관점으로만 제시되어 있었으며 회로의 연결이라는 관점은 거의 제시 되지 않았다. 고등학교와 대학 교재에서 전기 회로의 연결이라는 제시가 거의 없으나 이러한 관점과 이온의 이동에 대해서도 과학적 관점을 가지고 있는 화학 교사가 일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12 동일한 전기적 현상이지만 전자나 이온의 이동이라는 관점은 화학에서 다루고, 전기 회로의 연결이라는 관점은 물리에서 다루고 있다. 두 관점이 통합되어 동일한 전기 현상을 설명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각기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러한 문제 때문에 개념의 혼란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13

염다리의 목적을 ‘전자의 이동 통로’라고 응답한 학생도 있었는데 이는 “전자들은 회로를 완성하기 위해서 염다리나 전해질 용액 속을 흐른다.”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오개념의 사례14와 일치한다. 학생들이 이러한 전기화학 개념을 잘 이해하는 못하거나 잘못된 생각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화학 교재들의 명백한 실수, 애매한 표현과 불 충분한 설명들 때문이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수업을 통해서나 교재에 정확하고 충분한 설명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하였다.1517

표준 반쪽 전지의 필요성

표준 반쪽 전지의 필요성에 대하여, “표준환원전위 표에 나타나있는 각 반응의 표준환원전위(E°)는 어떻게 측정하는가?”와 “2H+ + 2e → H2(g) 반응의 표준수소전위가 0.00V 인 이유는 무엇일까?”라는 문항에 대한 응답을 t-검정하여 Table 13에 나타내었다.

Table13.

The t-test results on the need for standard half-cell

Group Test n M SD t p*
Chem I Pre 23 0.71 0.834 -2.335 .290
Post 23 0.74 1.214
Chem II Pre 34 2.15 1.374 -2.175 .037
Post 34 2.68 1.451

*p< .05, full score: 4

표준반쪽전지의 필요성에 대한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결과 화학I 그룹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지만 화학II 그룹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화학I 그룹의 경우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모두에서 평균점수가 매우 낮은 것으로 보아 표준반쪽전지의 필요성에 대한 이해가 거의 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두 전극간의 전위차를 이해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우선 2H+ + 2e → H2(g) 반응의 표준수소전위가 0.00V 인 이유를 묻는 문항에서는 기준 값으로 정한 임의의 약속이라고 바르게 이해하고 있는 학생은 과학 그룹에서는 1명에서 2명으로, 화학I 그룹은 4.4%에서 21.7%로, 화학II 그룹은 50%에서 73.5%로 세 그룹 모두 사후검사에서 증가하였다. 그러나 화학I 그룹의 경우 일반화학 수강 후에도 표준수소전극에 대한 이해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학전지에서 반쪽 반응의 표준환원전위(E°)의 측정 방법을 묻는 문항에서는 25 °C, 1기압(표준상태)하에서 표준수소전극의 전위 0.00 V를 기준으로 한 상대적인 값이라고 정확하게 응답한 학생은 과학 그룹과 화학I 그룹의 경우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모두에서 거의 없었다. 화학II 그룹의 경우는 사전검사의 정답율이 64.3%였으며 사후검사에서도 그다지 큰 변화는 없었다. 그리고 표준환원전위를 잘 이해하고 있는 학생들도 표준환원전위가 표준상태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았다.

화학전지의 생성물과 전지 전위의 예측

다니엘 전지의 그림 모형을 보면서 “각 전극의 반쪽 반응식을 완성하시오.”와 “이 장치의 전지 전위가 얼마인지 계산하시오.”라는 문항에 대한 응답을 t-검정하여 Table 14에 나타내었다.

Table14.

The t-test results on the prediction of the electrode potential and the product of chemical cell

Group Test n M SD t p*
Chem I Pre 23 1.65 1.668 -8.418 .000
Post 23 4.87 1.576
Chem II Pre 34 4.91 1.712 -1.812 .079
Post 34 5.50 1.108

*p< .05, full score: 6

화학I 그룹의 사전검사와 사후검사 결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으나 화학II 그룹은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화학II의 사전검사 점수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주어진 화학전지, Zn|Zn(NO3)2||Cu(NO3)2| Cu에서 일어나는 반쪽 반응을 화학 반응식으로 나타내는 문항에 대한 응답 유형을 Table 15에 나타내었다.

Table15.

Response results for the half reaction of Zn|Zn(NO3)2||Cu(NO3)2|Cu

Type Response contents Pre-test(%) Post-test(%)
S Chem I Chem II S Chem I Chem II
1 Zn → Zn2+ + 2e-, Cu2+ + 2e- → Cu 1 9(39.1) 25(73.5) 3 20(87.0) 32(94.1)
2 Zn → Zn2+ + 2e-, Cu → Cu2+ + 2e- 3(13) 1(4.4)
3 Zn → Zn2+ + 2e- or Cu2+ + 2e- → Cu (If only one half reaction is correct) 4(17.4) 1(2.9)
4 Other responses 1(4.4) 6(17.7) 1(4.4) 1(2.9)
5 No response 2 9(39.1) 3(8.8) 1(4.4) 1(2.9)

반쪽 반응식에 대해 올바르게 응답한 학생은 과학 그룹(S)의 경우는 1명에서 3명으로, 화학I 그룹에서는 39.1%에서 87%로, 화학II 그룹에서는 73.5%에서 94.1%로 모두 크게 증가하였다. 사후검사의 결과만 놓고 봤을 때,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다니엘 전지의 반쪽 반응식을 이해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유형2와 유형3의 경우처럼 둘 중 한 가지 반쪽 반응식만 맞는 경우는 배웠던 기억을 재생하는데 있어서 약간의 오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유형4와 같은 오답이 사후검사에서는 많이 줄어들었다. 다니엘 전지의 반쪽 반응식에 대한 개념 형성은 대학에서 일반화학을 수강한 학생들 가운데 과학 그룹(S)과 화학I 그룹에서 효과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

화학전지의 전지 전위를 계산할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하여 표준환원전위 표를 보면서 Zn|Zn(NO3)2||Cu(NO3)2|Cu에서 일어나는 전지의 전위를 계산하고 그 응답 결과를 유형으로 분류하여 Table 16에 나타내었다.

Table16.

Response results for the electrode potential of Zn|Zn(NO3)2||Cu(NO3)2|Cu

Type Response contents Pre-test(%) Post-test(%)
S Chem I Chem II S Chem I Chem II
1 1.1V 2 7(30.4) 32(94.1) 3 22(95.7) 33(97.1)
2 Wrong answer 1 3(13.0)
3 No response 13(56.5) 2(5.9) 1(4.4) 1(2.9)

제시된 표준환원전위 표를 보고 1.1V로 정확하게 계산하여 응답한 학생들은 화학I 그룹에서는 30.4%에서 95.7%로 크게 증가하였고, 화학II 그룹은 사후검사에서도 별다른 변화 없이 비슷한 결과를 나타내었다. 이는 화학II 그룹은 화학전지의 반쪽 전극에서 일어나는 전극 반응과 전지 전위의 계산에 대한 선행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화학I 그룹은 선행지식을 가지고 있지 않았지만 이와 같은 개념은 선행지식이 거의 없더라도 쉽게 이해하고 습득 가능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론 및 제언

이 연구에서는 고등학교 과학, 화학I 또는 화학II까지 학습한 세 그룹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대학의 일반화학을 수강하기 전과 후, 전기화학의 화학전지 관련 개념 이해의 향상 정도와 개념 유형 변화를 분석하였다.

화학I, 화학II 그룹의 화학전지와 관련된 6가지 영역에 속한 9개 문항의 응답 유형에 따른 개념 변화를 알아보기 위해 t-검정을 실시한 결과, 사전검사에서 화학I, 화학II그룹 간에 전기화학에 대한 관련 개념의 이해도에 많은 차이가 있었고, 일반화학의 전기화학 단원을 수강한 후에 실시한 사후검사에서도 두 그룹 간에 유의미한 차이가 있었다. 이는 고등학교에서 화학II 이수여부에 따라 대학 일반화학에서 전기화학 관련 개념의 이해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화학I, 화학II 그룹 모두에서 개념 이해도가 증가한 영역은 ‘그림 모형을 통한 화학전지의 구별, 화학전지에서 전극의 구별, 화학전지에서 전류의 생성과 흐름에 대한 이해’ 등 3가지 영역이다. 평균점수를 비교해 보면 3가지 영역 모두 화학I 그룹의 사후검사의 점수가 화학II 그룹의 사전검사 점수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낮게 나타났는데, 이는 고등학교에서 화학II를 이수하지 않아서 전기화학의 기본 개념을 학습하지 못한 학생들은 화학II를 이수한 학생들에 비해 일반화학을 수강한 후에도 개념 이해의 차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화학I 그룹에서만 개념 이해의 향상을 나타낸 영역은 ‘화학전지의 생성물과 전지 전위 예측’이었는데 이는 선행개념이 없더라도 잘 이해 될 수 있는 개념임을 알 수 있다. 화학II 그룹은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서 비슷한 결과를 보였는데, 이는 충분한 선행지식을 가지고 있으므로 사전검사에서 대부분이 관련 문제를 잘 해결했기 때문이다. 화학II 그룹에서만 개념 이해의 향상을 나타낸 영역은 ‘표준반쪽전지의 필요성’으로 선행지식이 없었던 화학I 그룹의 학생들에게는 정확히 이해하기 힘든 개념임을 알 수 있다. 화학I, 화학II 그룹 모두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지 못한 영역으로는 ‘염다리의 역할에 대한 이해’이다. 일반화학 수강 후에도 두 그룹 모두 사전검사 점수 보다 많은 향상을 보이지 못하였으나 화학II 그룹의 평균 점수가 화학I 그룹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는 서로 상반되는데, 화학II 그룹은 고등학교에서 학습한 선행지식으로 이미 사전검사에서 설명이 가능하였고, 화학I 그룹은 일반화학에서 처음 학습하는 개념으로 그 이해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전검사와 사후검사에서 6가지 영역에 대한 개념 변화의 유형을 분석한 결과 두 그룹 모두 사후검사에서 과학 개념으로 응답한 학생들의 비율이 증가한 경우는 그림 모형을 통하여 다니엘 전지의 구별, 화학전지에서 (-)와 (+)극의 구별, 염다리의 역할, 반쪽 반응을 화학 반응식으로 나타내는 문항 등이었다. 화학I 그룹에서만 증가한 경우는 화학전지에서 전자의 이동 경로와 전지 전위의 예측에 대한 문항이었고 화학II 그룹에서만 증가한 경우는 화학전지의 목적, 화학전지에서 전류의 생성 원인, 표준 반쪽전지의 필요성에 대한 문항이었다.

두 그룹 모두 일부 학생들은 사후검사에서 오개념이 과학 개념으로 바뀌지 않은 경우가 있었는데 화학전지에서 전극을 구별할 때 산화전극은 전자를 잃었으므로 양으로 하전된다고 생각하는 것, 전자의 이동 경로에서 전자가 전해질 용액 속으로 이동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회로를 완성하기 위해서 염다리나 전해질 용액 속을 흐른다고 생각하는 것 등이 있었다.

이 연구 결과로부터 대학 일반화학을 배우기 이전에 학생들은 이미 오개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것을 올바른 과학개념으로 변화시키기 위해서 개념변화 교수학습 방법의 적용이 필요하며, 구체적인 수업자료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을 것으로 생각된다. 예를 들어 눈으로 확인할 수 없는 전류의 흐름 같은 전기화학 개념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간단한 웹 애니메이션 또는 실험을 함께하여 확실한 개념을 이해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교에서의 교육은 단순한 암기 위주의 교육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전기화학의 기본 개념에 대하여 보다 정확한 내용의 교육이 이루어지기 위해서 교사 연수나 재교육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고등학교에서 전공 관련 선택과목 이수여부가 대학 전공 교육에 미치는 영향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여 대처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학 관련 전공이나 학과에서 고등학교 과정에서 미리 학습을 하지 못한 대학 신입생들을 위한 적절한 보충학습을 하는 방법 등을 고려할 수 있다. 그리고 화학전지는 일상생활에서 필수불가결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중요한 개념이기 때문에 화학I 과정에 수준을 낮추어 포함시키는 방법과 선택과목의 이수 범위를 넓히고 수능에서 반영하는 등의 방법을 통하여 또 다른 개선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ements

이 논문은 2010학년도 전남대학교 학술연구비 지원에 의하여 연구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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